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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컷] 결혼식의 또 다른 뜻, 결석하면 혼난다?

이보배 기자 기자  2013.11.12 16:4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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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혼식의 다른 뜻은  
결혼식의 다른 뜻은 "결석하면 혼난다"는 말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영혼없는 결혼식 참석, 우리는 과연 몇 번이나 했을까요. = 이보배 기자

[프라임경제] 올해는 유독 지인들의 결혼식이 많았습니다. 특히 11월은 결혼의 계절이라고 하죠. 두 번의 주말이 지났을 뿐인데 저 역시 결혼식에 세 번이나 초대받았습니다. 본의 아니게 모든 결혼식에 가지 못해 참석하지 못한 지인에게는 지금까지도 미안한 마음이 앞섭니다.

최근 결혼식 풍경도 많이 달라졌습니다. 주례 없는 결혼식이 늘어나고 눈에 띄는 이벤트가 한 두건이라도 없으면 '별 볼일 없는' 결혼식으로 전락하고 말죠. 하지만 과한 이벤트 역시 하객들을 불편하게 합니다.

저도 역시 너무 다른 두 번의 결혼식에 참석해 봤는데요. 먼저 올해 초 치러진 지인의 결혼식은 주례 없는 결혼식으로 신랑, 신부 주도에 따라 진행됐습니다. 혼인서약문, 성혼선언문, 양가 부모님께 편지, 3번의 축가 등 이벤트에 이벤트가 더해져 결혼식 시간은 1시간을 훌쩍 넘겼지요.

장시간 진행되는 결혼식의 지루함보다 더 힘들었던 점은, 본격적인 여름에 들어서는 길목에 진행된 결혼식이라 그런지 에어컨을 빵빵하게 틀었음에도 불구, 많은 사람들 속에 더위를 고스란히 느껴야 했다는 데 있습니다.

반대로 두 번째 결혼식은 너무 금방 끝나버렸습니다. 신랑, 신부의 입장과 행진까지 소요된 시간은 단 15분이었습니다. 같은 서울 땅에서 결혼식이 진행됐지만 주말 막히는 길을 감안하면 제 시간에 도착하는 하객보다 다소 늦는 하객이 많습니다. 결국 사진촬영조차 하지 못한 하객도 여럿이더군요.

결혼식에 정답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날의 신랑, 신부가 주인공이라는 사실은 두 말할 이유가 없죠. 하지만 두 사람의 첫 발을 축하하러 와준 하객들의 입장을 조금만 고려한다면 두 사람만 행복한 식순보다 함께 즐거워할 수 있는 시간 할애와 이벤트가 조화를 이뤄야 할 것입니다.

그런가 하면 결혼식 경향이 아무리 변했다고 해도 영원히 해결되지 않는 화두가 있습니다. 바로 축의금 액수인데요. 얼마 전 인기리에 종영된 개그콘서트의 한 코너에서는 "성수기에는 3만원"이라고 정해주기도 했습니다. 다만 현실에서의 적용은 조금 힘들어 보입니다.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지인의 결혼식에 '3만원이 적당하냐 5만원이 적당하냐'의 논쟁은 몇 년째 계속되고 있고, 이 논쟁의 승자는 최근 '5만원'으로 결정되는 분위기가 우세합니다.

최근 웨딩홀마다 4만원에 가까운 밥값 탓에 5만원 축의금을 하고 밥을 먹고 가느니, 축의금 3만원에 밥을 먹지 않는 것이 신랑, 신부를 도와주는 것이라는 주장도 있는데요. 글쎄요. 잘 모르겠습니다. 밥값과 사람의 우선순위가 무엇인지는 결혼식 당사자마다 다를 테니까요.

최근에는 결혼식의 다른 뜻은 '결석하면 혼난다'는 우스개소리가 전해지고 있는데요. 일정부분 공감되는 부분입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기왕지사 밥값에 대한 부담감은 신랑, 신부가 안고 진행하는 만큼 조금 더 많은 하객들로 북적이는 결혼식이 더 나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