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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박카스' 제2신화 캄보디아 현지 수입·유통업체 현장에선…

"자동차오일이라는 오해에 박카스통 매고 시음행사 나섰죠"

캄보디아 프놈펜 = 조민경 기자 기자  2013.11.01 11: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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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1400만명 인구가 매년 8캔 섭취', '세계 No.1 에너지음료 레드불 판매량의 4배'. 동아ST '박카스'가 캄보디아에서 일궈낸 제2의 신화다. 캄보디아의 박카스 매출은 2009년 7600만원에서 지난해 172억원을 기록할 정도로 성장에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캄보디아에서의 괄목할만한 성장세는 앞서 1980년대 미국과 중국시장에서 쓴맛을 본 이후 만들어낸 성과로 더욱 주목받고 있다. 동아ST는 이러한 캄보디아 박카스 신화를 미얀마, 베트남 등 동남아시장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제3, 제4의 신화로 이어간다는 목표다.

'대한민국 대표 피로회복제' 대명사인 박카스가 전 세계로 뻗어가고 있다. 박카스는 현재 미국과 중국, 필리핀, 몽고, 캐나다, 캄보디아, 일본, 호주 등 28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박카스 해외 매출은 2007년 25억원을 시작으로 2010년에는 34억원으로 신장했다. 이후 2011년에는 87억원, 지난해에는 208억원을 기록하며 큰 폭으로 성장했다. 올해는 330억원의 매출이 예상된다.

해외에서의 이러한 고성장 바탕에는 캄보디아에서의 박카스 열풍이 있었다. 2009년 캄보디아에서 첫 선을 보인 이후 현지에서 프리미엄으로 통하는 한국 제품임을 앞세워 한류열풍과 함께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그 결과, 캄보디아는 단일 국가를 대상으로 박카스 해외 수출에 있어 최대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말 그대로 박카스 제2의 신화를 일궈낸 것이다.

눈으로 보지 않으면 믿기 힘들다는 말이 있듯, 박카스 열풍 진원지를 직접 확인해보고자 지난달 30일 캄보디아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 도착해 현지 수입·유통업체인 CAMGOLD(캠골드)사로 향했다. 동아ST가 박카스가 품질을 바탕으로 인기 기반을 갖췄다면, 이를 캄보디아 현지에 유통하고 폭발적인 인기를 누릴 수 있도록 한 것은 캠골드사다.

◆노점상에서 "박카스, 박카스"

프놈펜 국제공항에서 캠골드사로 가는 버스 창밖으로 거리의 수많은 노점상들이 눈에 들어왔다. 이곳 노점상들의 특징은 커다란 주황색 아이스박스를 놓고 음료를 보관하며 판매하는 것이었는데, 바로 박카스가 주요 판매품목이란다.

실제 캄보디아의 박카스 매출의 80% 이상이 이 같은 노점상에서 일어나고 있다. 슈퍼나 편의점 등 유통채널을 통한 판매는 20%에 불과하다. 때문에 프놈펜을 비롯한 캄보디아 전역의 노점상과 각종 관광지에서는 아이스박스에서 갓 꺼낸 박카스를 구매하는 광경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생소한 광경을 구경하고 있자니 금세 캠골드사에 다다랐다. 커다란 철문이 열리자 박카스가 가득 쌓인 창고와 그 박카스를 트럭에 싣고 있는 직원들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박카스 수입·유통업체인 캠골드사 제1, 2창고에 박카스 상자가 쌓여있다. 박카스 수요급증으로 현재 제3창고까지 짓고 있다. = 조민경 기자  
박카스 수입·유통업체인 캠골드사 제1, 2창고에 박카스 상자가 쌓여있다. 박카스 수요급증으로 현재 제3창고까지 짓고 있다. = 조민경 기자
캠골드사에는 제1창고와 제2창고 2개 창고동이 운영되고 있었는데, 박카스 매출이 급신장하면서 올해 8월 제2창고를 준공했다. 그러나 창고 2개로도 늘어나는 박카스 수요를 감당하기 힘들어 현재 제3창고도 짓는 중이다.

제1창고와 제2창고 할 것 없이 어마어마한 높이로 박카스가 쌓여있었다. 이 많은 박카스가 언제 다 판매될 수 있을까하는 걱정은 기우였다. 오히려 물량이 부족해 매일 한국에서 배를 통해 200만~300만캔을 들여오고 있단다.
 
김종혁 동아ST 해외사업부 해외영업2팀장은 "각 창고는 6만3000캔이 들어가는 컨테이너 50개 정도 양을 수용, 2개 창고에서 약 630만캔을 보관 중"이라며 "이중 하루 200만~300만캔을 도매상과 소매상에 공급하고 있으며, 안정재고 400만~700만캔을 유지하기 위해 소비되는 양 만큼을 매일 한국에서 배를 통해 들여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더 빠른 공급과 판매를 위해 캄보디아 현지에서 직접 생산하는 방식도 고려했으나 프리미엄 제품으로 통하는 'Made in Korea'라는 메리트와 열악한 현지 기술 등 사정을 고려해 우리나라에서 생산해 공급하는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캠골드사가 들여온 박카스는 현지 도매상과 소매상에 공급되는데, 그 중에서도 도매상의 비중이 훨씬 높다. 앞서 언급했듯 노점상의 판매량이 전체의 80%에 달하기 때문인데, 19개의 지역 거점(대리점)을 두고 250여개 도매상에 박카스를 공급하고 있다. 

