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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적 한방' ① 한화] 경제 살리려면 '태양광'서 해답 찾아야

2014년 1만톤 폴리실리콘공장 가동… 셀·모듈-발전시스템 '수직계열 성공'

이보배 기자 기자  2013.10.28 15: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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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박근혜정부 들어 국내 대기업집단들이 좀처럼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비즈니스 프랜들리'를 강조했던 과거 이명박정부 때와는 확실히 다른 양상이다. 경제민주화 바람이 매섭게 기업을 옥죄고 있고, 같은 맥락으로 벌어지고 있는 잇따른 세무조사와 검찰수사, 그리고 일부 재벌그룹 오너의 구속 수감 등으로 재계 분위기는 얼어붙었다. 하지만 마냥 주눅 들어 있을 수만은 없는 일. 한국 대기업은 국가 경제 전반의 허리역할을 하는 막중한 책임을 안고 있고, 밖으로는 글로벌시장의 엄청난 경쟁 소용돌이 속에서 생존의 사투를 벌여야 한다. 이들의 승패는 대한민국 경제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 글로벌시장에서 한국 대기업은 각각 '국가대표'나 다름없기 때문에 이들의 '선전'을 응원하는 이들은 여전히 많다. 움츠려 있는 것 같아도 내부에선 끊임없이 기회를 찾고 만들어내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몇몇 주요 대기업집단이 어떤 '결정적 한방'을 준비하는지 살펴봤다. [편집자 주]

"2020년까지 태양광을 위시한 핵심 사업부문에서 국내 정상을 넘어 세계일등 제품, 세계일등 서비스, 세계일등 글로벌 리더 기업을 반드시 만들어내야 합니다."

2011년 1월 한화 김승연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앞으로의 10년이 한화그룹의 글로벌 선진화를 이룩할 중차대한 시기라고 못 박았다. 국내외 주요 사업부문이 해외 시장에서 확고한 경쟁력과 글로벌 위상을 갖출 수 있도록 중장기적 관점에서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자고 당부한 것.

이는 '기업을 통해 국가와 사회에 기여하겠다'는 '사업보국(事業報國)'이라는 한화그룹의 창업정신과도 일맥상통한다. 최근 들어 한화는 태양광 산업을 통해 이 정신을 또 다시 실천하고 있다.

◆전력대란 돌파구 '태양광'

그동안 태양광은 국내외에서 경제를 살릴 수 있는 대표적 신재생 에너지로 인식돼 왔다. 한화그룹이 태양광을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적극 투자하며 글로벌 No.1을 추구하고 있는 것도 '경제를 살릴 수 있는' 태양광 산업의 특성 때문이다.

   한화큐셀 내부에서 연구원이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 한화  
한화큐셀 내부에서 연구원이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 한화
물론 태양광 에너지는 설치비용 및 기술적인 측면에서 해결돼야 할 부분들이 아직 남아있으나, 여러 장점을 보유하고 있다. 먼저 태양광 발전은 전력수요의 피크 시간대인 낮에 전력을 생산할 수 있으므로 최대 전력수요와 이로 인한 전력대란 대처에 효과적이다.

특히 원전 및 화력발전은 대규모 정책투자와 함께 공사기간이 각각 8년, 약 5.5년으로 장기간 소요되는데 비해 태양광 발전은 공사기간이 약 6개월 정도로 짧아 단기간 최대 전력수급 문제해결에 가장 효과적인 방안이기도 하다.

또 태양광은 전후방 연관산업에 대한 파급효과가 큰 종합산업적 성격을 띠고 있어 중소기업과 대기업 동반성장을 통한 지속가능 발전을 가능케 하는 분야이기도하고, 일자리창출효과도 매우 크다.

에너지관리공단이 2011년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1MW당 태양광은 135.3명, 풍력은 92.3명, 연료전지는 13.5명의 고용효과가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신재생 에너지 중에서도 태양광이 가장 높은 고용 유발효과를 나타낸 것이다.

