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현대증권의 노동조합 리스크가 또다시 불거졌다. 자신들이 몸담은 현대증권에 대한 각종 의혹을 제기 중인 노조와 이에 대해 허위사실이라고 반박하는 사측. 노사갈등은 벌써 몇 년째 지속되고 있다.
이제 긴 전쟁을 마무리해야겠다는 결단이 섰을까? 현대증권은 노조에 대해 해고라는 레드카드를 꺼내들었다. 이미 알려진 대로 허위사실 유포 및 명예훼손이 주요이유다. 사측은 지난달 29일 징계위원회를 열고 노조위원장에 대해서는 면직을, 노조부위원장 2명에게는 1개월 정직이라는 강도 높은 처벌을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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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조간부 중징계 결정에 지난 29일 현대증권 노조가 이에 항의의 뜻을 표하며, 본사 앞에서 시위를 하고 있다. = 이정하 기자 | ||
현대증권 노조는 금융투자업계 가운데서도 왕성할 활동을 하는 강성노조로 꼽힌다. 노조는 그간 수차례 사측이 추진하고 있는 각종 사업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으며, 특히 경영진에 대해 녹취록 공개라는 강수를 두기도 했다.
이 탓에 현대증권뿐만 아니라 현대그룹에서도 현대증권 노조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대 입장에서 보면 황두연 부당 경영 개입설부터 현대증권 매각 의혹까지 사사건건 의혹을 제기하는 노조는 당연히 눈엣가시일 것이 분명하다.
더구나 금융투자업계의 경우 노조 자체가 없거나 있어도 제대로 활동을 하지 않는 경우도 허다하기에 더욱 그러할 게 뻔하다.
그러나 동양사태를 지켜보면 현대증권의 강성노조는 사측에 독이 아닌 약이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은 법정관리 신청 직전까지 그룹 회사채와 기업어음(CP)을 팔도록 종용했고, 이후 개인피해자들은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결국 죄책감에 지점직원이 자살하는 사건까지 벌어졌다.
최인호 동양증권 노동위원장은 지난달 사임의 뜻을 표하며 회사를 견제하지 못해 죄송하다고 거듭 머리를 조아렸다. 그는 "동양증권이 작금의 사태에 이르기까지 회사를 적절히 견제하지 못한데 대한 책임과 부족함이 많았다"고 사죄했다.
금융투자업계도 그간 동양증권 노조가 회사 압박 속에 제대로 된 활동을 하지 못한 것은 물론 이번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는 역할을 하지 못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뒤늦게나마 동양증권 노조는 개 인피해자와 연대를 추진, 공동대응에 나섰으며 현재현 회장을 특정경제범죄 가중 처벌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소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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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를 내친 현대증권이 노조리스크를 극복하고 새롭게 비상할 수 있을지 향후 형국이 무척이나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