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영 기자 기자 2013.11.15 14:03:54
[프라임경제] 주택수요자들을 향한 박근혜정부의 끊임없는 구애(異性)가 마침내 그 결실을 맺었다. '4·1대책' '8·28대책'을 앞세운 박정부 구애작전은 그야말로 시장에 큰 파급효과를 가져왔다. '강 건너 불구경'하듯 했던 수요자들이 매수의사를 밝히기 시작한 것이다. 이때 생각지 못한 복병이 나타났다. 정책방향이 매수자에게만 유리하게 돌아가자 매도자들이 들고 일어난 것. 주택거래를 둘러싼 매도자와 매수자 간 온도차를 조목조목 짚어봤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수도권에 거주하는 20대 이상 성인남녀 491명 중 매도자는 "주변시세대로 팔겠다"고 답한 반면, 매수자는 "주변시세보다 20% 싼 값에 사겠다"는 의견이 많았다.
향후 6개월 안에 주택을 구입할 의사가 있는 매수자 중 31.8%는 '주변시세보다 20%는 저렴해야 산다'고 응답했으며, '10%라도 싸야 산다'고 답한 응답자도 21.6%에 달했다. 즉, 열에 다섯명은 어찌됐던 현시세보다 싸야 집을 사겠다는 의미다.
하지만 주택매각 의사가 있는 매도자의 생각은 달랐다. 6개월 이내 주택을 팔겠다고 응답한 사람들 중 49.4%는 '주변시세 수준으로 내놓겠다'고 말해 매도·매수자 간 희망가격 차이가 20%포인트 정도 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관련 장용훈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선임연구원은 "실제 직전조사까지만 해도 주변시세보다 10% 저렴하게 팔겠다는 매도자들이 다수였다"며 "6개월만에 결과가 뒤바뀐 건 정부의 적극적인 부동산정책이 수요자 인식전환 및 집값 하락세에 브레이크를 걸었지만 동시에 매매호가를 높이며 양날의 검과 같은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자가주택 이전수요↑…내집마련 기회확대
'향후 6개월 내 이사계획이 있다'고 응답한 사람 중 55.7%는 자가, 44.3%는 차가로 거주할 것으로 이라고 답했다. 이는 6개월 전 보다 자가는 5.2%p 증가, 차가는 5.2%p 감소한 수치다.
생애최초 대출확대와 매매가 하락 등 내 집 마련 기회가 확대되면서 수요자들이 매수의사를 밝히기 시작한 것이다. 차가 거주자만들 대상으로 한정했을 때 자가로 이사하는 비중은 38.1%(2012년 말 대비 ▲9.7%p), 차가는 61.9%(2012년 말 대비 ▽9.7%p)로 자가로 이전비중이 높아진 것을 알 수 있다.
실제 '향후 6개월 내 주택을 구입하거나 청약계획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 중 83.0%는 대출계획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이중 주택구입 시 대출비중은 30%미만으로 하겠다는 응답이 46.6%로 가장 많았다.
또한 대출금액도 2억~5억원 내외가 전체 53.4%로 절반 이상의 응답을 이끌어 냈다. 즉, 대출규모를 늘려 집을 사려는 수요자가 많아진 것이다.
![]() |
||
| 매도자와 매수자간 주택거래 희망가격이 20%포인트 가량 차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 부동산114 | ||
뒤 이어 "대출상환부담 및 고분양가로 자금마련이 어렵다" 29.2%, "청약기준 미달 및 높은 경쟁률로 당첨 불확실" 9.2% 등으로 나타났다. 역으로 말하자면 아직 관망세를 보이거나 의사가 없는 수요자들은 주택 분양청약의 우선 조건으로 부동산 경기회복을 손꼽은 것이다.
이를 자가거주자와 차가거주자로 구분해 봤을 때 응답이 엇갈리게 나왔다. 자가거주자 중 47.3%는 '경기회복 불투명을 분양받지 않는 이유'로 꼽았지만 차가거주자 36.5%는 '대출상환부담' 및 '고분양가'를 선택했다. '집을 가진 사람'과 '집을 가져야 하는 사람' 의견이 명확히 갈리고 있는 것이다.
◆매도자, 세금·거래비용 부담 "집 안 팔아"
'향후 6개월 이내 매각계획이 없거나 확실하지 않다'고 응답한 사람 중 30.8%는 "계속된 가격 하락으로 손절매 위험이 커서"라고 대답했다. 뒤 이어 "가격상승에 대한 기대감으로 매도타이밍 고려"가 20.3%, "적정한 매수자를 찾기 어려움"이 13.5%로 나타났다. 단순 수치상으로는 손절매나 가격상승 등 매도자 차익에 관련된 부분이지만 추이를 살펴보면 변화의 조짐을 나타내고 있다.
'가격하락으로 인한 손절매위험'은 이번 조사에서 소폭 회복했지만 가격회복에 대한 기대감 저하로 확실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고,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도 큰 폭의 변화 없이 보합을 유지 중이다.
반면 '적정매수자가 없음'은 하반기 소폭 하락했지만 지속적으로 응답비중이 높아졌으며, '세금 등 거래비용 부담'은 계속해서 상승 중이다.
즉, 정부의 적극적인 부동산 활성화 정책이 매매환경을 개선시켰고, 수요자들을 시장으로 이끌어 냈지만 정작 집을 가진 매도자들은 매각할 때 발생하는 세금과 같은 부대비용에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얘기다.

주택 분양계획이 없거나 확실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수요자 열에 네 명은 경기회복 불투명을 꼽았다. ⓒ 부동산114
주택매수시장은 확실히 과거에 비해 향상되었다고 판단할 수 있다. 차가거주자들의 자가전환이나 대출규모 확대 등에서도 이러한 현상을 볼 수 있다. 하지만 매수환경개선이 호가상승으로 이어지는 바람에 아직까지 거래활성화에는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지는 못하고 있다. 매수환경개선에 따른 매도인들의 눈높이가 너무 높아졌기 때문이다.
장 선임연구원은 "올해 이뤄진 두 번의 부동산정책은 시장분위기 반전에 판정승을 거뒀다"면서도 "하지만 시장주체인 매수자와 매도자가 체감하는 정도는 너무나 다른 듯하다. 이들 두 주체 간 공감대 형성을 통해 가격틈새(gap)를 줄이지 않으면 부동산정책은 분위기 반전으로만 그 수명을 다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