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1등주의' 한국사회에서 1등이 갖는 의미는 무척 크다. 성과를 중요시하는 사회에서 개인, 기업 모두 '1등' 타이틀을 갖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그러나 '1등주의'는 효율성을 극대화에는 탁월할지 몰라도 '1등주의'로 인한 과도한 경쟁은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최근 카드사들의 시장점유율(MS) 선정방식이 논란이 됐다. 카드사가 각자 입맛에 맞는 시장점유율 산정방식을 채택, 집계결과를 발표하며 카드업계 내에서 갈등이 커진 것이다. 특히 체크카드와 기업구매카드가 논란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카드업계에 공식적인 시장점유율 집계 방식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자사에 유리한 실적을 시장점유율에 포함, 순위를 매겨 발표하자 순위가 떨어진 카드사들은 '잘못된 정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체크카드를 포함하면 A사의 순위가 더 높고, 기업구매카드 실적을 포함하면 B사의 순위가 올라가는 식이다.
문제는 이렇게 발표된 카드사들의 각기 다른 시장점유율 순위가 소비자들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는 점이다.
소비자들이 물건이나 서비스를 선택할 때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 가운데 하나가 '시장점유율'이다. 아무래도 시장점유율이 높은 회사상품에 신뢰가 가기 때문이다. 이에 카드사들도 '업계 1위' '체크카드 1위' '모바일카드 1위' 등을 홍보문구에 삽입해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자사 기준의 시장점유율을 발표하는 기업들도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시장 점유율은 경쟁상의 지위를 나타내주는 지표인 만큼 시장점유율이 뒤로 밀려났다는 발표는 불편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1등주의'에 목맨 카드사들을 보면 2002~2003년 카드대란이 재연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당시 카드사들은 앞 다툰 '덩치 키우기'로 무분별 카드발급에 나섰고 결국 카드사 부실로 이어졌다.
카드사들은 지난 카드대란을 통해 위기관리능력을 충분히 키웠다고 하지만 금융당국의 지적에도 휴면카드는 증가하고 있으며 과도한 마케팅·카드발급도 여전히 문제되고 있다. 아직까지 1등을 위해 과당경쟁을 마다하지 않는 것이다.
부실했던 전례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시장에는 '업계 1위'라는 시장점유율 경쟁보다는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쟁을 우선하는 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 무엇보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와 잇단 규제로 카드업계 수익 감소가 현실화하는 상황에서 무의미한 '1등주의'인 시장점유율 경쟁은 결국 카드업계에 '독'이 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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