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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르릉! 여보세요] 外人근로자·고용주 매칭 '1577-영영친한'

외국인력상담센터, 15개국 17개 언어 통용…법 테두리 이탈 방지목적 고용허가 전문상담

김경태·추민선 기자 기자  2013.10.24 08: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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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외국인고용허가제를 통해 우리나라에 들어온 외국인들은 고용사업주와의 의사소통에서부터 사업장 내 갈등, 사업장 변경, 행정신고업무, 일상생활 고충 등 국내취업생활과 관련해 다양한 애로사항을 겪고 있다. 이 같은 외국인고용허가제로 국내에 들어온 외국인근로자와 고용사업주 간 고충을 속 시원하게 해소해주는 곳이 있다. 외국인근로자와 고용사업주 간 갈등을 해소해주는 동시에 이들을 이어주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외국인력상담센터'를 찾아가봤다.

산업인력공단이 운영하고 있는 외국인력상담센터(센터장 정홍남·이하 센터)는 전국 외국인근로자와 고용사업주 간 상담을 통한 애로사항 해소를 목적으로 지난 2011년 7월 외국인근로자가 많이 거주하는 경기 안산시 고잔2길에 둥지를 틀었다.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을 기본 축 삼아 외국인력상담지원사업을 일원화하고 공신력을 바탕으로 한 체계적·효율적인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설립된 센터는 국내 유일 고용허가제(E-9, H2) 전문 상담센터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정홍남 센터장은  
정홍남 센터장은 "노동부와 산업인력공단을 중심으로 외국인력상담지원사업을 일원화하고 체계적·효율적인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센터를 설립했다"고 밝혔다. = 김경태 기자
현재 고용허가제 관련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15개국, 17개 언어로 △전문 상담사 5명 △고용사업주 상담사 7명 △통역 상담사 33명, 모두 45명의 상담사가 연중무휴 365일 상담을 진행 중이다.

상담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지만 업무시간 이후 들어오는 상담이나 농·어촌 등 서비스 취약지역의 상담은 사이버상담을 통해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고용체류지원서비스를 제공한다. 센터는 아웃소싱 전문기업 ktcs를 통해 위탁 운영 중이며, 상담사들은 이주여성 위주로 구성됐다.

정홍남 센터장은 대부분의 상담사를 이주여성으로 채용한 이유에 대해 "고용허가제로 국내에 들어온 근로자들은 심각한 문제나 속사정을 한국 사람에게 잘 얘기하지 않지만 자국 사람이라면 믿고 얘기하기 때문에 상담사를 이주여성으로 채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근로자의 애로사항을 세밀하게 상담하도록 하고 있다는 부연도 빠뜨리지 않았다.

이처럼 근로자들의 갈증을 해소하는데 힘쓰고 있는 센터는 최근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주변 외국인근로자들이 찾아와 모국의 친구들을 만나고, 상담원들의 멘토링을 통해 타국 생활의 애환과 고향의 그리움을 해결하는 만남의 장으로도 이용되고 있다.

◆한국어 수준 중·상 이상…언어 수준 높을수록 문제해결 능력 ↑

우리나라와 고용허가제 MOU를 체결한 국가는 △중국 △베트남 △필리핀 △태국 △인도네시아 △스리랑카 △몽골 △우즈벡 △캄보디아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네팔 △미얀마 △키르기즈스탄 △동티모르 15개국이다.

하지만 센터 상담사들은 15개국의 상담뿐 아니라 러시아어, 영어 상담까지 진행하고, 한국어 수준은 중·상을 상회한다.

   센터는 내방고객을 위한 상담과 전화상담으로 고객들의 불편사항을 해소해주고 있다. = 김경태 기자  
센터는 내방고객을 위한 상담과 전화상담으로 고객들의 불편사항을 해소해주고 있다. = 김경태 기자
상담사들이 러시아어와 영어 상담이 가능한 이유는 몽골이나 우즈벡, 키르기즈스탄의 경우 제2외국어로 러시아어를 쓰고 있기 때문이고, 필리핀의 경우 자국어인 타갈로그어와 같이 혼용하는 덕분이다.

