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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미니'보다 이런 점 더 낫다 '2세대 쏘울'

핸들링 가볍고 가속·정지 즉각 반응…고속주행 한계 관건

전훈식 기자 기자  2013.10.30 13:3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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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국내시장에 파격적인 모습으로 큰 파동을 일으킨 쏘울이 새롭게 돌아왔다. 기존 1세대 DNA를 크게 바꾸지 않고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 더욱 현대적이고 독창적인 디자인으로 완성된 것이다. 또 더욱 부드러워진 주행성능과 최첨단 기술을 적용하면서 소비자들의 기대에 부응했다. 여기에 미니(MINI)를 경쟁모델로 꼽으면서 치열한 경쟁구도도 전망되고 있다. 기아차의 영혼이 담긴 2세대 쏘울의 매력을 시승을 통해 살펴봤다.

'기아차 영혼' 쏘울이 더욱 개성 넘치는 모습으로 돌아왔다. 1세대 출시(2008년) 이후 5년 만에 태어난 쏘울은 개성적 스타일과 첨단 이미지를 결합해 '보여주고 싶고 타보고 싶은 편안한 차'로 새롭게 돌아왔다.

기아차가 '디자인'을 앞세워 처음으로 제작된 1세대 쏘울은 독특한 디자인과 높은 효율성으로 국내보다는 글로벌시장에서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며 '기아차' 브랜드를 알리는 계기를 마련했다. 실제 1세대 모델의 지난해 판매량은 내수 6661대, 수출 14만8533대를 합쳐 총 15만5194대를 달성했다.

이번 2세대 쏘울은 기아차가 지난 2010년 프로젝트명 'PS'로 개발에 착수해 44개월의 연구개발 기간과 약 2400억원의 투자비용을 들여 완성된 모델이다. 특히 1세대 모델이 브랜드 대표디자인 아이콘으로 명성을 떨친 만큼, 이번 2세대 역시 글로벌시장에 독창적인 디자인과 가치를 다시 한 번 각인시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기아차의 영혼이 담긴 2세대 쏘울이 어떠한 매력을 발휘할 지 직접 확인해 봤다. 시승모델은 1.6 프레스티지 가솔린 모델로, 코스는 평창군 알펜시아리조트를 출발해 영동고속도로와 동해고속도로, 동해대로 등을 거쳐 정동진을 돌아오는 약 140㎞의 구간이다.

◆늘어난 휠베이스…실내 넓어져

2세대 쏘울의 가장 큰 특징은 다른 차종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한 디자인으로, 개성 넘치는 기존 이미지를 그대로 계승하면서도 한 단계 성숙한 세련미를 자랑한다. 전장과 전폭이 각각 4140mm, 1800mm로 기존대비 20㎜, 15㎜ 길어졌고 전고(1610mm)는 10㎜가량 낮아지면서 한층 날렵해진 느낌이다. 여기에 A필러 기울기를 낮춰 보다 스포티하고 더 역동적인 모양새다.

   더욱 깔끔하면서도 고급스러움이 강조된 실내 디자인은 대쉬보드 좌우에 독특한 모양으로 자리 잡은 스피커와 기어 손잡이가 위치한 시동버튼으로 2세대 쏘울만의 특별한 개성을 강조하기에 충분했다. Ⓒ 기아자동차  
더욱 깔끔하면서도 고급스러움이 강조된 실내 디자인은 대쉬보드 좌우에 독특한 모양으로 자리 잡은 스피커와 기어 손잡이가 위치한 시동버튼으로 2세대 쏘울만의 특별한 개성을 강조하기에 충분했다. Ⓒ 기아자동차

기존 디자인 요소가 그대로 적용된 측면부는 윈드쉴드와 측면 창이 하나로 이어지는 느낌을 구현해 개방감을 극대화했다. 여기에 세계 최초로 그레이 외에도 레드와 블랙으로 휠커버 색을 바꿀 수 있는 '18인치 체인저블 컬러 휠'를 장착해 주행 때 옆모습을 보다 독창적으로 만들어주기에 충분했다.

