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얼핏 보기에 주식투자는 뭔가 과학적이고 전문적인 일처럼 보인다. 복잡해 보이는 각종 차트가 눈앞에 펼쳐지고 난해한 전문용어까지 등장하니 듣는 이는 저절로 위축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조금만 들여다보면 실상은 전혀 다르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어려워만 보이는 차트는 그저 과거 데이터를 수치화해 보기 좋게 표시한 것일 뿐이고 미래 주가의 예측이라는 것도 이현령비현령(耳懸鈴鼻懸鈴) 즉,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식의 비논리적 궤변일 뿐이다.
오죽했으면 역사를 통틀어 가장 위대한 천재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아이작 뉴턴경이나 케인즈 이론으로 유명한 탁월한 경제학자인 케인즈도 절레절레 머리를 흔들며 주식시장을 떠났을까.
인간은 매우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것 같지만 절망적일 정도로 비이성적이며 막무가내인 존재다. 일찍이 데즈먼드 모리스가 저서 '털 없는 원숭이'에서 증언했듯 인간은 다른 동물에 비해 그저 조금 이성적인 구석이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합리적인 것과는 거리가 먼 동물적 본능에 충실한 포유류일 뿐이다.
이토록 불합리한 인간들이 이글거리는 욕망을 따라 한데 뒤엉켜 서로 부딪치는 곳이 바로 주식시장이므로 당연히 불합리할 수밖에 없다. 만약 주식시장이 기본적인 지식만 있고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합리적인 방식으로 작동한다면 성립할 수 없다. 일반적으로 투자 혹은 투기라는 것은 예측불가능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예측이 불가능한 불합리한 주식시장에서 살아남는 방법은 무엇일까? 그것은 직감이 아닌 직관에 의해 투자하는 것이다. 직관이란 사소한 정보조각을 보고 전체를 판단하는 능력이다. 정보를 작게 조각낸 뒤 그 작은 조각을 활용해 어떤 현상을 판단하는 능력이다.
스티브 잡스가 탁월한 것은 바로 이것 때문인데 그는 사람들이 정작 원하는지조차 모르는 그 무엇을 만들어 사람들 앞에 내어놓는 비상한 재주를 가지고 있었다. 스티브 잡스가 내어놓은 물건을 보았을 때 사람들은 비로소 자신들이 그 물건을 원하고 있음을 불현듯 깨닫곤 했다. 퍼스널 컴퓨터가 그렇고 아이팟, 아이폰이 그렇다. 아이폰이 눈앞에 나타나서야 비로소 사람들은 자신들이 스마트폰을 간절하게 원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의미 있는 사실을 직관적으로 유추하는 데 반드시 모든 정보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장고 끝에 악수 두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기 때문이다. 자신이 모르는 사지선다형 문제를 마주했을 때 대개는 처음 판단한 것이 정답일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구두닦이가 주식을 샀다는 이야기를 듣고 보유 주식을 모두 팔아 치운 결과 혹독한 대공황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다는 케네디 대통령 부친의 거짓말 같은 이야기는 모두 직관의 효용성을 얘기한다. 훈련된 심리학자들은 부부의 대화를 녹화한 15분짜리 영상만 보고도 그 부부가 15년 후 여전히 혼인상태를 유지할 수 있을지 여부를 95%의 확률로 예측할 수 있다고 한다.
이렇게 말하니 직관이 무슨 점쟁이의 요설처럼 비과학적으로 들리는데 직관과 직감을 엄연히 다르다. 직감이란 막연히 그럴 것 같은 감성 혹은 감정적 판단인 반면 직관은 그간 축적된 경험과 지식이 순간적으로 발현되는 이성적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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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규 현대증권 광산지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