◆에너지음료 시장 1위 '레드불' 제쳐

캠골드사는 기존에 중장비 사업을 진행하던 Sam Khun(삼 쿤) 회장과 Sok Samnang(속 삼낭) 사장이 박카스 수입·유통을 위해 설립한 회사다. 삼 쿤 회장과 속 삼낭 사장은 2008년 부산 출장 중 피로회복을 위해 마신 박카스 맛에 반해 직접 동아ST(구 동아제약)를 찾아 캄보디아의 박카스 수입·유통을 맡겨달라고 부탁했다.

당시 동아ST는 캠골드사의 요청에 선뜻 응할 수 없었다. 앞서 88올림픽이 열리던 1980년대 후반 글로벌화를 위해 미국과 중국에 박카스를 발매했지만 고배를 마셨기 때문. 그러나 동아ST는 캠골드사의 지속 요청과 당시 캄보디아의 사회 분위기가 우리나라에서 박카스의 성장을 이끈 1960~70년대 산업화시기와 비슷하다는 판단에서 캄보디아 박카스 발매를 결정했다.

  동아ST는 캄보디아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킥복싱대회를 후원해 인지도를 높였다. 사진은 킥복싱경기장 내 박카스 판매대. = 조민경 기자  
동아ST는 캄보디아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킥복싱대회를 후원해 인지도를 높였다. 사진은 킥복싱경기장 내 박카스 판매대. = 조민경 기자
이 같은 판단은 적중했다. 판매 첫해인 2009년 박카스 매출은 7600만원(26만캔)을 기록했으며 △2010년 6억1400만원(218만캔) △2011년 52억4800만원(1978만캔) △2012년 171억8200만원(6099만캔)으로 급증했다.

올해는 290억원(1억캔) 매출이 예상된다. 1400만명이 캄보디아 인구수로 환산하면 캄보디아 국민 1인당 연간 8캔의 박카스를 먹는 수준이다. 인구 5000만명인 우리나라에서 매년 4억병 정도가 발매되는 것을 감안했을 때도 괄목할만한 성과다.

또한 캄보디아의 국민소득을 감안하면 박카스의 급성장은 더욱 놀랍다. 수도 프놈펜의 경우 1인당 평균 월급여가 150달러 정도인데, 박카스 한 캔의 가격은 0.6달러(60센트)에 달한다. 경쟁제품인 '레드불'(0.5달러)보다 비쌈에도 불구, 4배 이상 판매량을 보이고 있으며 2011년 레드불을 1위 자리에서 끌어내린 뒤 에너지음료 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캄보디아에서의 이 같은 박카스 성공에는 수많은 노력이 있었다. 동아ST 해외사업부와 캠골드사는 박카스를 알리기 위해 밤낮없이 뛰어다녔다. 프놈펜에서 유동인구가 많은 거리와 주요 국도변에 음료업체 최초로 대형 입간판을 설치하고, 킥복싱 대회와 워터페스티발 공식후원사로 참여해 인지도 확대에 주력했다.

◆캄보디아 에너지음료 시장 1위 등극

물론, 캄보디아 사람들이 처음부터 박카스에 환호한 것은 아니다. 캄보디아에서는 박카스가 우리가 흔히 접하는 콜라나 캔 제품처럼 250ml 캔 형태로, 오리지널 제품과 슈가프리(무가당) 제품 두 가지로 판매된다.

  캄보디아 프놈펜의 한 편의점에 박카스가 진열돼 있다. = 조민경 기자  
캄보디아 프놈펜의 한 편의점에 박카스가 진열돼 있다. = 조민경 기자
캄보디아의 대중적인 캔 음료는 국내 '비락식혜' 캔처럼 작고 통통한 형태로, 길쭉한 박카스캔은 캄보디아 소비자들에게 생소할 수밖에 없었다. 

삼 쿤 회장은 "박카스의 특유의 톱니바퀴 모양과 파란색의 디자인 때문에 자동차 오일로 오인하는 소비자들도 많았다"며 "때문에 처음에는 한국의 야구장에서 맥주통을 매고 다니며 맥주를 호수로 쏘아주는 것처럼 박카스통을 매고 다니며 시음 마케팅을 펼쳤다"고 말했다.

이러한 시음행사와 대형 입간판 설치 등 활발한 마케팅 활동에 힘입어 박카스는 현재 캄보디아 에너지음료 시장 1위에 올라있다.

동아ST는 박카스 제2의 신화를 만들어낸 캄보디아를 동남아시장 전초기지로 삼아 제3, 제4의 박카스 신화를 만들어내겠다는 목표다. 또한 동남아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으로도 뻗어나갈 방침이다. 이미 올해 3월 미얀마, 8월 베트남, 10월 탄자니아와 스리랑카에서 박카스를 발매했으며 내년에는 네팔과 나이지리아에서 첫 선을 보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