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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현대차, 리콜전쟁 지속…품질경영 흠집

노병우 기자 기자  2013.11.05 17:3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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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싼타페와 관련해 이른바 '수(水)타페'로 한 차례 곤혹을 치렀던 현대자동차. 이런 가운데 현대차는 최근 또 다른 대형 악재를 만나 나라 안팎에서 앓는 소리를 내고 있다. 바로 주력 수출시장인 북미 지역뿐 아니라 국내에서 제품결함에 따른 시정조치(리콜)때문에 품질문제가 또다시 불거진 것.

더욱이 이번 리콜은 연내 신형 제네시스가 출격을 앞두고 있는 만큼 현대차에게는 치명적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30일 현대차 제네시스의 브레이크 잠김방지시스템(ABS) 속 제어장치 부식으로 브레이크 성능이 저하될 수 있는 결함이 발견돼 리콜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 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이 예비조사에 들어가 지난달 21일 리콜한다고 밝힌 내용과 동일하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 4월 브레이크 스위치 접촉 불량 등으로 북미에서만 쏘나타 및 그랜저 등 190만대를 리콜한 데 이어 8월에는 서스펜션 부식으로 쏘나타와 그랜저 24만대를 리콜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올여름에는 장마철을 맞아 싼타페 및 아반떼 등 인기 차종의 누수 문제로 현대차그룹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산적한 상황이었다.

이처럼 올해 현대차그룹의 리콜 대수가 미국은 물론 국내에서도 수백만 대에 달하는 역대 최대 규모로 치달은 상태에서 현대차그룹을 바라보는 미국 소비자들의 시선이 고울 리 만무하다. 저렴한 이미지를 내세워 점유율을 확보하긴 했지만 이어진 리콜이슈로 견고한 브랜드가치를 전달하는데 애를 먹고 있다.

미국 소비자잡지인 컨슈머리포트는 미국 현지에서 소비자 신뢰도가 가장 높은 기관이다. 그런데 지난달 28일 컨슈머리포트가 28개 브랜드를 대상으로 발표한 '2013 자동차 신뢰도 조사결과'에서 기아차는 16위, 현대차는 21위를 기록하며 우울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현대·기아차가 지난해 보다 각각 4계단, 6계단씩 떨어진 것과 달리 일본 브랜드는 렉서스와 토요타가 1, 2위를 석권하는 등 여전한 저력을 과시했다.

그동안 정몽구 회장은 故 정주영 회장 때부터 전통처럼 굳어진 '품질경영'을 수차례 강조했다. 현대차와 정몽구 회장에게 '품질경영'은 과거와 현재를 잇는 범기업적 자존심이나 다름없다. 하지만 브랜드 주요시장인 미국에서 수차례 반복된 실수들은 현대차그룹 브랜드 이미지에 적잖은 상처를 입히는 것은 물론, 자존심에도 큰 생채기를 남겼을 게 당연하다.

분명 현대차그룹의 브랜드 인지도는 과거보다 많이 상승했다. 하지만 여전히 선두업체보다는 상대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선 것은 부정할 수 없다.

브랜드 경쟁력을 키우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 '신뢰'다. 특히 자동차에 있어서 리콜은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 품질과 직결된 문제이기에 품질점검 강화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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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글로벌 5위 자동차제조사로 도약한 현대차그룹이 추락한 신뢰도와 이미지를 회복하기 위해 그간 양적성장을 일궈낸 바탕 위에 품질과 브랜드 가치를 제고해 한 차원 높은 질적 도약을 승부수로 던질 필요가 있다.

자동차 판매고와 성능은 같은 바탕에 있는 것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