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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포스코에 따르면 정 회장은 이날 이영선 이사회 의장에게 개인적으로 포스코 회장직에 대한 사의를 밝히고, 최고경영자(CEO) 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해 내년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차기 CEO를 선임해 줄 것을 요청했다.
지난 8일 열린 정기 이사회를 앞두고 자진사퇴설이 또 다시 불거졌지만 당시 이사회에서는 아무런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침묵했었다. 하지만 일주일만에 사의를 표명, 내달 열리는 올해 마지막 이사회에서 사임 의사를 밝힌 뒤 내년 초 정기 주주총회를 전후해 퇴진할 것이라는 각본대로 흘러갔다.
정 회장은 이 의장에게 사의 표명 의사를 밝히며 "최근 한치 앞도 예측할 수 없는 경영환경 속에서도 포스코가 세계 철강업계에서 가장 우수한 성과를 올렸지만, 글로벌 무한경쟁 속에서 업종 한계를 극복하고 미래 세계 최고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판단, 임기 1년을 앞두고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나기로 결심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포스코 관계자는 "사의 표명 배경에 외압이나 외풍은 없었으며, 자신의 거취를 둘러싼 불필요한 오해와 소문이 회사 이미지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이사회를 중심으로 노력해 줄 것을 부탁했다"고 설명했다.
정 회장이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포스코는 이사외에서 CEO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해 차기 CEO 선임작업에 들어갈 계획이다. 포스코 정관에 의하면 CEO는 CEO후보추천위원회의 자격심사를 거쳐 이사회가 CEO후보가 되는 사내이사 후보 1인을 주총에 추천하고, 주총을 통과하면 다시 이사회를 열어 최종 선임된다.
CEO후보추천위원회는 포스코 사내이사는 모두 배제되고 전원 사외이사로만 구성된다. 현재 포스코 사외이사는 이영선 이사장(전 한림대 총장)을 비롯해 한준호 삼천리 회장, 이창희 서울대 교수, 제임스 비모스키 두산 부회장, 신재철 전 LG CNS 사장, 이명우 한양대 특임교수까지 6명이다.
임기 중 사임하는 경우 특별한 규정이 없지만 현직 CEO의 경우, 임기 만료 3개월 전까지 승계 또는 연임의사를 이사회 의장에게 표명하도록 돼 있으며, 이를 통보받은 이사회 의장은 이사회에서 CEO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해 최소 주총 2주 전까지는 CEO 후보가 되는 사내이사 후보를 선정해 공시해야 한다. 내년도 포스코 주주총회는 3월14일로 예정돼 있다.
한편, 정 회장을 둘러싼 자진 사퇴설은 박근혜정부 출범 직후부터 여러 소문으로 퍼져나왔다. 박 대통령의 중국 순방과 베트남 국빈방문 등의 경제사절단 명단에서 잇따라 빠지면서 소문은 눈덩이처럼 커졌고, 지난달 초 세계철장협회 회장에 선임되면서 사퇴설을 수그러드는 듯 했지만 최근 이석채 KT회장이 사퇴의사를 밝힌 뒤 다시 점화됐다.
정 회장이 공식적으로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차기 수장 자리에 누가 오를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포스코 안팎에서는 벌써부터 10여명의 인사들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내부인사는 윤석만 전 포스코건설 회장, 이동희 대우인터내셔널 부회장, 정동화 포스코건설 부회장, 김준식·박기홍 포스코 사장이 거론되고 있다. 외부 인사 하마평에 거론되는 후보군은 지난 대선 당시 박근혜 캠프에서 활동한 김종인 전 청와대 경제수석, 진념 전 부총리, 김원걸 전 보건복지부 장관, 포스코 근무 경력이 있는 구자영 SK이노베이션 부회장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