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국보 1호가 신음하고 있다. 화재로 소실될 뻔한 숭례문이 복구됐지만, 부실공사 논란에까지 휘말리게 된 것.
이러한 논란이 도마 위에 오르자 문화재청은 그제야 종합점검을 추진, 81곳에서 단청이 벗겨진 사실을 확인했다. 숭례문 복구공사가 완료된 지 5개월 만에 일어난 일이다.
지난 2008년 2월10일 오후 8시40분 경, 한 노인이 숭례문에 시너를 붓고 불을 질렀다. 어처구니없는 방화사건에 숭례문은 무너져갔고 국민들은 분노했다. 이에 정부는 5년이 넘는 기간과 245억원의 비용을 투입해 숭례문 복구를 완료했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지난 2010년 1월부터 시작된 숭례문 복구공사는 2013년 6월 완료됐다. 지난 10월8일 단청 박락현상이 발견되는 등 숭례문 곳곳에서 여러 문제점이 지적돼 왔던 터다.
단청이란 목조건물의 벽·기둥·천장 등에 오색으로 무늬를 그리거나 색칠해 장식한 것을 일컫는데, 단청이 긁히고 깎이거나 벗겨지는 현상이 숭례문에서 드러난 것이다. 물론, 오래된 건물일 경우 박락현상이 심하게 나타날 수 있지만, 불과 반년도 되지 않아 이러한 일이 발생했다는 것은 충격으로 다가올 뿐 아니라 납득하기조차 힘든 상황이다.
문화재청은 숭례문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자 20군데서 박락현상이 발생했다고 설명했지만, 종합점검 결과 이보다 4배 많은 81곳에서 단청이 벗겨진 사실을 확인했다. 복구가 완료되자마자 이러한 문제점이 발생했던 것에 문화재청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문화재청 국감에서도 숭례문 부실 논란은 단연 화두였다. 김태년 의원(교문위·민주당)이 숭례문 관리일지에 1·2층 기와를 비롯해 현판글씨마저 변색이 진행된 것으로 기록됐다고 주장한 것. 이에 대해 문화재청 숭례문 담당실무자는 "비전문가인 경비직원이 멀리서 보고 오해를 한 것"이라고 해명했으나, 이 역시 국감 당일 아침에서야 부랴부랴 숭례문 상태를 알아본 것이다.
숭례문 사무소 현장직원들이 작성한 일지를 문화재청 측에서 살펴보고 대응할 노력도 하지 않았다는 뜻으로도 풀이되는 대목이다. 비전문가인 관리직원에게 숭례문 상태를 기록하게 해놓고도 확인조차 하지 않은 것은 공분을 사기에 충분하다.
범국민적 분노가 일기 시작하자 문화재청은 지난달 30일 숭례문에 대해 단청공사를 중심으로 복구공사 전반에 대한 1차 종합점검을 시작했다. 이와 함께 숭례문 복구공사와 단청작업을 지휘한 박왕희 수리기술 과장을 대기발령하는 문책성 인사도 지난달 25일 단행했다.
이처럼 문화재청이 숭례문 부실공사 논란에 대해 다각적 노력을 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문제가 발생하고 나서야 대응하는 것은 분명 잘못된 태도다. 이 결과 애초에 이러한 문화재 훼손논란이 발생하지 않게 하기 위한 예방조치가 미비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숭례문은 국보 1호다. 숭례문이 방화로 시름을 앓은 후 복원이 완료돼 가림막을 치우고 그 모습을 다시 내보였을 때 우리는 아픔과 기쁨의 순간을 가슴에 새겼다. 그만큼 숭례문은 대한민국에 상징적인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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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 1호조차 두 번 죽이는 관리·감독 실태가 또 다시 반복된다면, 이는 결국 부메랑처럼 돌아와 문화재 방치의 대표적 사례라는 오명으로 낙인찍힐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