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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조합2.0 탐방 23] "생존비결은 의기투합" 건설부동산마케팅협동조합

부동산 광고대행부터 거래 중개까지… 창립 반년 만에 손익분기점 추월

하영인 기자 기자  2013.11.15 16:3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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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설부동산마케팅협동조합 현판. = 정수지 기자  
건설부동산마케팅협동조합 현판. = 정수지 기자
[프라임경제] 지난 4월 건설부동산마케팅협동조합(이하 건부협)이 창립됐다. 특화한 마케팅과 부동산중개 네트워크 등을 통해 부동산시장 활성화에 기여하자는 취지로, 부동산 관련 각 분야에서 전문 노하우를 갖춘 조합원들이 모인 것이다. 서울역 인근에 위치한 건부협 사무실에서 최용석 조합 대표를 만났다.
 
"혼자 가면 빠른 속도를 낼 수 있죠. 같이 가는 것은 느려지기 마련이에요. 그러나 같이 가야만 오래 갈 수 있습니다."
 
더 큰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개인법인 설립을 외면하고 협동조합을 선택한 이유에 대한 최 대표의 답변이다. 건부조합원들은 수시로 모여 긴밀한 관계를 다진다. 결속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에 다들 공감하는 덕분에 바쁜 와중에도 짬을 내 자주 모인다고 한다. 
 
건부조합엔 특별한 가입조건이 없다. 건설부동산 관련 종사자라면 누구나 한 구좌에 10만원으로 가입 가능하다. 하지만 일단 조합원이 됐다 하면 '하나로 뭉쳐 함께 간다'는 조합의 원칙을 당연하다는 듯이 받아들인다. 
 
"일이라는 건 삶 속에서의 나눔이라고 생각합니다. 한 명 한 명 상당한 전문가들인데, 이들 서로 유기적으로 묶을 수 있다는 점이 협동조합의 강점이자 매력입니다." 
 
◆'적재적소' 사업성공키워드…전속 중개시장 구상
 
건설부동산에 마케팅을 접목한 건부협의 주요사업은 광고대행이다. 주요 일간지 지면이나 부동산 섹션광고를 대행하고 있다. 일이 들어올 때마다 작게는 9개부터 13개 정도에 이르는 구성을 자체 생산한다.   
 
  건부협의 주업무는 광고대행으로, 자유무역협정(FTA) 서비스가 개방되는 2017년을 대비해 전속 중개시장을 구상 중이다. 건부협에서 제작한 중앙일보 지면광고 사진. = 정수지 기자  
건부협의 주업무는 광고대행으로, 자유무역협정(FTA) 서비스가 개방되는 2017년을 대비해 전속 중개시장을 구상 중이다. 건부협에서 제작한 한 일간지 지면광고. = 정수지 기자
최 대표는 20여년간 건설부동산 관련 업무를 영위한 전문가로 그동안 경력을 통해 쌓은 감각을 십분 발휘하고 있다. 부동산중개업, 부동산전문기자 출신 등 여러 분야에 능통한 조합원들이 현장에서 막 건져 올린 정확한 정보는 또 다른 사업원천이다. 
 
이 같은 무기를 앞세워 건부협은 자유무역협정(FTA) 서비스가 개방되는 2017년을 대비해 새로운 사업을 구상 중이다. 해외자금 투여가 가능해지면 아직 국내에 없는 전속 중개시장을 정립, 국내 전속 계약을 지속 체결할 것이라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와 관련 최 대표는 "건부협의 모든 것을 담아내는 데에 그치지 않고, 다른 회사들과도 유기적인 협력관계를 맺어 사업을 한층 더 발전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어 "해당 업무를 잘 할 수 있는 사람이 누구고 어디에 있는지 아는 것도 곧 힘"이라고 덧붙였다. 적재적소, 즉 알맞은 인재를 알맞은 자리에 쓸 줄 알아야 한다는 강조로, 그가 현재 갖고 있는 명함은 약 3500장에 이른다.
 
