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현대차에서 실시한 문책성 인사에 따른 차후 경영진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대차는 남양연구소에서 제품설계 및 전장부문을 담당하는 책임기술임원인 권문식 사장과 김용칠 설계담당 부사장, 김상기 전자기술센터장이 최근 일련의 품질현안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자진사의를 표명했다고 11일 밝혔다.
'아반떼' '싼타페' 누수 등 국내 SUV 및 준중형 베스트셀링 모델부터 프리미엄 모델인 '제네시스'까지 누수와 리콜 등 품질 관련 논란이 빚어지자 권문식 현대차그룹 연구개발본부장을 포함한 3명의 기술부문 책임 임원들의 자진사퇴를 인사에 반영한 것이다.
올해 정몽구 현대차 회장은 '품질경영'의 중요성을 언급하고 강조했지만 현대차의 이번 인사는 일련의 잘잘못에 대한 문책성 인사반영으로, 이례적이라고 할 수 있다. 연구개발과 설계, 전장부문 등의 책임 임원 경질은 "마땅한 대체인원이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일거에 중책을 바꾼 처사다 .
물론 자동차에서 물이 샌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중책을 맡고 있는 임원들의 전격 교체는 뒤를 이을 후임 인선에 있어 혼란과 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여지가 충분하다.
현대차 핵심이라는 평가를 받는 남양연구소의 후임으로 박정길 전무(현 바디기술센터장)가 설계담당 부사장으로 승진발령하고, 김헌수 상무(현 설계개선실장)는 바디기술센터장으로 전보발령, 박동일 이사(현 전자설계실장)는 전자기술센터장 상무로 한 자리씩 올랐지만, 이들의 어깨는 결코 가볍지 않을 게 분명하다.
권문식 전 사장은 지난해 10월 미국에서 불거진 연비 과장 논란 이후, 이를 수습하라는 특명과 함께 현대·기아차 남양연구소 연구개발본부장으로 투입된 지 1년이 채 지나지 않았다.
권 전 사장은 올해 1월 연구소의 대대적 개편을 진행했지만 각종 차종의 결함과 이에 따른 리콜이 지속적으로 이어졌고 누수문제까지 겹치는 등 품질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기도 벅찬 시점이라는 업계 진단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례적으로 강행한 채찍질에서 제대로 된 효과를 볼 수 없게 된다면 상처 입은 현대기아차그룹의 품질 신뢰도에 더욱 치명적인 타격이 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