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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컷] "삼성 흡연자들, 여기서 이러시면 안 됩니다"

박지영 기자 기자  2013.10.29 11:5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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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필자 출입처 중 하나인 삼성물산 기자실서 우연찮게 친한 타 매체 후배를 만났습니다. 어찌나 반갑던 지 볼따구니를 양껏 꼬집어 주고 "차 한 잔 하자"며 밑으로 끌고 내려갔습니다. 좋게 말해 티타임이고,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면 땡땡이인 셈이죠.

오랜 시간 마주 앉아 수다 한판 떨고 싶었지만 아시다시피 월급쟁이가 뭐 힘이 있나요. 간단히 캔 커피 하나씩 사먹기로 하고 삼성서초타워 길 건너편 편의점으로 갔습니다. 그런데 그곳에 호소문 비스무리한 입간판 하나가 세워져 있더라고요. 발길을 멈추고 한번 훑어봤습니다.

"이곳은 금연구역입니다. 서초타운 근무자 여러분, 흡연으로 인해 트라팰리스 입주민으로부터 지속적으로 민원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흡연하시는 경우 인근 주민들에게 많은 피해를 주게 됩니다. 지정된 흡연구역을 이용해 주시기 바랍니다."

   ⓒ 박지영 기자  
ⓒ 박지영 기자
한 마디로 서초타운 흡연자 탓에 못 살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서초타운은 삼성그룹 핵심 계열사 직원 2만여명이 상주하고 있는 오피스빌딩인데요, A동엔 삼성생명이 B동엔 삼성물산, C동엔 삼성전자가 입주해 있습니다.

그렇다면 세계 각국에선 길거리 흡연에 대해 어떠한 법률을 적용하고 있을까요.

일단 '애연가 천국'으로 불리는 스페인 같은 경우 2011년 초부터 학교·병원·음식점·술집·노상카페·공원·운동장 등 상당수 야외공간에서의 흡연을 금지시켰습니다. 위반업소에 대해서는 최대 60만 유로, 우리돈으로 약 8억8000만원 벌금을 부과한다고 하네요. 해마다 수천명씩 폐암으로 숨지는 만큼 어쩔 수 없는 당국의 선택이었던 것 같습니다.

또 홍콩은 이미 수년 전(2007년)부터 공공장소서 담배를 피우지 못하게 했다고 하는데요, 흡연 금지장소만 50만 곳이 넘는다고 합니다. 특히 금연구역서 담배를 피우거나 불이 붙여진 담배를 들고 서있기만 해도 최고 5000홍콩달러, 우리돈으로 68만4200원의 벌금을 물린다네요. 심지어 이 규정에는 내·외국인 구분도 없다고 합니다.

일본 도쿄 역시 여러 구(區)에서 길거리 흡연을 금지하고 있는데요, 보행흡연금지·노상흡연금지 등 표시를 해놓은 곳에서 담배를 폈을 경우 얼마만큼의 과태료를 내야 한다고 합니다. '흡연천국'인 일본이 이처럼 금연 조례를 마련하게 된 데는 2001년 행인의 담배불똥에 어린이가 얼굴을 데이면서 비롯됐다 네요.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닌데요, 서울시 간접흡연 피해방지 조례가 2011년 3월1일 처음 발효돼 이를 어길 시 과태료 10만원을 물리고 있습니다. 야외 금연구역은 남산·서울대공원·여의도공원 등 23개 공원과 중앙차로 버스정류장 295개소 등입니다.
 
물론 "담배는 엄연한 기호품이고 세금까지 내는데 구박이 너무 심한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나올 법도 합니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피해를 준다면 말은 달라집니다.

"삼성 흡연자 여러분, 맞은 편 트라팰리스에 피해주지 마시고 회사 내 흡연구역을 이용해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