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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김대생들은 위대한 소멸 이끌 것인가?

임혜현 기자 기자  2013.11.15 12: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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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북한과 오랜 세월 끈끈한 관계를 유지해 온 몽골의 국가원수가 북한 차세대 엘리트들에게 폭정은 영원할 수 없다는 요지의 연설을 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15일 몽골 대통령실 웹사이트가 최근 공개한 엘벡도르지 대통령의 김일성종합대 연설 전문에 따르면, 엘벡도르지 대통령은 "자유는 모든 개인이 자신의 발전 기회를 발견하고 실현하게 하며 이는 인간사회를 진보와 번영으로 이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인민은 자유로운 삶을 열망하며 이는 영원한 힘"이라며 "어떤 폭정도 영원히 지속할 수 없다"고 역설했다.

북한 체제에 대한 비판으로 간주될 수도 있는 발언을 공개적으로 한 것이라, 북한 언론은 이 내용을 소개하지 않았다고 한다.

지금의 몽골 대통령은 공산당 소속은 아니다. 몽골은 오랜 세월 공산주의 1당 독재국가였으나, 몽골 인민혁명당(구 공산당)이 1당 독재를 포기하면서 민주화와 시장경제 추진에 불이 붙었다.

이 인민혁명당의 변신 과정이 재미있다. 시장경제국가로 바뀐 몽골에서 독재를 내려놓고 소멸되지 않고, 시대에 순응하면서도 나름대로 꿋꿋하게 대응했던 것이다. 그래서 2000년에는 총선에서 큰 승리를 거두는 등 나름대로 선전했고, 나름대로 명맥을 잇고 있다. 근래 재선에 성공한 엘벡도르지 대통령도 인민혁명당에서 냈던 여성 후보와 경쟁한 바 있다.

아마 언젠가 시대에 걸맞지 않아 결국 도태될지도 모르겠으나, 이런 과정을 보면 '위대한 소멸'이 무언지 생각해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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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재를 포기하고, 여성 후보를 대선 주자로 내세우는 자기네 옛 공산당을 보고 이 당과 경쟁해 본 몽골 국가원수는 북한의 독재 상황을 보며 조선노동당과 나중에 조선노동당을 책임질 '김대'의 학생들을 보면서 아마 일말의 변화 가능성을 기대하면서 이런 폭탄 연설을 했을 것이다. 올해 이 연설을 들은 김대생들이 사회 곳곳에 자리잡을 때쯤엔 조선노동당이 몽골 인민혁명당처럼 변할 수 있을까? 김대가 북한의 이상한 독재 시스템을 위대한 소멸로 끌고 갈 수 있을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