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천연광물은 인류문명을 발전시키는데 결정적 역할을 해왔다. 석면(asbestos)도 그러한 사례다. '돌솜'이라고도 불리는 석면은 그리스어로 '불멸'을 뜻한다.
석면은 과거 불에 잘 타지 않고 코르크보다 가벼우며 깃털 같은 감촉과 유리섬유에 맞먹을 정도의 강도를 지녀 '꿈의 광물' '기적의 광물'로 통했다. 이를 상징하듯 석면은 예부터 금에 버금갈 정도로 값이 비쌌다.
하지만 1970년대 들어 폐암이나 후두암을 일으킬 수 있다는 논란이 불거지면서 '죽음의 광물' '악의 광물'로 전락하고 말았다. 0.01㎜ 미세먼지로 공중에 떠다니다 사람 호흡기를 통해 폐에 침범하면 그대로 흡착해 수십년 잠복기를 갖다 치명적인 질병을 일으키는 식이다.
실제 환경부가 2009년 충남지역 석면 폐광산 인근 주민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절반 이상이 폐질환을 앓고 있었다. 이제 석면은 더 이상 쉬쉬하면서 얼버무릴 게 아니란 얘기다.
그런데 최근 국토교통부가 발주한 낙동강 부산지방국토관리청 하천정비 사업장에 1급 발암물질인 석면골재가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길을 만들기 위해 하천 옆 제방에 20㎝ 정도 자갈을 깔았는데 여기에 쓰인 자갈이 경북 안동 광산에서 들여온 사문석이란 것이다.
환경단체가 시료를 채취해 전문기관에 분석해 보니 도로바닥재서 검출된 석면함유량이 무려 0.2~0.4%나 됐다고 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석면을 1급 발암물질로 규정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역시 지난 2009년부터 그 사용을 전면 금지하고 있다.
특히 석면안전관리법 제11조 제6항 '가공·변형된 석면함유가능물질의 석면허용기준'에 따르면 원석이나 단순 파쇄상태 바닥골재는 석면 불검출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더욱 큰 문제는 이번에 쓰인 사문석이 2년 전에도 같은 일로 논란을 일으킨 적 있다는 점이다. 지난 2011년 4대강 자전거 길에서 석면이 검출됐을 때 골재를 납품했던 곳이 바로 지금 광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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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지영 건설부동산부 기자 | ||
매년 찾아오는 '석면공포'. 이번 기회에 석면피해문제를 종합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일단 어느 공장에서 석면함유 자재를 사용하는지, 그동안 석면이 검출된 곳은 어디인지 국가석면지도를 만들면 어떨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