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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절기 전력위기·요금인상 가능성 동반 점증

전문가들 "이달이나 내달 요금 오를 것…한전 실적개선은 글쎄"

정금철 기자 기자  2013.11.13 11: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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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12일 한국전력(015760, 이하 한전)이 금융투자업계 예상을 밑돈 실적을 발표해 투자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긴 가운데 전기요금 인상을 관측하는 전문가들의 진단이 이어져 관심이 주목된다. 이 진단을 뒷받침하듯 정부는 2년 전부터 전력난 예방과 한전 적자해소를 명분으로 전기요금을 올려왔고 이 구실은 지금도 유효한 상황이다.

한전의 3분기 매출액은 14조288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6.8%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1조 5482억원으로 18.8% 줄었다. 3분기 전력판매량은 2.3% 증가했고, 평균 판매단가는 5.5% 올랐다.

업계 전문가들은 한전의 실적자료를 바탕으로 전기 판매량 및 해외사업 매출액 증가와 전기요금 인상에 따라 매출액은 늘었으나 불량 원전 케이블을 교체해 원전 가동률이 하락했고 이 결과 발전연료비와 전력구입비 부담이 각각 %, 20%가량 늘어 영업이익이 줄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아울러 지난해 신고리 2호기, 신월성1호기 가동으로 원전사후복구충당금이 지난해에 비해 3000억원 증가한 것도 실적감소의 요인으로 꼽힌다.

◆금투업계 전문가들, 요금인상 가능성에 무게

상당수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올해 중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이 높다는 쪽에 의견을 모으고 있다. 이와 함께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율 완화 및 수요 피크 시간대 요금 인상 등 요금체계 개편에도 무게 추를 기울이고 있다.

   올 겨울 전력난과 관련한 위기의식을 크게 가질 필요가 없다는 정부의 발표가 국민들에게 안정을 주지 못하는 가운데 올해 내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이 높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이어지고 있다. ⓒ 프라임경제  
올 겨울 전력난과 관련한 위기의식을 크게 가질 필요가 없다는 정부의 발표가 국민들에게 안정을 주지 못하는 가운데 올해 내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이 높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이어지고 있다. ⓒ 프라임경제
이와 관련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중 전기요금이 한 차례 더 인상될 것"이라며 "주택용 요금은 적게, 산업용 요금은 상대적으로 많이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종합적으로 요금이 약 4% 오를 것"이라며 "올해 예상 전력판매수익이 50조8000억원이므로 전기요금이 4% 오르면 연간 매출액과 영업익이 2조320억원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2010년부터 본격화한 전력난이 2014년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점친 우리투자증권은 단기적으로 수요억제를 위한 요금인상 빈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단언했다. 올 연초 4% 인상에 이어 12월경 3∼4% 인상을 예단했고 인상률이 필요인상률에 비해 절대적으로 낮은 상황이나 과거대비 인상빈도가 높아져 업체에 긍정적이라는 부연도 보탰다.

김승철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석탄 가격 안정세에 따라 내년 도입물량 단가 역시 올해 계약단가 대비 15% 이상 저렴해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2014년 큰 폭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며 "추가적 요금인상 가능성도 농후하다"고 판단했다. 원전비리 이슈 마무리 국면에서 원전가동률 정상화에 따른 실적개선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덧붙였다.

신영증권은 아예 전기요금체계 개편과 요금인상 시기를 이달로 못 박았다. 이 증권사 황창석 연구원이 추정한 인상률은 2~3%대다.

◆전력난 위기 여전한 상황에 전기요금 올려 실적 개선?

전기요금 인상과 맞물린 한전의 실적 개선을 바라보는 시선은 증권사별로 엇갈리고 있다. 요금인상 후 별다른 모멘텀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쪽과 중장기적 주가 상승을 바랄 수 있다는 견해가 상충하는 것.

윤희도 연구원은 요금인상이 실적 개선에 큰 도움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요금인상 기대감은 이미 어느 정도 주가에 반영돼 오히려 인상 발표 후 주가가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이다. 내년 이익 증가세를 나타내도 설비투자비 연간 15조원과 이자비용 2조5000억원은 부담스러운 수준인 만큼 부채리스크 악재로 투자심리가 개선되기 어렵다는 제언도 내놨다.

또 윤 연구원은 "12월 전기요금이 4% 오르면 2011년부터 올해까지 3년간 평균전기요금이 다섯 번에 걸쳐 모두 24.4% 인상되는 것"이라며 "내년 전력수급여건 개선 가능성이 커 이번 겨울 인상 이후 한동안 같은 이슈가 없을 것으로 보이며 다른 호재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더했다.

안효운 교보증권 연구원은 한전의 중장기 개선포인트에 주목했다. 안 연구원은 "올해 4분기까지는 기저발전 비중 하락 여파로 시장기대치에 부합하는 호실적을 기대하기 힘들다"면서도 연내 예상되는 전기요금 인상과 내년부터 이어질 신규원전 투입에 따른 발전믹스 개선, 전년동기 대비 주요 연료 하향 안정화 추세 등을 실적 전환 이슈로 꼽았다.

한편 전력난 위기가 극심하지 않을 것이라는 정부의 발표에도 겨울 전력수급 상황을 둔 우려의 목소리가 이곳저곳에서 들리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최대 전력수요가 여름보다 겨울철에 더 높았던 상황에서, 기상청은 이달 중순부터 본격 추위가 찾아올 것이라고 밝히며 올 겨울 최대전력수요가 사상 최대치를 다시 갈아치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하기도 했다.

또한 끊이지 않는 원전 비리 사건으로 예정을 벗어나 가동을 멈춘 원전이 지난달 30일 한빛원전2호기를 포함해 6개에 달하는 것도 전력난 걱정을 키우는 악재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