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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부스터 장착' 네이버 라인, 트위터보다 우수한 점 셋

융합으로 시너지 창출 '창조적 경제' 케이스…IT한류 글로벌 성공케이스 눈길

임혜현 기자 기자  2013.11.08 11:3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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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컴퓨터 보급이 잘 돼 있고 인터넷망 구축도 성공적이지만 내실이 약해 디도스 공격 한 방이면 바로 무너지는 나라, 콘텐츠가 없는 IT환경뿐인 부조화 성장…. 한국 IT 문화는 그간 눈부시게 성장했지만 실제로는 속빈 강정이라는 평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이는 각종 인터넷, 모바일 관련 인터페이스에서 한국적 아이템이 제대로 뿌리내리지 못하고 해외 성공작을 답습하는 선에서 머무는 경우가 많았던 시장 상황에서도 확인된다.

인터넷 PC 기반 플랫폼에서 모바일 관련 영역으로 시장이 변화되는 와중에 이 같은 경향이 어떻게 재편될지 주목되는 이 시국은 우려를 사기에 충분하다. 단순한 영역 확장이 아니라 기반 자체가 달라지는 상황에 한국기업들이 제대로 적응하고 성장을 할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모바일메신저시장에서 라인이 주목을 끌고 있다. 라인은 우연찮게도 검색엔진 분야에서 토종 업체의 독자적 입지를 확보했던 기업 NHN(네이버)의 야심작이라는 점에서 더 관심을 모은다.

국내 최대 검색포털 네이버가 이번에는 라인 이용자들을 겨냥해 음악, 전자상거래(라인몰) 등 다양한 서비스 연결을 추진한다. 이용자 3억명 돌파를 맞아 다시 한 번 변화와 도약을 준비하는 것으로, 이는 그간 라인 매출의 견인차 역할을 해온 게임·스티커 분야를 넘어선다는 점에서도 중요하다.

다양한 서비스로 글로벌 진출 영역을 넓히고 글로벌 유저들의 다양한 니즈를 모두 충족시키려는 의도며 그간 그간 한국 검색포털시장에서 갈고닦은 한국적 노하우가 중심이 된다는 점에서 성공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7일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 내용을 참조하면 라인 이용자는 2억8000만명을 넘었으며 연내 목표한 3억명을 무난히 채울 것으로 관측된다. 전자상거래, 음원 유통 등 부가사업을 추가해 글로벌 모바일플랫폼으로 입지를 다지기에 적당한 잠재적 시장 규모가 이미 달성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정도 규모면 오프라인에서 중국이나 인도 등 이머징 중산층 시장과 견주기에도 부족하지 않은 규모다.

실제 지난달 뉴욕타임스는 트위터의 지위를 위협할 SNS로 한국의 카카오톡과 라인을 꼽기도 했다.

융합 앞세워 미개척지 선제 진출 '가치 높인 성공사례'

기존에 없던 전혀 생소한 신기술이 파장을 일으킬 여지는 현 시대에 상당히 축소돼 있다는 사실은 누구도 부인하기 힘들다. 이런 이유와 맞물려 기존 아이템을 신기술과 융합해 만들어 낸 새로운 아이템들은 여전히 시장을 환호시키는 모멘텀으로 작용한다. 이러한 명품사례로는 애플의 아이폰이 손꼽힌다.

   라인은 그간 한국 시장에서 획득된 각종 사용자 편의성 강화 노하우를 모두 집결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겠다는 포석을 밝혔다. 이 같은 사용자 인터페이스 강화는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을 킬러 콘텐츠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 네이버  
라인은 그간 한국시장에서 획득된 각종 사용자 편의성 강화 노하우를 모두 집결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겠다는 포석을 밝혔다. 이 같은 사용자 인터페이스 강화는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을 킬러콘텐츠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 네이버
이런 시장의 욕구와 아직 시장 자체도 모르는 니즈를 찾아 공략하는 융합적 시도로, 라인은 적극적인 역할 모델을 자처하고 있다.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시계를 약간 과거로 돌리면, 지난 여름 네이버 일본 자회사인 라인주식회사의 라인몰·웹스토어·뮤직 등 라인과 연동한 신규 전자상거래서비스 설명에서 근거를 찾을 수 있다.

모리카와 아키라 대표는 "음원과 전자상거래 모두 새로운 분야지만 이용자에게 항상 새롭고 가치있는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진출하려 한다"고 말해 주목을 끌었다. "PC시절에는 야후·구글 등 포털이 플랫폼 역할을 했지만 모바일시대는 라인이 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자신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는 트위터를 답습한 한국 1세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들이 고전 끝에 지리멸렬해졌지만, 네이버는 라인으로 초점을 이동, 새로운 영역과 모델을 구축하는 데 나름대로 성공한 이유와도 연결된다. 우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을 찍어내기만 하면 팔리던 시대 혹은 남의 작품을 훌륭히 모방하는 미등전략에서 탈피해 '고객이 필요한 것'을 더해 팬덤을 형성하는 '창조적 경제 매커니즘'이 작동, 강자로 살아남은 것이다.

