조민경 기자 기자 2013.11.17 19:20:36
[프라임경제] 앞으로 남양유업을 비롯한 유업체들은 유통기한이 얼마 남지 않아 정상적인 판매가 곤란한 제품을 대리점에 공급하는 일명 '물량 밀어내기'를 할 수 없다. 또한 판촉비용을 대리점에 강제로 부담시키는 행위도 금지된다.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유업체가 대리점에 거래상 지위를 남용하는 것을 금지하고 공정한 거래를 유도하기 위해 유업계 모범거래기준을 만들었다고 17일 밝혔다.
모범거래기준은 사업자의 자율적 참여를 전제로 하기 때문에 법적 강제력은 없지만, 불공정 거래에 대한 판단기준 역할을 해 실제로는 어느 정도의 구속력을 가진다.
이번에 만들어진 유업계 모범거래기준은 업계에서 관행처럼 이뤄진 △구입강제(물량 밀어내기) △판매목표 강제 △경영간섭 △비용 떠넘기기 등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우선, 유통기한이 50% 이상 지나 정상적인 판매가 곤란한 제품은 본사가 대리점에 강제적으로 할당하거나 공급할 수 없게 된다. 또한 대리점이 주문하지 않은 제품이나 비인기 제품, 신제품 등도 강제 할당할 수 없다. 다만, 멸균우유, 치즈, 분유, 생크림 등 유통기간이 긴 제품은 잔여 유통기한이 절반 미만이더라도 정상적인 판매가 가능하면 공급을 제한하지 않는다.
본사가 대리점의 주문내역을 임의로 변경하는 행위도 금지된다. 주문내역을 변경할 때에는 변경주체, 일시, 사유를 기록으로 남기고 5년간 보존해야 한다.
대금결제 방식을 특정 판매전용카드로 강요하는 행위도 역시 금지된다. 판매전용카드란, 판매자가 금융기관과 계약을 체결해 금융기관이 판매대금의 회수를 대행토록 하는 자금결제 방식이다.
이 외에도 대리점에 판촉행사 비용을 떠넘기는 행위, 대리점에 임대한 물품을 부당하게 높은 가격으로 변상하도록 하는 행위, 판촉사원 인건비를 부담하도록 하는 행위도 금지된다.
공정위는 이 외에도 본사와 대리점 사이의 거래상 지위남용 행위를 포괄적으로 규율하기 위해 법적 구속력을 가진 고시 제정을 추진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