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이달 초 대신증권(003540)이 서울 여의도 본사 이전 28년 만에 사옥을 신영증권(001720)에 매각한다는 한 꼭지의 기사가 나간데 이어 며칠 후 정보지에서 메신저를 통해 같은 내용을 알렸습니다.
매각 규모는 1000억원가량으로 대신증권은 명동 중앙극장 터에 912억원을 투자해 24층 규모 금융센터를 세우고 있으며 입주 예정시기는 3~4년 후가 될 것이라는 구체적 정보까지 담겼습니다.
대신증권과 신영증권, 양사 건물은 바짝 근접한 위치에 있고 주차장도 공동으로 사용해 이 같은 얘기에 신빙성이 더해졌으나 어느 매체에서도 이를 후속기사로 다루지 않았습니다. 현재 사실과 다르기 때문이죠. 대신증권과 신영증권은 뜬금없이 터진 매각이슈에 당혹스럽다는 입장입니다.
다만 이 소식은 몇 년 전에도 나왔었고 대신증권 측도 자가 사옥을 매각하는 방침은 기존부터 정해졌던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러나 신영증권은 몰라도 대신증권의 경우 금융투자업계 전체 장기침체와 맞물려 자사 실적 개선이 시급한 상황에 나온 소식인 만큼 "건물을 팔아서라도 다른 살길을 찾는 게 아니냐"는 세간의 시선이 어느 때보다 껄끄러운 게 당연하겠죠.
실제 올해 초 대신증권은 실적 부진에 따른 비상경영체제 일환으로 임원 연봉 및 지점 직원 인센티브 삭감은 물론 지점 통폐합까지 결정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가운데도 최근 대신증권을 바라보는 업계시선은 그리 곱지 못합니다.
서울 여의도 대신증권 건물 지하라운지에 설치된 '아이벤치'. = 정금철 기자 |
비록 부르주아는 1999년 베니스 비엔날레 황금사자상을 받기도 한 거장이지만 분위기 악화에 업계 전체가 몸서리치는 시점에서 고가의 작품을 설치한 것은 선뜻 이해하기 힘든 일입니다. 향후 상승할 작품가치를 염두에 둔 미술품 투자라고 봐도 올 초 허리띠를 졸라매며 살길 모색에 나섰던 것을 감안하면 이래저래 아이러니한 일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