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업계의 대목으로 통하는 11월11일 '빼빼로데이'를 맞았지만 제과업체들이 특수를 누리기는커녕 곤혹을 치르고 있다.
빼빼로데이 하루 전인 10일, 환경운동연합 바다위원회와 서울환경연합 여성위원회, 환경보건시민센터는 '빼빼로'를 비롯한 초코과자에 방사능 오염 우려가 있는 일본산 원료가 사용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 환경단체는 양승조 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공개한 '일본 원전사고 이후 가공·원료식품 업체별 수입 현황'에 근거해 롯데제과와 해태제과가 일본산 원료를 사용하는 것이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설명에 따르면, 롯데제과는 빼빼로 6종과 '가나초콜릿' 중 5개 제품에 쓰이는 원료인 코코아매스, 코코아버터 등의 원산지를 표기하지 않거나 수입산으로 표기했다. 해태제과는 '포키' 코코아매스 원산지를 일본산 표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은 "롯데와 해태는 원전사고 이후 3년여간 방사능 오염 가능성이 매우 큰 일본 후쿠시마 인근 8개현 및 일본 전역에서 가공식품과 원료식품을 다량 수입해왔다"며 "때문에 이들 회사 제품들이 일본산이거나 일본산일 가능성이 높다"고 역설했다.
◆롯데·해태 "후쿠시마 인근 8개현 원재료 사용 안 해"
이 같은 환경단체의 주장에 롯데제과와 해태제과는 "후쿠시마 인근 8개현 원재료를 사용하지 않았다"며 반박하고 나섰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빼빼로 제품에 일본산 수입원료는 하나도 사용되고 있지 않다"며 "수입산으로 표기한 코코아매스(코코아가루)는 일본산이 아닌 가나산, 콜롬비아산, 에콰도르산 등을 섞어 사용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제과는 또 일본산 수입원료 등에 대한 방사능 오염 우려로 지난해 5월 이후 일본산 원료 수입을 중단했다고 강한 목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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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산 원료 사용 의혹으로 방사능 오염 가능성이 제기된 롯데제과 '빼빼로'(좌)와 해태제과 '포키'. ⓒ 각 사 | ||
스틱과자 '포키'를 앞세워 빼빼로데이를 겨냥한 '스틱데이' 마케팅을 본격 펼치려던 해태제과 역시 같은 의혹에 휘말렸다. 포키는 해태제과가 일본 제과업체인 에자키 글리코사의 기술을 전수받아 생산 중인 제품으로, 원재료 역시 에자키 글리코사로부터 공급받고 있다.
해태제과 측은 "에자키 글리코사가 후쿠시마 인근 8개현이 아닌 고베에서 가공한 원재료를 수입해 쓰고 있다"며 "고베는 안전한 지역이며, 자체적으로 방사능 검사를 실시하고 있어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수입하지 않았다더니…올 8월까지도 버젓이?
그러나 이 같은 해명과 달리 롯데제과는 최근 8월까지도 후쿠시마 인근 8개현을 포함한 일본 전역에서 원료를 수입해온 정황이 환경단체에 의해 드러나고 있다.
최 소장은 "롯데제과가 빼빼로를 비롯한 모든 제품에 안전한 원료를 사용하고 있다고 해명하지만, 이것이 코코아매스만 해당하는지 가공유지, 전지분유를 포함한 부가적인 함유물 모두에 해당하는지 분명히 밝혀야한다"고 말했다.
최 소장의 말을 빌리면, 롯데제과뿐만 아니라 롯데푸드, 롯데칠성음료, 롯데아사히주류 등 롯데그룹 식품 계열사들도 일본산 원료를 최근까지 들여왔다.
이들 계열사들은 주로 혼합제제와 양조간장, 제2인산암모늄, 위스키, 청주 등을 후쿠시마 인근 8개현에서 수입했다. 또한 △기타 가공품 △당류 가공품 △맥주 △위스키 △분말셀룰로오스 △기타 주류 △에탄올 △과일·채소 가공품을 후쿠시마 인근 8개현을 포함, 일본 전역에서 올해 8월까지 수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 소장은 해태제과에 대해서도 "일본에서 식품원료를 수입하는 경우도 해당 원료를 국내유통과정을 통해 구입, 사용하는지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환경보건시민센터를 비롯한 환경단체는 이번 논란과 관련해 롯데제과와 해태제과에 모든 원료의 원산지 공개를 요구하는 한편, 방사능 오염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후쿠시마 인근 8개현은 물론 일본 전역에서의 수입을 중단하고 안전한 원료를 사용할 것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