◆창립 반년 만에 손익분기점 돌파
 
지난달 '2014 트렌드 및 부동산 상품 활용 세미나'를 주최했던 건부협은 새로운 사업아이템 개발에도 열정을 쏟아 붓고 있다. 조합원들이 사은품을 만들어 서로 유통하자는 의견부터 TV 광고를 해보자는 등 하루에도 몇 건의 안건들이 올라온다. 
 
뜻 맞는 8명이 뭉쳐 탄생하게 된 건부협에서 지금은 개인과 법인으로 구성된 회원 50여명이 모여 이처럼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건부협에서 주최한 세미나를 마치고 최용석 대표(앞줄 왼쪽에서 네 번째)와 조합원들이 모여 기념 촬영한 모습. ⓒ 건설부동산마케팅협동조합  
건부협 주최 세미나를 마치고 최용석 대표(앞줄 왼쪽에서 네 번째)와 조합원들이 모여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건설부동산마케팅협동조합
간혹 새로운 사업에 대한 체질개선의 어려움을 겪거나 난관에 부딪히기도 하지만, 다양한 분야의 인재들로 구성된 조합원들이 있기에 걱정 없다는 최 대표다. 
 
의사결정에 대한 어려움은 없느냐는 물음에는 "고맙게도 조합원들이 '최용석'이라는 사람을 믿고 의사결정을 맡겨준다"며 "그 신뢰를 성과로 보답하고자 힘쓰고 있다"고 환히 웃으며 답했다. 덧붙여 조합이 실패하는 이유 중 하나는 "수익이 있으면 고루 분배해야 하는데 실질적으로 그게 잘 지켜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는 역설을 하기도 했다.
 
당장의 모습만 본다면 '조합원들의 믿음에 성과로 보답하고 싶다'는 최 대표의 바람은 머지않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 건부협은 지난주 이미 손익분기점을 넘어섰다. 지난 4월 설립 후 불과 6개월 만에 약 6억원의 매출을 냈다. 건부협의 1차 연매출 목표액은 50억원으로 목표금액을 채우기 위해 차근차근 매출액을 늘릴 예정이다.
 
◆'동자동 쪽방촌' 가슴 아파…조합설립 목적 끝까지 지킬 것
 
인터뷰 말미 최 대표는 부동산 경기가 불황인 것은 맞지만, 결코 사라지지 않을 중요한 분야인 만큼 자신이 맡은 바에 책임을 다하고 싶다는 의견을 내비치며 자리에서 일어나 유리벽 너머 한 지점을 향해 손짓했다. 여기서 덧붙이자면 건부협이 자리한 사무실은 한쪽 벽면이 유리로 된 오피스텔로 쾌적한 환경이다. 
   건설부동산마케팅협동조합의 최용석 대표. 일이라는 건 삶 속에서의 나눔이라고 외치고 있다.  = 정수지 기자  
건설부동산마케팅협동조합의 최용석 대표. 일이라는 건 삶 속에서의 나눔이라고 강조한다. = 정수지 기자
 
"저희 빌딩 내부에서도 볼 수 있을 만치 가까운 곳에 '동자동 쪽방촌'이 있습니다. 이번에 취재 중인 곳인데, 828개의 쪽방이 모여 있고 800여명이 살고 있어요. 자살시도가 심심찮게 일어나는 곳이기도 하죠. 같은 동자동이지만 이곳과 저곳은 극과 극이라 할 만한 양상을 띠고 있어요. 동자동의 두 얼굴인 셈이죠. 관심과 도움만이 그들을 구할 수 있습니다." 
 
안타까운 심경을 전부 털어놓고 싶은 듯 최 대표의 말이 이어졌다. 협동조합은 대단한 시스템이 아니며 빈부격차, 퇴직 등 사회의 어둡고 피폐해진 부분을 방지하고자 생겨난 것으로 그 취지에 맞게 운영됐으면 한다는 역설이었다. 
 
이에 더해 훗날 사업을 번창시킨 다음에도 초심을 잃지 않고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말을 몸소 실천할 것임을 다짐했다. 나날이 늘어만 가는 소외계층. 여럿이 힘을 합쳐 협동조합 정신으로 어려운 사람들을 구제하는 것이 최 대표의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