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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숙현 한국장애인문화인쇄협회 회장은 본인이 장애인이면서도 다른 장애인들에게 자립심을 키워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정태중 기자 | ||
한국장애인문화인쇄협회(이하 문화인쇄협회)는 20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으면서도 이런 폐단을 철저히 경계하는 모범 사회적기업으로 꼽힌다. 문화인쇄협회는 '오래 오래 함께 할 사람을 뽑는다'는 목표로 회사식구들을 늘리고 있는데 특히, 이곳 직원 중 17명은 장애인이다. 문화인쇄협회는 지난 2010년 사회적기업으로 인증 받았고 2011년 '더 착한 서울기업'으로 지정됐다.
◆'장애인 자립의 꿈' 후배들에게도 고스란히…
지방 출신인 김숙현 문화인쇄협회 회장은 왼손 손가락 절단 장애가 있지만 상경해 인쇄기술을 배우고 경영을 익혀 끝내 인쇄소를 차렸다. 자영업자로 홀로서기에 성공한 김 회장은 장애인을 돕기 위해 다양한 후원 활동을 벌였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여겼다. 이들에게 직접 기술을 가르치기로 마음먹었다. 또 한 번 힘겨운 도전에 나선 것이다. 김 회장은 서울 구로구 지체장애인협회 회원 몇 명에게 인쇄술을 가르치고 사재를 털어 기계를 구입해 공장을 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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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장애인문화인쇄협회에서 사용하는 인쇄기계의 일부 모습. 김숙현 회장이 사재로 구입한 기계로 차린 공장이 지금의 문화인쇄협회를 만들어 냈다. = 정태중 기자 | ||
◆"인력지원도 국민세금, 두려운 마음으로 써야"
문화인쇄협회가 처음 사회적기업으로 인증을 받은 뒤 나온 인건비 일화는 문화인쇄협회가 어떤 성격인지 잘 알려준다. 서울시에서 인건비를 지원해 주면서 "이 정도 매출이면 13명을 지원받을 수 있다"고 말했지만, 김 회장은 필요한 인원 3명만 신청했다.
서울시가 궁금해 하면서 대면심사를 요청해 왔다. 김 회장은 "인력지원도 국민의 세금으로 이뤄진 것인데 귀하고 두려운 마음으로 써야지 공짜라는 마음으로 쓰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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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장 내부 모습. '진짜 일자리 창출'을 위해 꼭 필요한 인원만 뽑아 정규직으로 전환하여 일하는 직원들 모두 사명감을 가지고 제품생산에 힘쓰고 있다. = 정태중 기자 | ||
채용인원의 정규직 전환과 높은 급여. 이 점이 바로 문화인쇄협회가 모범적인 사회적기업, '더 착한 서울기업'으로 지정될 수 있었던 큰 이유였다고 김 회장은 설명했다.
◆정직한 영업 스타일…작년 매출 28억
'장애인들이 일을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거래처의 걱정을 김 회장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남들보다 더 열심히, 더 잘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기존 인쇄기술에 안주하지 않고 차별화를 위해 갖은 노력을 다했다. 그 결과 독자적인 서체를 개발해 특허까지 냈고 향기 나는 명함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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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숙현 회장이 특허를 낸 서체를 직접 쓰고 있다. 특허를 낸 서체들은 모두 이렇게 김숙현 회장이 직접 만들어 낸 서체이다. = 정태중 기자 | ||
"이곳은 중증장애인 시설입니다. 이 시설로 지정받을 때는 보건복지부가 시설 현황이나 생산 하는 것을 직접 검토해서 지정하는데, 중증장애인시설이라 하더라도 장애인 당사자가 운영하고 직원들도 대부분 장애인인 경우는 매우 드물죠. 우리 회사는 장애인들의 힘으로 기업을 만들고 장애인들이 땀 흘려 회사를 발전시키고 그 결실을 장애인들이 나눠가지는 훌륭한 장애인시설이라고 자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