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아무것도 아닐지 모르는 저 폐기물들이 다 재산이고 자원입니다."
경기도 성남시 복정동 185. 언뜻 보면 평범한 고물상점처럼 보이는 이곳에 연매출 35억원을 바라보는 어엿한 예비사회적기업이 자리 잡고 있다. 리사이클(재활용) 사업을 통해 폐기물 자원화를 꾀하고, 아울러 취약계층을 위한 일자리 제공 역할까지 담당하는 착한 기업 (주)강산리싸이클링(대표 김병국·이하 강산)을 찾았다.
◆3000만원으로 시작해 연매출 35억
2010년 12월 설립한 강산은 2011년 11월 예비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았다. 현재 근무하고 있는 직원은 10여명. 이 가운데 노숙인·장애인·고령자 등 취약계층은 60% 정도다. 초기자본 3000만원으로 시작했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지금은 사업 덩치가 제법 커졌다. 재활용업만 21년째인 김병국 대표를 만났다.
"어렸을 적 생활이 힘들어 지하철에서 신문을 팔기도 했고, 1톤 트럭으로 무가지를 나르기도 했는데, 이런 인연이 이어져 지금까지 왔네요. 힘든 적도 참 많았지만 그때마다 많은 분들 도움이 있었고, 그 덕에 성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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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산리싸이클링 사무실 앞 터에서 한창 작업중인 근로자들. = 정수지 기자 |
강산은 사업장 소재지인 성남시 및 인근 지자체에서 발생하는 △폐지(제지류) △고철(캔) △유리병 △폐플라스틱 등을 수집·선별하고, 무게를 계근해 제지회사와 고철회사 등의 대상(大商)들에게 유상 판매한다. 또 공공주택 및 대형유통업체 재활용사업도 한다. 입찰 받은 백화점이나 마트의 재활용을 수거하고, 공사 폐기물도 처리한다.
"소형가전 수거처리사업으로 취약계층에게 안정적 일자리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아직은 구상단계지만 도시광산화사업도 준비 중입니다. 폐소형 가전제품을 수거·분해·해체하고 분류한 다음 선별해 재활용품을 판매하는 사업인데, 아직은 미비한 수준이지만 처리과정이 원활히 진행되면 부가가치가 창출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환경보전과 사회적 공익성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도시광산화 사업준비…받은 만큼 베푸는 게 사람 사는 이치
LG전자와 LG화학의 후원은 강산의 발전에 큰 힘이 됐다. 사회적기업 지원대상에 선정된 후 LG 측으로부터 8000만원을 무상 지원받아 집게차를 구입했고, 매년 해외 사회적기업 연수와 월간 세미나 등에 참여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의 도움을 받고 있다.
아직은 받은 만큼 다 돌려주지는 못하지만, 작게라도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김 대표의 뜻에 따라 강산은 베푸는 실천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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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매결연을 맺은 노인요양시설 '자광원'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주)강산리싸이클링 임직원들. = 정수지 기자 |
사내에 무료급식 컨테이너를 만들어 인근 노인들과 매일 방문하는 폐지수거인들에게 무료로 점심식사를 제공하고, 인근 노인요양시설 '자광원'과 자매결연을 맺어 정기적인 후원과 청소, 배식 등 봉사활동을 실시하고 있다. 또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본부와 함께 '헌 교과서 모으기' 운동도 하고 있다. 경기도 관내 초·중·고등학교에서 수거한 헌 교과서를 잘 분류해서 북한과 연변, 몽골에 있는 아이들에게 건네는 일이다.
이런 땀방울들을 모아 지난해와 올해 각종 기부금 등으로 환원했더니 벌써 1억2000만원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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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강산리싸이클링의 김병국 대표. = 정수지 기자 |
이웃 생각하는 마음만큼이나 직원들 챙기는 마음도 따뜻하다.
"사업 규모가 커지고 잘 된다면 회사직원 중 한 명씩 선정해 자립할 수 있게 도와줄 겁니다. 제가 힘들었던 시절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 여기까지 왔듯이 저도 반드시 누군가의 도움이 돼야겠죠. 그게 사람 사는 이치 아니겠습니까."
끝으로 김 대표는 자립을 매우 중요한 가치라고 강조했다.
"올해 안으로 예비사회적기업에서 한 단계 나아가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을 예정입니다. 하지만 사회적기업이라고 해서 외부 지원에 너무 의존하면 안된다고 봅니다. 스스로 자립할 수 있을 때 진정한 가치가 있는 것 아니겠습니다. 오늘도 내일도 자립을 목표로 한발 한발 나아갈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