그런가 하면 한화그룹은 지난해 세계 최고 태양광 회사인 독일의 큐셀을 인수해 '한화큐셀'로 새롭게 출범시킴으로써 세계 3위 태양광 회사로 발돋움하며, 글로벌 태양광시장을 본격 주도하고 있다.

'한화큐셀' 출범으로 한화그룹은 연간 2.4GW의 셀 생산능력을 갖췄다. 기존 한화솔라원의 중국 공장(1.3GW)에 더해 한화큐셀의 독일공장(200MW)과 말레이시아공장(900MW)까지 확보하게 된 것이다.

◆시장주도 목마름을 '기술투자'로… 

이로 인해 한화그룹은 유럽-중국-동남아에 이르는 생산공장을 통해 다양한 지역에서의 셀 생산이 가능해져 중국산 셀에 대한 반덤핑 규제를 자연스럽게 피할 수 있게 됐다. 태양광 분야에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함과 동시에 국제 교섭력을 함께 갖추며 새로운 성장의 기반을 마련하게 된 것.

   김연배 한화그룹 비상경영위원장이 중국 치둥에 위치한 한화솔라원 모듈공장을 방문해 직원들과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앞줄 왼쪽에서 네번째가 김연배 한화그룹 비상경영위원회 위원장. ⓒ 한화  
김연배 한화그룹 비상경영위원장이 중국 치둥에 위치한 한화솔라원 모듈공장을 방문해 직원들과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앞줄 왼쪽에서 네번째가 김연배 한화그룹 비상경영위원회 위원장. ⓒ 한화
뿐만 아니라 2014년부터 한화케미칼이 1만톤 규모의 폴리실리콘 공장을 본격 가동하면 한화그룹은 폴리실리콘-셀·모듈-발전시스템에 이르는 수직계열화와 한화큐셀의 검증된 EPC(태양광 발전소 건설)의 전 영역 노하우를 접목해 태양광 발전분야에서 토탈 솔루션을 제공하는 태양광 전문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게 된다.

특히 2014년 이후 한화그룹 내부적으로 필요한 폴리실리콘 수요량의 대부분을 자체 확보함에 따라 경기 변동에 대비할 수 있는 안정성과 원가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됨으로써 글로벌 태양광 시장을 선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매우 크다.

한화그룹의 태양광 분야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 결과, 한화그룹은 최근 들어 굵직한 사업성과를 이뤄내고 있다.

한화솔라원은 2012년 8월 일본의 5대 종합상사인 마루베니사가 일본 전역에 건설하는 태양광 발전소에 향후 4년간 500MW 규모의 모듈을 공급하는 성과를 거뒀고, 2012년 12월에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 2013년 8월까지 155MW의 모듈을 납품하는 계약을 성사시켰다.

이어 한화큐셀코리아는 서울시에 2014년까지 100MW의 태양광 발전설비를 설치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고, 2013년 12월부터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한화큐셀과 한화에너지가 공동으로 설립한 5MW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가 상업생산을 시작, 현지 전력회사에 20년간 전력을 공급하게 된다.

   한화큐셀공장. ⓒ 한화  
한화큐셀공장. ⓒ 한화
이러한 한화그룹의 태양광 산업은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고 있다. 2012년 10월 미국의 'GTM Research'는 보고서를 통해, 전 세계에 난립한 태양광 모듈 업체 중 태양광 산업이 활황기로 접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2015년에 살아남아 시장을 선도할 9개의 회사를 선정했는데, 한화그룹을 9개의 회사 중 하나로 꼽으며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최근에는 국내외 태양광 사업 브랜드를 큐셀(Q.Cells)로 통합하고 글로벌 태양광 사업강화에 나서고 있다. 2011년 4월 설립된 태양광 발전사업회사인 한화솔라에너지의 사명을 지난 3월 '한화큐셀코리아'로 변경했으며, 일본법인인 한화재팬의 사명은 한화큐셀재팬으로 변경한 바 있다. 미국에서도 태양광 사업 통합법인인 한화큐셀USA를 출범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