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수확을 앞둔 순천시 해룡면 이기작 벼논. 가을기온이 떨어지면서 벼가 제대로 생장하지 못해 키가 작고, 군데군데 논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 박대성기자. |
일반적인 벼농사는 대개 10월 하순께 추수하게 된다. 올해는 태풍이 없어 이삭에 낱알이 빼곡히 달려 있다. 볼품없는 이기작논(사진위쪽)과 확연히 구분된다. = 박대성기자. |
순천시는 오는 18일 이기작 벼베기를 실시할 예정으로, 현재의 추정치로는 1기작 대비 94%에 달하는 수확량이 예상돼 풍년농사라를 것이 골자다.
그러나 순천시의 이같은 자료는 현실과는 동떨어진 엉터리 통계인 것으로 드러났다. 순천시가 추정한 소출량은 이기작 경작지 가운데 가장 농사가 잘된 벼논에서 낱알이 촘촘한 이삭줄기를 기준삼아 소출량을 산출한 것이어서 문제가 되고 있다.
농민들은 1기작 대비 94% 수확량은 커녕 30~40%에 불과하다고 실토하고 있다. 한 농민은 "9월부터 밤기온이 떨어지기때문에 생장기간 축소로 벼의 키가 작을 수 밖에 없다"며 "이기작은 얼마나 수확량 감소부분을 줄이느냐가 관건으로, 우리들도 이기작에 만족하지 못하고 실망되는 것도 사실이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실제로 취재진이 이기작 경작지를 답사한 결과 통상 1m 이상을 웃도는 벼의 키가 불과 40cm 정도 밖에 자라지 못했고, 이삭의 낱알갯수도 40~50개 밖에 안돼 1기작의 절반에 머물렀다.
또한 균일하게 자라야 할 벼논이 '쥐가 파먹은 듯' 듬성듬성 한 것도 고른 생장과는 거리가 멀었다. 지구온난화라고는 하지만, 아직까지는 국내에서 벼 이기작을 시도하기에는 기후여건이 따라주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13일 순천시 해룡면 농지 한쪽에는 이기작 벼가, 오른쪽에는 택사가 수확을 앞두고 있다. = 박대성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