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지난 17일, 오랜만에 칠흑같이 어두운 올림픽대로를 달리던 중 시선을 잡는 장면을 포착했습니다. 본네트 부근에 불이 붙은 쏘나타 차량이 대로를 밝히면서 질주하고 있던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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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네트 부근에 불이 붙은 쏘나타 차량이 어두운 올림픽대로를 질주하고 있다. Ⓒ 프라임경제 | ||
순간 최근 대내외적으로 품질 논란이 가시지 않고 있는 현대차에 어떠한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닐까하는 걱정이 됐습니다. 하지만 확인 결과, 현대차가 차량안전테스트를 진행한 것이었습니다.
사실 정몽구 회장은 지난 1999년 미국 방문 당시 현지에서 현대차 품질과 관련해 놀림감이 되고 있다는 데 충격을 받고 본격적인 품질경영에 돌입했습니다.
귀국 후 미국 시장조사업체인 제이디파워에 품질과 관련된 컨설팅을 받도록 지시한 정 회장은 품질향상을 위해 생산라인을 중단시키기도 하고 신차출시 일정을 미루기도 했죠. 불량 차종으로 인한 소비자 불만이 브랜드이미지를 실추시키고 판매 급감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인식하면서 직접 품질경영을 진두지휘하기 시작한 것이죠.
뿐만 아니라 정 회장은 생산·영업·사후관리 등 부문별로 나눠 있던 품질관련 기능을 묶어 품질총괄본부를 발족한 후 매달 관련 임원들을 모아놓고 회의를 주재했습니다. 시중 판매제품에 대한 문제점을 점검하는 것은 물론 개발 중인 차량 실물을 참석자들과 함께 만져보고 들여다보며 품질 개선방안을 하나하나 지시하는 식이죠.
또 최근에는 품질 고급화를 바탕으로 브랜드를 강화하기 위해 4일간 △러시아 △슬로바키아 △체코 △독일 등 4개국을 방문하는 강행군을 펼치면서 유럽 판매전략을 점검하기도 했죠. 지난 22일(현지시간)에는 영하 5도의 추위에도 불구, 아침 6시55분부터 러시아공장(현대차)을 방문해 도보로 1시간 동안 이동하며 프레스·차체·의장라인을 하나하나 둘러보기도 했습니다.
정 회장의 이러한 의지는 곧 브랜드 글로벌화와 경영실적으로 이어졌죠. 제이디파워 내구품질조사를 비롯해 △브랜드 재구매율 조사 △오토모티브 리스 가이드 잔존가치 평가에서 연이어 호평을 받는 등 글로벌시장 곳곳에서 높은 평가가 이어졌습니다. 현대차는 이와 함께 지난달 글로벌 100대 브랜드에서 사상 처음으로 50위권 내에 진입하는 쾌거도 이뤘습니다.
여기에 만족하지 않은 현대차는 제품개발에서부터 A/S까지 모든 부문에 걸쳐 추진한 '모던 프리미엄'을 지속 강화, 브랜드가치 향상을 통해 판매 증대와 수익성 강화를 함께 달성할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이러한 상황만으로 현대차의 품질 논란을 잠재울 순 없습니다. 하지만 현대차는 46년 만에 100여년이 넘는 전통을 자랑하는 글로벌 브랜드들의 성과를 꾸준한 투자와 노력만으로 이루고 있습니다. 이런 현대차의 노력과 현재 경제상황을 감안할 때, 지금이야말로 지난 과오로 익숙해진 부정적 시각을 버리고, 격려와 칭찬으로 이들이 보다 발전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줄 시점이 아닌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