또한 한국어 수준이 높은 것은 센터 상담사 채용조건 중 가장 까다로운 난관이 한국어 테스트인 이유에서다. 한국어 수준이 높으면 높을수록 문제해결 능력이 뛰어난 게 자명한 사실이기 때문.

정 센터장은 "센터에서는 일주일 2시간씩 한국어 교육을 실시하고 있어 대부분 상담사의 한국어 수준은 중·상이고, 한국어능력자격증 보유직원도 꽤 된다"며 "센터는 단순 상담만 하는 게 아니라 문서작성도 해야 해 한국어교육을 지속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수상담사' 고향 앞으로…복리후생도 글로벌 지향

센터는 다양한 국가의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이기 때문에 서로 간의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교육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를 위해 센터는 △국가별 음식나누기 △공동 체육활동 △국가별 문화축제 △국가별 전통놀이 등을 통해 소통의 장을 마련하고 있다.

이 얘기 도중 정 센터장은 센터를 처음 개소했을 당시를 떠올리며 옅은 미소를 비쳤다.

"처음 가장 힘들었던 점은 언어소통과 문화적 차이였습니다. 우리나라 서비스 업종은 대부분 존칭을 사용하는데 외국은 문화가 달라 상사뿐 아니라 고객에게도 반말로 답변을 했죠. 또 종교나 음식습관, 생활습관이 달라 이를 이해시키는데 많은 교육이 필요했습니다."

   센터는 상담사들을 위한 전산교육과 한국어 교육을 주기적으로 실시하고 있고, 복리후생을 위해 △개인사물함 △노래방 △수면실 △체력단련장 등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 김경태 기자  
센터는 상담사들을 위한 전산교육과 한국어 교육을 주기적으로 실시하고 있고, 복리후생을 위해 △개인사물함 △노래방 △수면실 △체력단련장 등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 김경태 기자
센터는 이뿐만 아니라 상담사들에게 특별한 복리후생을 실시하고 있다. 센터에 근무하는 상담사 대부분이 이주여성들로 구성된 탓에 고향을 다녀올 수 있는 혜택을 주는 것.

1년 두 명인 우수상담사로 선정되면 9일의 포상휴가와 함께 고향을 왕복할 수 있는 기본 경비까지 부담해준다.

◆3자 통화서비스 시발점 삼아 법적 보호망 구축 노력 경주

최근 센터는 사업주와 외국근로자들의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3자 통화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3자 통화서비스는 외국근로자가 전화했을 때 사업주와 함께 통화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일종의 동시통역서비스다.

이와 관련 정 센터장은 "3자 통화서비스를 이용한 사업주와 근로자 모두 만족도가 매우 높고 갈등을 사전에 예방하고 최소화하는데 도움이 된다"며 "대한민국의 희망인 중소기업 사업장의 고용안정을 위해 전문 상담인력을 확충하고, 3자 통화서비스를 더욱 확대·활성화해 상담의 질을 높일 방침"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더불어 센터는 사업주와 외국인근로자가 법 테두리의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많은 홍보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외국인근로자가 브로커의 말에 속아 취업하거나, 이직하는 경우 불법체류자로 분류된다. 또 사업주가 근로자의 동의 없이 임의로 근로기간을 수정했을 때는 형사적 책임을 질 수 있고 근로자의 사업장 변경을 해줘야 한다. 센터는 이런 제반 문제에 대한 상담에 많은 노력을 할애하고 있다.

정 센터장은 "많은 외국인근로자들과 고용사업주가 센터를 잘 몰라 근로자와 사업주 간 갈등이 고조되거나 고용허가제를 잘못 이해해 불법체류자가 되는 일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며 "이런 부분을 예방하기 위해 센터 홍보에 주력하는 만큼 외국인근로자들과 고용사업주들은 센터를 적극 활용하길 바란다"고 부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