아기자기한 한국 IT문화에 편의성 극대화 가미 '글로벌시장 노크'

일본 도쿄 컨퍼런스에서는 라인 몰·웹스토어·뮤직 등 라인과 연동한 신규 전자상거래서비스 등 그간 한국적 시장 상황에서 네이버가 얻고 구축한 스타일과 기술, 편의성 확보 능력 등이 부각됐다.

그동안 우리나라 IT 소비시장은 외국 유력사들도 완전히 장악하기 어려운 곳으로 여겨져 왔다. 이 배경에는 '높은 소비자 니즈'가 작용하며 여기에는 네이버 스타일의 편의성도 한몫을 한 것으로 분석돼 눈길을 끌어 왔다.
   일본 도쿄에서 열린 라인 콘퍼런스 '헬로 프렌즈 인 도쿄'에서 이미 한국시장을 넘어 세계 속 네이버의 위상을 확실히 강조했다. © 네이버  
일본 도쿄의 라인 콘퍼런스 '헬로 프렌즈 인 도쿄'에서 이미 한국시장을 넘어 세계 속 네이버의 위상을 확실히 강조했다. © 네이버

최근 라인이 해외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으며, 재도약을 위해 각종 새 시도를 추진하는 점은 '한류의 한 버전'으로 받아들여진다. 이는 연예와 패션에서 비롯된 한류가 기술적 영역, 문화일반적 측면으로 강화되는 '중간고리'이자, 한국 IT 기술력이 급부상하고 있다는 뜻도 된다.

음원서비스와 쇼핑몰의 경우 별도 앱이 아닌 '라인 자체 서비스'에 포함되는 것이며 모두 연내 출시될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스마트폰에 특화된 전자상거래 서비스 '라인몰'이 추가된다. 라인몰을 통해 이용자들은 스마트폰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나 누구와도 간편하게 상품을 살 수 있는 쇼핑서비스를 즐길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애플리케이션 안에서 모든 상거래가 최적화된 형태로 완결될 수 있도록 구조를 재정의하겠다는 것은 '몇 번 만져 보면 바로 이해가 가능하고 사용할 수 있는'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구축하는 것이다.

또한 라인은 새로운 형태의 음원서비스 '라인뮤직'을 제공할 계획이다. 라인뮤직은 라인 앱을 통해 K-팝, J-팝, 팝송 등 다양한 음악을 즐길 수 있으며 구입한 곡은 친구들과 공유할 수 있는데, 이 역시 편의성 측면에서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시도다. 이런 UI 구축은 해외 유수 기업들보다 삼성, 네이버 등 우리 기업들이 줄곧 강세를 보여온 부분이다.

"아낌없이 쓰련다" 과감한 투자로 독자 블루오션 생성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자체 서비스 구축을 통해 '장기적 관점에서의 유대'를 인지시키는 것도 라인의 장점이다. 흔히 해외에 진출할 경우 첫 번째 걸림돌은 기업의 인지도 문제고, 두 번째는 여의치 않은 경우 서비스를 접고 철수하는 게 아니냐는 시각이다.

라인의 경우 자체 투자로 인프라를 구축, 현재 라인을 사용하는 고객들의 편의를 확장하는 데 지속적으로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점을 주지시키고 있다.

일례로 라인은 그간 구글과 애플의 서비스를 빌려 썼던 온라인 결제기능의 자체 서비스 제공에 착수해 관심을 모았다. 일본과 대만에서 출시되는 '웹스토어'로 PC와 스마트폰 브라우저를 통해 라인의 유료 스티커나 라인 게임 유료 아이템을 구입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구글 플레이를 통한 앱 내부 결제뿐만 아니라 신용카드·페이팔·핸드폰·전자화폐·선불카드 등 다양한 결제수단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8일 이트레이드증권은 "이 같은 투자와 마케팅 지출을 시장 역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네이버의 라인 매출증가세가 끝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특히 네이버의 3분기 실적포인트로 라인의 폭발적 매출 성장을 거론했다.

아울러 3분기 영업이익이 다소 부진하나 이를 '라인의 가입자 확보를 위한 공격적 마케팅' 결과로 해석하며 '투자의 일환'으로 인식한 것이다.

실제 시장은 현재 SNS 영역이나 각종 PC, 모바일 기반 콘텐츠 측면에서 다소 주춤한 상태인 한국시장에 라인이 역수입되는 경우 일정 수준 이상의 파장이 일어날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이와 맞물려 한때 국내 1등 검색엔진이라는 위상에 도취된 게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던 네이버가 '창조적 경제아이템' 사례를 일궈내면서 과거의 진취적 아성을 회복하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