한편, 실내 디자인은 깔끔하면서도 곳곳에 가죽소재를 적용해 고급스러움을 잘 살렸다. 늘어난 휠베이스로 인해 전체적인 내부공간이 넓어졌다. 시트의 경우 천연과 인조가죽의 적절한 조화를 이뤄 몸을 편안하게 감싸 안았고, 시트포지션은 SUV보다 낮아 운전자나 보조석을 타고 내리기에 적당했다.

뿐만 아니라 대쉬보드 좌우에 독특한 모양으로 자리 잡은 스피커와 기어 손잡이가 위치한 시동버튼은 쏘울만의 특별한 디자인을 표현했다.

◆흔들림 없고 조용

2세대 쏘울은 고속도로에 들어가기 전까지 이뤄진 시내 저속주행에서 뛰어난 응답성과 가속력을 뽐냈다. 핸들링도 가볍고 가속페달과 브레이크를 밟으면 즉각적인 반응을 보였다.

   2세대 쏘울은 추가된 첨단 기술로 인해 차체가 1세대와 비교해 무거워지면서 연비도 조금 낮아졌지만, 정숙성과 승차감 측면에서 눈에 띄게 향상되면서 높은 완성도를 자랑했다. Ⓒ 기아자동차  
2세대 쏘울은 추가된 첨단 기술로 인해 차체가 1세대와 비교해 무거워지면서 연비도 조금 낮아졌지만, 정숙성과 승차감 측면에서 눈에 띄게 향상되면서 높은 완성도를 자랑했다. Ⓒ 기아자동차

하지만 쏘울에 정착된 감마 1.6 GDI 엔진은 최고출력 132마력에 최대토크 16.4kg·m을 성능을 발휘하기 때문에 오르막길과 고속 구간에서는 다소 한계가 느껴진다. 평지에서는 120~130㎞까지 무리 없이 주행이 가능했던 반면, 오르막길 구간에서는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아도 엔진음만 더욱 크게 울릴 뿐 속도는 더디게 올라갔다.

게다가 무거워진 차체로 인해 연비도 기존대비 하락했다. 2세대 모델의 공인연비는 11.6km/L(복합연비 기준)로, 기존 1.6GDi 모델이 12㎞/L인 것을 감안하면 한 발짝 후퇴한 셈이다.

하지만 2세대 쏘울의 주행성능은 정숙성에서 그 빛을 발휘한다. 비록 무게중심이 높고 공기저항이 큰 박스카 모델이지만, 충분한 흡차음재 사용으로 높은 정숙성을 이끌어냈다. 실제 주행에서 가속페달을 밟아도 실내로 유입되는 엔진음이나 노면소음, 진동 등은 기존대비 크게 향상됐다. 물론 시속 140㎞ 정도를 넘어가면 엔진음과 풍절음이 커져 동승자와의 대화가 약간 불편한 정도였다.

승차감도 기대 이상이다. 푹신한 가죽시트는 허리 부분을 단단하게 잘 받쳐줬다. 급커브길 구간에서의 고속 주행에도 높은 차체에도 차가 휘청대지 않고 운전자가 원하는 대로 움직였으며,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차체 주요부위 강성을 강화하고 서스펜션을 최적화해 승차감 및 조향성능을 높인 것이다.

기아차는 이러한 2세대 쏘울 경쟁모델로 미니 쿠퍼를 꼽았다. 물론 미니 쿠퍼는 승차감이나 인테리어가 아닌 거친 드라이빙에 최적화된 모델로, 적절한 비교대상이 아니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기아차는 높은 완성도를 갖춘 2세대 쏘울에 그만큼의 기대를 갖고 있다.

해외시장에서의 호평과는 달리 의외로 저조한 국내 판매를 기록한 쏘울이 이번 변신을 통해 국내 소비자들에게 본인만의 매력을 제대로 어필할 수 있을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2세대 쏘울 가솔린 프레스티지 모델 가격은 180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