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병우 기자 기자 2013.10.21 14:50:11
[프라임경제] 트랜스미션(transmission: 변속기). 트랜스미션은 같은 엔진의 힘에 서로 다른 기어(톱니바퀴)를 맞물려 속도를 바꿔주는 장치이자 기어 집합체다. 변속기가 없다면 엔진이 쏟아주는 들쭉날쭉한 폭발력을 바퀴에 일정하게 전달할 수 없어 속도를 제어할 수 없다. 한낱 기계에 불과한 트랜스미션은 이젠 도로를 더욱 빨리 질주하길 원하는 드라이버에 의해 하나의 예술로 진화했다. 이처럼 변태에 성공한 트랜스미션은 질주 본능을 충족시킨 동시에 브랜드 특유 특성을 자동차에 부여해 자동차 메카닉에 또 다른 변화를 가져왔다. 주행 성능을 크게 향상시킨 특유의 변속기와 이와 함께 성장한 대표 차종, 그리고 이외 첨단 기술력들. 어느 샌가 시작돼 지금까지 이어지는 아스팔트 위의 메카닉 전쟁에서 기아차는 어떠한 모습을 보여줄지 살펴봤다.
최근 기아차의 쾌속질주가 만만치 않다. 지난 2008년 본격적인 디자인 경영을 외친 기아차는 얼어 붙은 시장 상황 속에서도 굳건한 성장세를 이끌었다. 지난 한해에도 내수시장에서 48만2060대, 해외 223만8693대 등 전년 동기 대비 7.1% 증가한 272만753대를 판매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물론 기아차의 활약은 이미 시장에서 예견된 모습이지만, 첫 수출을 일궈낸 지난 1975년 이후 글로벌 시장에서 또 한 번의 진화가 재조명을 받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현대자동차그룹으로 재탄생한 이래 지속적인 투자와 기술 개발을 통한 고공성장을 계속하고 있는 기아차는 높은 상품성으로 글로벌시장에서 끊임없는 러브콜이 쇄도하고 있는 모습이다.
◆'6단 변속기' 공동 개발 무산, 과감한 판단으로 '두 마리 토끼' 잡아
현재 다수 차량에 장착된 6단 자동변속기 개발에 웃지 못 할 해프닝이 존재한다. 개발 초창기 독일 ZF와의 공동 개발을 준비하고 있었지만, 과도한 라이센스 요구와 같은 각종 장벽으로 개발 계획이 무산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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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단 자동변속기 개발 초기 기존 5단 전륜 자동변속기를 기본으로 6속화하는 방식을 추진했지만, 사이즈 및 중량 증가와 원가 상승으로 신개념 6단 자동변속기 개발로 방향을 선회했다. Ⓒ 기아자동차 | ||
완성차 업체로는 △토요타 △GM·포드(공동 개발) 이후 세계 3번째로 이뤄낸 성과다. 뿐만 아니라 높은 변속기 내구성은 내부 부품 공급사 품질이 뒷받침되지 않고서는 이뤄질 수 없는 만큼, 업체들의 노력이 빛을 봤다는 평가도 함께 받았다.
사실 6단 변속기 개발 초기에는 기존 5단 전륜 자동변속기를 기본으로 6속화하는 방식을 추진했지만, 사이즈 및 중량 증가와 원가 상승으로 신개념 6단 자동변속기 개발로 방향을 선회했다.
이러한 과감한 결정 때문이었을까. 현대차는 결과론적 입장에선 '연비와 성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모양새가 됐다.
기존 장착되는 5단 전륜 자동변속기와 비교해 6단 자동변속기(그랜저 3.3 모델 기준)는 △연비 12.2% △발진가속(0->100km/h) 2.5% △추월가속(60->100km/h) 11% 등 대부분의 성능이 크게 향상됐다. 여기에 중량도 12kg 경량화 됐고 부품수도 62개나 감소시켰다.
또 변속기 개발 과정에 있어 소비자 사이에서 제기된 내구성 문제와 직결감 부분에 초점을 맞추면서 대당 300만km라는 주행테스트를 거치면서 높은 상품성을 인정받기도 했다.
◆SUV 열풍 힘입은 스포티지R, 꾸준한 판매고로 순항중
이런 6단 변속기가 장착된 대표 모델이 바로 스포티지R로, 지난 7월 상품성이 더욱 강화한 모델이 출시되면서 국내 소비자들의 이목을 사로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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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8월 무려 5191대 판매를 기록한 스포티지R은 다수의 편의사양이 적용됐음에도 불구하고, 가격 인하 혹은 인상폭을 최소화해 고객 가격 부담을 크게 줄였다. Ⓒ 기아자동차 | ||
범퍼와 라디에이터 그릴에 크롬 라인을 적용된 외관은 고급스러움이 한층 강조됐고, 안개등에는 하이그로시 가니쉬를 적용해 품격 있는 이미지를 구현했다. 측면부 디자인은 스포티함이 돋보이는 전면가공 타입 신규 알로이휠을 적용했으며, 후면부는 신규 LED 리어콤비네이션 램프로 볼륨감 있는 스타일을 완성했다.
내부 디자인도 4.2인치 칼라 TFT LCD 슈퍼비전 클러스터를 장착했으며 컵홀더와 센터페시아 하단에 무드조명을 적용해 스타일리쉬한 인테리어를 실현했다. 동승석 통풍시트를 동급 최초로 탑재했으며 2열 시트백 조절 기능과 센터 콘솔 후방에 에어벤트를 장착해 2열 탑승객 편의성을 높인 것도 장점. 아울러 전면 윈드 쉴드에 이중접합 차음 글라스와 차량에 흡차음 패드를 보강하는 등 정숙성 개선에도 공을 들였다.
가격도 최대 80만원가량 내렸으며, 인상된 트림의 경우에는 인상폭을 최소화했다. 기본 모델인 럭셔리의 경우 기존 대비 15만원 인상한 2220만원(자동 변속기 기준)에 그쳤으며, 주요 트림인 '프레스티지'는 편의 사양이 대거 탑재됐음에도 불구하고 60만원 인하한 2565만원으로 책정했다.
최상위 트림인 노블레스는 80만원을 인하한 2775만원으로 결정됐다. 뿐만 아니라 선택품목인 신형 네비게이션 시스템 가격을 80만원이 인하된 85만원(기존 165만원)으로 책정해 고객 가격 부담을 크게 줄였다.
이런 높은 상품성과 가격경쟁력을 갖춘 스포티지R은 출시 당시 불어 닥친 SUV 열풍에 힘입어 지난 8월 무려 5191대의 판매를 기록했으며, 중국에서의 9월 판매도 출시 이후 최고 판매량인 9235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기아차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스포티지R이 새롭게 태어난 만큼, 소형 SUV 시장의 리더로서 파급력을 확대해 나갈 것으로 자신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