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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채 KT 회장, 이사회서 전격 사의 표명

업계 "정치권 인사 말고 전문가 앉혀야"

나원재 기자 기자  2013.11.03 20:3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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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배임 의혹으로 검찰수사를 받아 온 이석채 KT 회장이 3일 결국 이사회에서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이 회장은 이날 이사회에서 사임 의사를 밝히고 전 임직원에게 이메일을 보내 "직원들의 고통을 더 이상 지켜볼 수 없어 솔로몬왕 앞의 어머니 심정으로 결단을 내렸다"며 "후임자가 결정될 때까지 남은 과제를 처리하고 새로운 환경에서 KT를 이끌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이 회장이 아프리카 르완다를 방문 중 "자진사퇴는 없다"고 했던 자신의 말을 뒤집은 것으로, KT 안팎에서는 검찰수사 압박에 결국 손을 든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 10월22일에 검찰은 경기도 분당에 위치한 본사와 서울 서초사옥·계열사·임직원 자택 등 총 16곳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하드디스크와 회계장부, 내부 보고서 등을 확보한 바 있다.

이후 31일에는 검찰이 KT 사무실과 임직원 주거지 등에서 사옥 매각 및 계열사 주식 매입·인수과정 관련 자료와 회계장부, 내부 보고서·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일을 두고 여권이 이 회장의 퇴진을 종용하면서 계속 압박했고, KT 후임자로 정부 인사를 임명하려는 의사를 계속 내비친 결과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지난 2008년 이명박 정부 시절 남중수 전 KT 사장이 납품비리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퇴진한지 꼭 5년만에 이 회장이 또 다시 검찰 수사로 인해 사의를 표명한 것이 여러모로 닮았다는 관측에서다. 

업계에서는 KT 다음 회장 자리에 정치권 인사가 앉아서는 안 된다는 얘기가 이미 나돌고 있었다.

이해관 전 KT노조위원장은 "KT 수장에 정치권 인사를 앉히기 보다는 통신 전문가를 앉히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경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는 KT가 다시 일어설 수 있는 방법은 통신 분야를 잘 모르는 정치 인사보다 통신전문가가 더 적합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 회장이 사의를 표명하면서 후임자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 차기 회장으로 △황창규 삼성전자 전 사장 △전하진 새누리당 의원 △이기태 삼성전자 전 사장 △윤종용 삼성전자 전 부회장 △전직 정보통신부 장·차관 △전직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KT 이사회는 퇴임일자 기준으로 2주 내 CEO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새로운 CEO를 선임한다. CEO추천위원회는 위원장을 제외한 재적위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하고, 선정된 후보는 주총에서 결의를 통해 선임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