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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적 한방' ② 동부] 삼성·LG 말고… 동부도 전자 대열 들어선다

전자산업 주도할 종합전자 더 있어야… 대우일렉 품고 종합전자사 '飛上'

이보배 기자 기자  2013.10.28 15:3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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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일본만 해도 종합전자회사가 많은데, 한국에는 두 개밖에 없다. 정말 좋은 제품, 혼신의 노력을 다한 제품을 만들어 한국의 전자산업을 주도하는 회사가 돼보자."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이 지난 7월 동부대우전자 광주공장에서 임직원들과 가진 첫 간담회에서 한 말이다. 지난 2월 동부가 대우일렉트로닉스를 인수하고 동부대우전자로 이름을 바꾼 후 처음으로 찾은 현장에서 김 회장은 자신감을 보였다.

◆반도체부터 '차근차근'

김 회장은 오래 전부터 전자산업에 대한 야망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 첨단산업인 전자산업을 발전시켜 일본, 중국과 경쟁해 나가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한국의 전자산업을 주도하는 종합전자회사가 더 나와야 한다. 특히 전자산업의 핵심인 반도체사업을 하는 회사가 이 분야에 참여해야 한다"는 신념을 가져왔다.

   동부그룹 대치동 사옥. ⓒ 동부  
동부그룹 대치동 사옥. ⓒ 동부
동부는 김 회장의 이런 신념에 따라 1980년대 초 미국 몬산토와 합작해 국내 최초로 실리콘웨이퍼를 생산하면서 반도체 사업에 뛰어들었고, 이후 시스템반도체, 로봇, LED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했다. 올해 2월 드디어 대우일렉트로닉스를 인수한 동부는 "첨단 종합전자회사로 본격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했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후 동부는 사명을 동부대우전자로 바꾸고 회사정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주력 생산기지인 광주공장에 투자를 확대해 현재 1조4000억원대 매출을 2017년까지 3조5000억원대로 키우겠다는 비전을 세웠다.

동부대우전자의 사업성과 경쟁력에 대해 면밀하게 검토한 후 중저가 중심의 미디엄로우 제품에 강점을 갖고 있다는 점을 파악해 합리적 가격의 실속형 제품을 앞세워 시장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동부대우전자는 미디엄로우 백색가전분야에서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통해 이미 중남미, 중동, 동유럽 동남아시아 등에서 세계적인 브랜드와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있다. 이들 국가들은 선진국과는 달리 불황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고 있으며, 오히려 생활수준이 향상되면서 가전제품시장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들 국가들을 중심으로 하는 해외매출 비중이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매출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게 동부대우전자 측의 설명이다.

그런가 하면 동부대우전자는 전 세계를 △미주 △유럽 △중국 △독립국가연합 △아시아 5개 권역으로 나눠 15개 법인과 30여개 지사를 운영하고 있다. 이 중 세계 최대 가전 시장인 미국과 중국의 신규 유통채널 확보에 주력하고 있으며, 출범 이후 첫 신규 해외시장으로 중국을 선택, 올해 상하이와 베이징에 판매 지사를 설립하고 중국 내수시장을 공략 중이다.

◆벽걸이세탁기·프라이어오븐 이어 에어컨 재진출

동부대우전자는 또 출범 후 신제품으로 무선통신기술을 적용한 대용량 3도어 스마트 냉장고 '클라쎄 큐브', 벽걸이 드럼세탁기 '미니', 에어프라이어 기능을 겸비한 '프라이어 오븐', 150리터 초소형 콤비냉장고 등을 잇따라 출시했으며, 실속형 제품을 앞세워 5년 만에 에어컨 시장 재진출에 성공했다.

   동부대우전자 광주 세탁기 생산 라인. ⓒ 동부대우전자  
동부대우전자 광주공장 세탁기 생산 라인. ⓒ 동부대우전자
이어 2009년 이후로 신제품을 내놓지 않았던 TV도 연내 신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와 관련 동부대우전자 관계자는 "연내에 새롭게 TV를 생산할 수 있도록 준비를 마쳤다"면서 "해외시장에는 올해 출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고 국내도 내년에는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TV 사업을 재개하면 2009년 6월 TV사업부를 대우디스플레이에 매각한 이후 4년여만의 재개다. 동부대우전자는 지난 여름 5년 만에 에어컨 시장에 복귀하기도 했다. 인수 과정에서 냉장고와 세탁기, 전자레인지 중심에서 에어컨, TV, 청소기까지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겠다고 밝힌 계획을 착실히 시행하고 있는 모습이다.

청소기는 시장 재진출도 얼마 남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싱글족을 겨냥한 초소형 생활가전 제품으로 로봇청소기를 선정하고 개발에 착수한 것. 동부대우전자는 이르면 내년 초 초소형 로봇청소기를 통해 진공청소기 시장에 재진입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동부대우전자는 수년 전 진공청소기 시장이 유럽 명품 브랜드와 대기업 제품 및 중국산 저가 제품 등으로 세분화하자 진공청소기 시장에서 철수했지만 싱글족이라는 틈새시장이 생겨 이를 겨냥, 재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한편, 동부그룹은 동부대우전자의 사업성과 경쟁력이 종합전자회사로 나가고자 하는 동부의 사업방향과 일치한다고 보고 있다. 특히 동부의 전자분야 계열사들이 동부대우전자의 인수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것은 동부대우전자와의 사업 시너지가 매우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는 것.

   김준기 회장이 동부대우전자 광주공장 직원들을 격려하고 있는 모습. ⓒ 동부대우전자  
김준기 회장이 동부대우전자 광주공장 직원들을 격려하고 있는 모습. ⓒ 동부대우전자
동부하이텍의 LDI칩, 전력관리칩 등 반도체제품, 동부로봇의 자동화설비 및 모터기술, 동부라이텍의 LED조명 및 LED, 동부CNI의 전자재료 및 IT시스템 등이 동부대우전자의 가전사업과 시너지가 기대되는 부분이다. 그 밖에 동부의 철강제품과 물류사업 등과도 적지 않은 시너지가 예상된다.

이와 관련 동부그룹 관계자는 "앞으로 동부대우전자는 스마트 가전분야로 제품을 고도화하고, 의료기기, 사무용기기, 주방기기 등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펼쳐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