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동부증권이 투자권유대행인을 활용, 우회적 영업직원 확충을 통한 고객저변 확대에 발 벗고 나섰다. 투자권유대행인은 증권사와 위탁계약을 통해 투자자에게 금융투자상품을 권유하는 역할을 하며 계약조건에 따라 판매수익의 일부를 보수로 지급받게 된다.
동부증권은 최근 투자권유대행인에 대해 업계 최고 수준인 70%이라는 파격 조건을 내세워 눈길을 끌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론 부메랑 효과도 우려되고 있다. 이는 비단 동부만의 문제가 아닌 증권업계 전반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라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도 있다.
◆동부, 성과보수 업계 '최고 수준' 제시
동부증권은 지난 17일 투자권유대행인에 대해 인센티브를 추가 지급하는 'MGM이벤트'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에 기존 투자권유대행인이 신규 투자권유대행인을 영입할 경우 신규 투자권유대행인의 기여성과에 대해 50%를 1년간 추가 인센티브를 지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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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부증권은 'MGM이벤트'를 통해 최고 70%의 성과보수를 지급하고 있으며 오프라인 매매의 경우 30%, 신탁과 투자일임은 50%, 이밖에 펀드 등의 상품은 60%를 적용하고 있다. ⓒ 동부증권 홈페이지 화면캡처 | ||
금융투자업계에서 금기시되고 있는 성과보수에 대해 언급하면서까지 동부증권이 투자권유대행인 모집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된 까닭은 중형사의 핸디캡인 지점 수 부족과 영업인력 보강을 위한 선택으로 보인다.
동부증권의 투자권유대행인은 현재 증권업계 5위 수준으로 증권업계에서 차지하는 위치나 자산규모에 비해 투자권유대행인의 비중이 상당히 높다. 반면 지난해 동부증권은 51개인 지점 가운데 5~6곳을 줄이고 7개 영업본부를 6개로 줄이는 구조조정을 실시했다.
올 초 신년사에서도 고원종 동부증권 사장은 '동부증권 2.0시대'를 강조하며 투자권유대행인 강화를 언급하기도 했다. 고 사장은 "지점 수 또는 영업직원 숫자로 승부해오던 구시대적 WM 패러다임은 고정비 경쟁력만 약화시킬 뿐임을 명심해야 한다"며 "모바일, 투자권유대행인 등 전략적 채널을 총가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거꾸로 가는 증권업계 '언 발에 오줌 누기'
투자권유대행인 활용은 비용대비 높은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증권사 입장에서 고정비를 최소화하고 영업활동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투자권유대행인은 손쉽게 보험설계사와 유사한 성격을 지녔으며, 이전부터 증권업계에서는 보험 설계사의 뛰어난 영업력을 도입하고자 여러 차례 시도돼왔다.
특히, 투자권유대행인의 경우 증권사와의 개별계약에 따라 영업을 하는 계약직 직원이기에 유동적 증감이 용이하다. 또, 비용면에서 효과적일 수 있겠지만, 장시간 교육을 거치고 오랜 기간 근무하게 되는 정직원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마인드면에서 열등한 위치에 있어 불완전판매의 가능성이 높다.
실제 보험업계의 경우 영업활동 초기부터 설계사 제도를 이용, 방어적 상품에 대해 고객의 니즈를 직접 찾아가는 방식으로 계획을 변경, 영업에서는 일정정도 이상의 성공을 거뒀지만, 이후 불완전판매에 따른 시비에 상당기간 시달려야 했다.
이는 결국 부메랑이 돼 보험 상품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키웠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방어적 상품을 지닌 보험은 은행과 증권과 달리 영업맨이 설득하지 않으면 판매하기 어려운 상품으로, 되도록 틈틈이 박혀 영업을 해주지 않으면 안 되기에 아줌마 영업이 발달하게 됐다"며 "그러나 이후 전문성 부족으로 부정적 인식을 키웠다"고 설명했다.
보험업계는 이러한 사회 전반적인 보험 상품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타파하기 위해 전문성 강화에 힘을 쏟았고, 이후 재정 컨설턴트가 등장하게 됐다. 그러나 증권업계의 경우, 이와는 역행하는 흐름을 보여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계약직 투권인, 부담 없어 좋다"
투자권유대행인의 적극적인 도입은 증권업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전반적 현상이다. 지점 수를 줄이는 대신 부족한 인력으로 투자권유대행인으로 채우고 있는 것.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현재 1만8000여명이 투자권유대행인으로 활동하는 있고 있다. 지난 2009년 자본시장법 개정과 함께 도입된 이후 비약적으로 는 셈이다.
지점 영업맨을 줄여 고정비를 줄이는 대신 부족분을 투자권유대행인으로 채우려는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최근 증권사들은 우수한 투자권유대행인을 모시기 위해 복지 개선에도 상당히 애쓰는 분위기다.
삼성증권은 지난 9월 삼성증권 투자권유대행인으로 활동 중인 2192명에 대해 복리후생제도를 대폭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투자권유대행인에게 1년간 경조사 시 최고 130만원 상당의 물품지원, 법인콘도 사용 지원 등의 혜택이 보강했으며 특히 최우수 투자권유대행인은 100만원 상당의 건강검진 혜택 등을 추가 제시했다.
또 한국투자증권도 우수 투자권유대행인을 상대로 복리후생제도를 강화했다. 투자권유대행인은 경조사 화환과 생일축하 격려금 등을 지원받게 되며 상위 1%의 최우수 투자권유대행인은 본인과 배우자 건강검진 등 임직원과 같은 복리후생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증권업계가 잔뜩 움츠려 있다고 실적이 안 좋은 직원을 섣불리 자를 수 없다. 투자권유대행인의 경우 계약관계에 있고 성과에 따라 보수를 받기에 부담이 없다"면서 "장기적으로는 힘들겠지만, 고정비를 줄이는 데 어느 정도를 대안이 되지 않겠느냐"며 수익성 개선을 위해 어쩔 수 없다는 내부 속사정을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