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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민 한진해운 사장, 갑작스런 사의 표명…이유는?

실적부진·영구채 발행지연 탓…대한항공 1500억 지원 후 실사 진행

노병우 기자 기자  2013.11.12 16: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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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한진해운(117930·대표이사 김영민)은 김영민 한진해운 사장이 계속되는 경영실적 부진과 영구채 발행 지체 등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다고 11일 밝혔다.

한진해운은 3년간 계속된 불황으로 인한 영업 손실로 유동성 위기가 심화됨에 따라 최근 4000억원 규모의 영구채 발행을 추진했지만 금융권에서 선뜻 나서지 않아 어려움을 겪어 있던 상황.

   ⓒ 한진해운  
ⓒ 한진해운
지난 2009년 1월부터 한진해운 대표직을 수행해온 김 사장은 조양호 회장의 동생 고(故) 조수호 전 회장이 작고한 뒤 경영권을 이어받은 부인 최 회장의 최측근으로 회사를 이끌어왔다.

따라서 해운업계에서는 김 사장의 사의를 다소 충격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으며, 일각에서는 한진그룹이 김 사장의 퇴진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까지 제기하고 있다.

그동안 한진해운은 공정거래법상 한진그룹 소속이면서도 사실상 독립경영을 해오며, 한진그룹으로부터의 독립의지를 수차례 내비쳐왔다. 하지만 한진그룹 측은 이에 관한 명확한 방향이나 일정을 제시하지 않고 있었다.

이처럼 두 기업의 사이가 그리 좋지 않은 상황에서 한진해운은 지난달 30일 한진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으로부터 한진해운홀딩스가 보유한 한진해운 주식 1920만주(15.36%)를 담보로 1500억원의 긴급 자금을 수혈했다.

특히 대한항공은 지난 4일부터 약 3주간의 일정으로 한진해운의 상환능력 및 재무적 건전성 등을 파악하기 위한 실사에 들어갔다.

이런 가운데 실사 도중 김 사장이 사임한 것을 두고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이 씨티은행 출신인 김 사장의 경영능력에 의문을 가졌고, 이에 따라 김 사장이 압박을 느껴 사임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현재 한진해운은 한진해운홀딩스가 지분 36.56%를 가져 1대 주주에 올라있으며, 한진해운홀딩스는 최 회장이 지분을 7.1%를 보유하고 있다. 아울러 최 회장의 딸 조유경·유홍씨의 지분과 한진해운 계열 양현재단 9.9% 지분에 우호세력을 합하면 약 47%의 의결권 행사가 가능하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대한항공 등을 통해 한진해운홀딩스의 지분 27%를 확보한 상태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 자금지원에 근거한 영향력 증대와 한진해운 김 사장의 사의로 한진그룹에서 경영권 독립을 진행한 최 회장의 영향력은 감소하면서 대한항공의 입김은 세질 것이라는 업계 진단이 나오고 있다.

한편, 현재 한진해운은 김 사장의 사의를 받아들이기로 하고 후임 인선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또 김 사장은 후임이 오기 전까지 그대로 업무를 수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