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삼성전자가 세계무대에서 위상이 올라가는 만큼 지속성장은 점차 반비례할 것이라는 시장의 생각을 절묘한 타이밍에 기우로 바꿨다. 삼성전자는 2005년 이후 8년 만에 '애널리스트데이'를 개최, 회사의 중장기 성장전략과 방향성을 제시한 가운데 향후 공격적 인수합병(M&A)을 예고하고 나섰다. 그간 반도체와 휴대폰, 생활가전을 좇은 세간의 시선이 또다시 삼성의 신수종사업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이를 등에 업은 삼성전자의 지속성장도 그 만큼 확대될 기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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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8년 만에 개최된 삼성전자 애널리스트데이에서 삼성전자 수뇌부가 기업의 미래 방향성을 다양하게 제시했다. 특히 눈에 띄는 대목은 향후 탄력적인 투자와 M&A를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 프라임경제 | ||
이날 자리에는 권오현 대표이사 부회장과 윤부근 대표이사 사장, 신종균 대표이사 사장, 이상훈 경영지원실 사장 등 주요 경영진 7명이 참석해 8년 전후 삼성전자가 꾀한 매출과 이익 측면에서의 큰 변화를 설명했다.
주목할 대목은 향후 탄력적 투자와 M&A를 확대하겠다는 방침으로, 신수종사업을 등에 업은 삼성전자의 강화될 글로벌 위상이다.
이상훈 사장은 "지속 성장을 위한 삼성전자의 재무건전성, 리스크 매니지먼트, 경영시스템 등 인프라를 바탕으로 시설·R&D·특허·마케팅·인재육성·M&A 등 6대 핵심 역량에 투자할 것"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지난 3년간 삼성전자는 역량 강화를 위해 의료기기 회사, 콘텐츠, 서비스, S/W 분야의 주요 회사를 대상으로 10억달러를 투자해 14개 회사를 인수, 앞으로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륙별·부문별 눈에 띄는 고른 투자·인수
삼성전자가 그간 진행한 기업인수와 지분투자를 살펴보면, 신수종 사업을 염두에 뒀다는 시선보다 삼성전자의 핵심사업과 신수종 사업의 고른 성장을 고려한 행보로 풀이하는 게 보다 정확하다. 삼성전자는 지난 2007년부터 각 대륙을 거점으로 상황에 맞는 전략을 이어왔다.
삼성전자는 지난 2007년 비메모리(CIS) 반도체 경쟁력 강화를 위해 아시아서부 지중해에 위치한 이스라엘 소재 반도체 설계 전문기업 '트랜스칩'을 인수했다. 이후 2009년 유럽 중부에 자리한 폴란드 소재 '아미카'의 냉장고·세탁기 공장과 생산설비 인력을 약 7600만달러에 자산인수 방식으로 사들여 유럽 내 생활가전 생산거점을 확보하기도 했다.
북미시장에서의 삼성전자 행보도 꿰어보면 놀라울 정도다. 삼성전자는 2011년 7월 차세대 반도체 연구개발을 위해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M램 개발업체인 미국 '그란디스' 지분 100% 품은 후, 2012년 5월 미국 클라우드 콘텐츠 서비스 업체 '엠스팟'도 인수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는 미국 SSD 관련 소프트웨어 업체 '엔벨로'의 지분 100%를 인수, SSD 솔루션의 경쟁력을 강화했고, 올해 1월 CT사업 및 의료기기 사업 전반의 경쟁력을 조기 확보한다는 차원에서 미국 이동형 CT장비전문 업체 '뉴로로지카' 지분 100%를 삼성전자 미국법인(SEA)의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엑스레이 기술 확보를 위해 치과용 CT업체 '레이'와 의료기기 사업 강화를 위해 글로벌 의료기기 전문기업 메디슨을 2010년에 품에 안기도 했다.
이 밖에도 삼성전자는 지난해 스웨덴 무선 랜(LAN) 칩셋 개발업체 '나노라디오' 인수와 모바일용 무선 커넥티비티 기술 확보로 AP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영국 'CSR'사 모바일 부문을 분할 인수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지난해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업체 'ASML' 연구개발 투자와 와콤, 팬택 등 펜 솔루션 기술 및 주요 거래선 보호차원의 투자도 진행했다.
올 7월 스마트콘텐츠 강화를 위해 미국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 'BOXEE'사 인적자산과 독일 OLED용 핵심기술과 특허를 다수 보유한 소재 전문 벤처기업 '노바엘이디' 지분에 투자한 대목도 지켜볼 만하다.
권오현 부회장은 애널리스트데이에서 "의료기기 분야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아직도 아날로그에 해상도가 낮은데 삼성의 기술을 의료기기에 적용하면 아주 좋은 제품이 나올 것 같다"며 "자체적인 기술개발과 기업 인수 등을 통해 10년 안에 의료기기 선두주자가 될 꿈이 있다"고 공언했다.
◆핵심사업과의 연계, 성장 가능성 배가
앞서 삼성전자 수뇌부는 애널리스트데이에서 기업의 미래 방향성을 다양하게 제시했다.
권 부회장은 "기존 인포테인먼트 중심의 사업 구조를 헬스케어, 편의·안락, 환경 등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비즈니스로 확대하고, 소프트웨어와 솔루션 역량 강화로 매출 4000억달러를 좇는 '비전 2020'을 달성도 가능할 것이다"며 "IT 업계 압도적 1위와 글로벌 10대 기업으로 도약 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전자산업이 성장 둔화되고 있지만, 일부 스마트 디바이스와 SSD, OLED 등 프리미엄 부품 시장은 급격히 성장하고 있어 틈새시장을 어떻게 찾아내고 투자를 하느냐가 관건"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권 부회장에 따르면 반도체에서 올해 미세공정의 한계를 극복한 3D V-낸드를 개발, 양산에 성공했고, 디스플레이는 2015년에 접을 수 있는(Foldable) 디스플레이를 선보이며 혁신을 주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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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가 공격적인 M&A를 예고하고 나선 가운데, 신수종 사업의 확대가 예상되고 있다. 사진은 폴란드 공장 앞. ⓒ 프라임경제 | ||
이와 관련, 윤 사장은 글로벌 TV시장 규모가 2014년 1000억달러 이상으로 커지며 UHD TV와 프리미엄 TV가 성장을 주도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놨다.
윤 사장은 생활가전의 경우 현재 2600억달러 규모 시장에서 매년 5%의 성장률을 기록, 프리미엄 가전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 사장도 삼성전자가 지난 2011년 스마트폰 1위, 2012년 휴대폰 1위의 시장점유율을 달성했으며, 특히 올해는 전략제품인 '갤럭시S' '갤럭시 노트' 시리즈의 올 한 해 판매량 1억대 돌파를 예상했다.
신 사장은 "태블릿 시장에서도 1위가 되도록 노력할 것"며 "더욱 중요한 것은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휴대폰 회사가 되는 것으로, 이를 위한 끊임없는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