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유업체들이 '원유(原乳)가격연동제' 시행 이후 우윳값을 리터당 200원가량 올리면서 적정 인상안인지 여부에 소비자들의 관심이 부쩍 쏠리고 있다.
5일 유업체에 따르면 원유가격연동제 협상타결 이후 S우유를 시작으로 최근 잇따라 리터당 200원가량 인상했다. 대형마트들도 PB(자체상표) 우윳값을 덩달아 10% 안팎으로 올렸다.
이에 따라 주요 유업체들의 백색시유(흰 우유)는 1000㎖(1ℓ)에 대형마트 기준 2300원대에서 2500원대(1A등급)로 인상, 진열되고 있다. 인상 이후 대형마트 PB우유는 1A등급 1000㎖에 1800원대 판매 중이다. 똑같은 1A등급이지만, 업체 브랜드 부착 여부에 따라 최고 800원씩 차이가 나는 셈이다.
이처럼 같은 등급의 우유지만, 가격의 차이가 나는 이유는 뭘까. 우유등급을 매기는 기준은 두 가지가 있다. 체세포와 세균수를 기준 삼아 4~5등급으로 나뉘는데, 유업체들은 대개 세균수를 기준으로 등급을 표기하고 있다.
세균수 기준 1-4등급까지 있는데 목장에서 수집된 원유 90% 이상이 1등급(1A, 1B)이라는 게 순천대 동물자원학과 교수의 설명이다. 등급이 같을 경우 우유품질은 별 차이가 없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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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대형마트를 찾은 소비자들이 유제품코너에서 유통기한과 상표를 꼼꼼하게 비교하며 우유를 고르고 있다. = 박대성 기자 | ||
그렇다면 유업체는 리터당 2500원이고, 대형마트는 1800원대에 판매하는 게 어떻게 가능할까. 유업체들은 필요 이상으로 마진을 챙기는 것은 아닐까.
유업체들이 원가를 세세하게 공개하지도 않을 뿐더러, 공개되도 검증하기가 쉽지 않다. 다만, 자세히 비교해 보면 대형마트들의 숨은 원가경쟁력이 있다. 마치 가전양판점이 기능을 단순화해 가격을 낮추는 것과 흡사한 꼴이다.
톱스타를 섭외하지 않고 우유팩의 두께차, 제조공정의 단순화로 인한 유통기한의 조절 등이 비법으로 꼽힌다. 특히 주문자(대형마트) 상표로 직거래하기 때문에 원가절감이 가능해 비교적 싼 가격에 공급할 수 있다는 게 마트와 유업체의 공통된 해석이다.
한 유업체 관계자는 "대형마트 PB우유는 ESL이 아닌 일반공정에서 우유를 생산하고 유통단계를 줄여 단가를 낮췄으며, 마트들이 마진을 거의 안보고 판매하는 것으로 안다"며 "PB우유도 좋은 우유며 품질이 결코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원유가격연동제란, 3~5년 주기로 우유납품가를 놓고 갈등을 벌이는 낙농가와 유업체 간 분쟁을 조정하기 위해 올 처음 도입한 제도며, 원유 기본가격을 기준원가와 변동원가로 구분해 산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