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배 기자 기자 2013.10.31 09:42:59
[프라임경제] 단 두 곳에서 치러진 10·30 재보궐 선거에서 이변은 없었다. 예상대로 두 지역구 모두 새누리당 후보가 승리를 거머쥐었다. 전통적인 여권 강세지역이라고는 하지만 큰 득표율 차이를 보여 차후 민주당의 고민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초미니 재보궐 선거, 새누리당 압승
경기 화성갑은 예상대로 서청원 새누리당 후보가 압승을 거뒀다. 박근혜 대통령의 핵심측근이자 당 대표를 지낸 서청원 후보는 63.8%의 높은 득표율로 민주당 오일용 후보를 가볍게 따돌리고 7선 국회의원 생활을 시작하게 됐다.
정권심판론을 내세운 오일용 후보는 29.2%의 득표율로 2위 자리를 지키긴 했으나 당 내부 기대에 훨씬 못 미치는 성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오히려 화성에 지역기반을 둔 통합진보당 홍성규 후보(8.2%)의 선전이 눈에 띈다.
이와 관련 김재연 통진당 대변인은 "사상유래 없는 '진보당 죽이기' 속에서 거둔 의미 있는 성과"라면서 "화성시민의 용기있는 선택에 감사드린다"는 구두논평을 내놨다.
당선이 확정된 이후 서청원 당선자는 "이번 투표 결과는 저의 승리라기보다 화성 시민의 승리가 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여 이 지역 발전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경북 포항남·울릉에서도 이변은 없었다. '지역발전론'과 '정권견제론'이 맞붙었지만 주민들은 지역발전에 손을 들어줬다. 새누리당 박명재 후보가 압도적인 득표율(78.6%)로 개표 시작 한 시간도 채 안돼 일찌감치 승리를 확정지은 것. 허만대 민주당 후보는 18.5% 득표율을, 박신용 통합진보당 후보는 2.9%의 득표율을 얻는데 그쳤다.
박명재 당선자는 "지지와 성원을 바탕으로 정체됐던 포항의 발전과 함께 갖가지 민원과 해결되지 못한 숙원 과제들을 하나하나 차근차근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돌아온 서청원 정국에 미칠 영향은?
이번 재보선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새누리당의 압승보다 서청원 전 대표의 귀환이다. 서 전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의 핵심측근으로 그의 귀환은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뒷받침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그간 국가기관 대선개입 의혹의 늪에서 허우적대던 새누리당으로서도 이번 재보선 승리는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를 계기로 새누리당은 향후 정기국회 일정에서 예산안 및 법안 처리에 한층 속도를 낼 것이라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반면 완패를 당한 민주당은 이번 재보선이 승리하기 어려운 선거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도부 책임론이 불거지거나 당 내홍사태가 벌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문제는 득표율 차이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새누리당 텃밭이었고, 두 지역구에서 치러진 초미니 재보선이었다"고 위안삼고 있지만 경기 화성갑에서 30%p가 넘는 큰 격차로 패배해 정치적 타격은 불가피해 보인다.
국가기관의 대선개입 의혹을 놓고 파상공세를 펴왔던 김한길 지도부로서는 일정 부분 리더십에 상처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대선 부정선거 문제제기와 정권심판론을 내세운 강경투쟁이 민심 바닥에서는 제대로 먹히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시켜준 재보선이었다는 평가다.
한편, 이날 선거 결과가 확정되자 유일호 새누리당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경제를 살리고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등 민생에 매진해야 하는 박근혜 정부의 성공적 국정운영을 위해 힘을 실어준 결과"라며 "허황된 정권심판론 같은 정쟁에 휘둘리지 않는 표심을 보여줘 정치권은 여야를 막론하고 표심의 뜻을 깊이 헤아려야 한다"고 밝혔다.
김관영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은 이번 10·30 재보궐 선거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인다"면서 "더 낮은 자세로 국민의 뜻을 받아들이는 민주당으로 거듭나겠다"고 자세를 낮춘 모습을 보였다.
이날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실시된 재보궐 선거의 투표율은 평균 33.5%로 저조한 수준이었다. 경기도 화성갑은 32%, 경북 포항남·울릉은 34.9%의 투표율을 각각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