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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영인 기자 |
[프라임경제] 지난 5월 한 연구소가 발표한 '여성 경력단절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혼여성(15~54세) 중 미취업 여성이 404만여명을 헤아린다. 이 가운데 결혼, 임신, 출산 등 경력단절 사유에 따라 직장을 관둔 경력단절여성은 197만8000명으로 기혼여성 중 20.3%를 차지했다.
가사와 육아 등 제약조건이 계속 붙기 때문에 한 번 경력단절여성이 되면 '재취업'의 문이 쉽사리 열리지 않는다. 이런 사회에 맞서 '주부경력도 경력'을 외치는 한 기업이 있다. 사회 재진출을 원하는 주부들에게 일자리 제공은 물론 정리를 통한 주거의 질을 개선하고자 하는 주식회사 제타랩(대표 김호정·이하 제타랩, 사진)은 사회 재진출을 원하는 주부 위주로 일자리 제공을 하고 있다.
우연히 육성사업의 일환으로 시작한 '정리컨설팅'이 발전, 기업으로까지 발전했다. 예비 사회적기업의 틀을 택하고 갖추던 중 지난해 8월 문을 열게 됐다. 김호정 대표는 한 가정의 엄마로서 일을 쉬었다. 어쩔 수 없이 겪어야 했던 경력단절의 시간 속에 찾은 키워드는 '정리'.
김 대표는 주부로서의 삶 속에서 가장 접근하기 쉬운 일이자 가장 자신있는 일이라며 정리컨설팅을 선택했고 다른 주부들도 이 일을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제타랩이 주부 등 경력단절여성 채용에 긍정적이고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도 이 같은 회사의 탄생 배경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정리정돈이라고 해서 단순작업만을 뜻하는 건 아니다. 모든 일의 시작 전에는 공간별, 구성원별 상황을 고려해 전문적 공간경영컨설팅이 끝난 후 일을 진행하며 팀별로 작업장에 투입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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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차 수납·정리를 끝낸 모습. ⓒ 제타랩 |
또 전통적 풍수사상을 현대화해 △가정 △사무공간 △산업현장에 적용하는 방식으로, 친환경 풍수문화를 접목한 공간컨설팅도 해 주며 신랑신부의 혼수품을 정리하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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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타랩은 추억 정리의 일환으로 ''포토자서전'을 만들고 있다. ⓒ 제타랩 |
제타랩에서는 여기에 더해 '나홀로 시니어 컨설팅'을 야심차게 진행하고 있다. 돌아가신 부모님의 추억과 함께 유품을 정리하는 일이다. 꼭 유품이 아니더라도 추억을 정리한다는 의미로 '포토자서전'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돌아가신 부모님의 사진을 정리하는 것만이 아니라, 내 인생을 돌아보고 추억을 정리하는 것도 정리"라며 "추억을 담고 있는 사진을 자서전으로 만드는 것으로, 이건 자기가 직접 컨설팅한다는 점이 큰 장점"이라고 설명하는 김 대표는 컨설팅서비스의 힐링효과를 강조한다.
이런 활동을 통해 아직 높은 수익이 나오는 단계는 아니지만 작은 나눔실천도 하고 있다. 아름다운가게 운영으로 매장정리를 돕고 정리 매뉴얼을 제공하면서 재능기부활동을 펼치고 수익 일부분을 저소득층 아이들의 공간 재창조를 위해 적립하고 있다.
작업밀착형, 최저임금의 2배에 달하는 좋은 시간제 일자리지만 아직 입지가 좁아 성장이 둔한 면이 있다. 하지만 이 어려움 속에서도 엄마들이 진취적으로 일을 할 수 있는 '여성으로서의 삶'을 만들어 주고자 한다. 이런 기반이 돼 주고 싶은 것이 제타랩의 목표다.
현재 제타랩에서 상근적으로 일하는 직원은 2명. 시간제 일자리 형태로 근무하는 직원은 4명이다. 제타랩은 아직은 다소 부족하지만 예비 사회적기업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사회적기업으로 인증받기 위한 자질을 탄탄히 다지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맺음말로 인터뷰를 끝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