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檢, 공무원노조 서버 전격 압수수색 '초강수 눈길'

임혜현 기자 기자  2013.11.08 11:04:34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검찰이 대선 개입 의혹 고발사건과 관련,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이하 전공노) 홈페이지 서버 압수수색에 나서 향후 파장이 주목되고 있다.

시민단체인 자유청년연합은 지난달 29일 전공노가 지난 대선을 앞두고 불법 선거운동을 했다며 김중남 전공노 위원장 등을 공직선거법·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는 지난 4일 수사에 착수한 가운데 불과 나흘만에 압수수색이라는 카드를 꺼낸 셈이다.

8일 정용천 전공노 대변인은 "검찰이 오전 10시에 대선개입 고발 건과 관련해 전공노 홈페이지 서버를 압수수색하겠다고 통보했다"고 공개했으며, 실제로 검찰은 바로 서버가 있는 경기도 일산 소재의 한 서버업체에 대한 압수수색을 시도하면서 조합원들과 대치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빠른 압박, 효성 수색과 흡사' 평가

이번 압박은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 신병 확보 당시 긴 대치 국면을 빚다가 '자발적으로 문을 열고 나온 이를 검거한 모습이 돼 버린' 국가정보원의 사례와 달리, 실제 성공 여부와는 관계없이 일단 타협없이 원칙적으로 빠르게 압수수색을 진행한다는 틀에 충실하려는 포석으로 읽힌다.

지난 10월 검찰의 효성 압수수색 당시 1층에서 시간을 끌려던 직원들을 무력화하고 빠르게 일을 처리하는 등 근래 검찰 수사에서의 신속한 진행 패턴이 이번에도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움직임이 검찰 일선의 정서를 반영한 게 아니냐는 점에도 시선이 쏠린다. 국가정보원이나 사이버사령부가 선거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있는 상황에서 어느 정파에 기울든 조직적으로 개입했다는 의혹이 있다면 좌고우면하지 않고 수사를 진행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기 위해 전격 압수수색을 진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치적 사건, 좌고우면 않겠다" 제스처인지도 눈길

채동욱 전 검찰총장 낙마가 선거 관련 수사에 강하게 드라이브를 건 반발 때문이 아니냐는 음모론이 존재하는 가운데 이를 의식하지 않고 원칙에 근거해 나오는대로 모두 수사한다는 '내부 단속' 아이템으로 이번 건이 활용될 지에도 시선이 간다.

한편 이번 전공노 압수수색 건으로 검찰의 수사 향방에 따라 정치 전반이 영향을 받는 검찰 주도 정국이 형성되게 된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검찰이 이번 사건을 어떻게 수사하고, 아울러 다른 사건들의 처리와 어떻게 이번 전공노 건이 비교되는가에 따라서 검찰 신뢰도가 급상승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다만 법무부 등의 고위층에 공안 출신 라인이 아직 건재한 상황에서 일선청의 의지만으로 모든 것이 좌우될 지 의문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