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인사이드컷] 나무의 겨울 생존법 "시몬, 너는 아느냐"

노병우 기자 기자  2013.11.08 14:26:19

기사프린트

   단풍은 가을에 나무의 잎이 붉은 색이나 노란 색 등으로 물드는 현상을 말하며, 나뭇잎이 더 이상 활동하지 않게 돼 나타나는 현상을 말한다. = 노병우 기자  
단풍은 가을에 나무의 잎이 붉은 색이나 노란 색 등으로 물드는 현상을 말하며, 나뭇잎이 더 이상 활동하지 않게 돼 나타나는 현상을 말한다. = 노병우 기자
[프라임경제] 때 이른 초겨울 추위가 갑자기 찾아온 탓에 아침저녁으로 날씨가 매우 쌀쌀한데요. 이제는 두터운 외투마저 여며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아직 가을단풍이 다 떨어지기도 전에 마치 안달 난 겨울 녀석이 심술을 부리고 있는 건 아닌지 싶네요.

단풍이 든다는 것은 곧 잎이 떨어질 준비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한데요. 지난 수능시험이 있던 날 출근길, 자신의 역할을 다했다는 듯이 우수수 떨어진 낙엽들이 시선을 사로잡았습니다. 낙엽, 저도 참 좋아하는데요. 전날 비가 온 탓인지 유독 많이 떨어져 있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종종 나뭇잎이 떨어지는 모습에서 운치를 느끼거나, 아스팔트 위에 쌓인 낙엽을 보며 쓸쓸함을 느낄 때가 있는데요. 문득 나뭇잎이 떨어지는 이유가 궁금해졌습니다.

과거 한 포털사이트 블로그에서 나뭇잎이 떨어지는 이유에 대한 좋은 글귀를 본적이 있는데요. 바로 나뭇잎이 떨어지는 이유를 '지상나라의 얘기를 땅속나라에 들려주려고 떨어지는 것'이라고 표현했습니다.

그렇다면 진짜로 여름내 단단히 나무줄기에 붙어있던 잎들이 왜 가을이 되면 힘없이 떨어지는 걸까요?

대개의 식물들은 겨울이 되면 낮의 길이가 짧아져 햇빛을 받는 시간도 줄어들고, 추위 때문에 활동이 둔해집니다. 이로 인해 뿌리에서 물을 빨아올리는 힘이 약해지게 되는데요.

겨울에 물이 부족해 식물이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물의 손실을 방지하기 위해 나뭇잎의 호흡을 담당하는 기관인 기공을 닫아야 합니다. 하지만 기공은 수분을 증발시키는 곳일 뿐만 아니라 광합성에 필요한 이산화탄소도 들어오는 통로죠.

그렇기 때문에 수분 부족을 피하기 위해 기공을 닫으면 나뭇잎에서 광합성이 일어날 수 없게 됩니다. 기공을 닫으면 광합성을 통해 양분을 만들던 나뭇잎은 더 이상 양분을 만들지 못하고 물만 소모하게 되기 때문에 잎을 떨어뜨려 대사작용을 줄이게 하는 것입니다.

특히 나뭇잎이 붙은 부분에 '떨켜'라는 분리층이 생겨 잎을 모두 떨어뜨리고, 살아남는데 꼭 필요한 곳에만 물과 양분을 사용하게 되는데요. 이처럼 나무들은 나뭇잎을 떨어뜨림으로써 자신들만의 특별한 겨울준비를 하고 있던 거죠.

간단하게 말해 '낙엽'은 식물이 온도와 수분 부족에 적응하려는 몸부림입니다. 나뭇잎은 비록 떨어지고 싶지 않겠지만, 나무 입장으로 본다면 잎이 떨어져야만 겨우내 양분을 잃어버리지 않고 살아남아 다음해에 또 아름다운 잎을 만들 수 있어 불가피한 이별을 하는 셈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