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훈식 기자 기자 2013.10.21 13:57:19
[프라임경제] 트랜스미션(transmission: 변속기). 트랜스미션은 같은 엔진의 힘에 서로 다른 기어(톱니바퀴)를 맞물려 속도를 바꿔주는 장치이자 기어 집합체다. 변속기가 없다면 엔진이 쏟아주는 들쭉날쭉한 폭발력을 바퀴에 일정하게 전달할 수 없어 속도를 제어할 수 없다. 한낱 기계에 불과한 트랜스미션은 이젠 도로를 더욱 빨리 질주하길 원하는 드라이버에 의해 하나의 예술로 진화했다. 이처럼 변태에 성공한 트랜스미션은 질주 본능을 충족시킨 동시에 브랜드 특유 특성을 자동차에 부여해 자동차 메카닉에 또 다른 변화를 가져왔다. 주행 성능을 크게 향상시킨 특유의 변속기와 이와 함께 성장한 대표 차종, 그리고 이외 첨단 기술력들. 어느 샌가 시작돼 지금까지 이어지는 아스팔트 위의 메카닉 전쟁에서 현대차는 어떠한 모습을 보여줄지 살펴봤다.
완성차 브랜드 최초로 뒷바퀴굴림용 8단 자동변속기를 개발한 현대자동차는 1980년대까지만 해도 변속기를 전량 일본에서 공수해 사용하기에 급급했다. 하지만 지속적인 연구 개발과 투자로 2000년 후반부터 타 브랜드에게 변속기를 공급하는 수준까지 도달했다.
특히 축적된 노하우와 신기술을 적용한 현대차는 완성차 브랜드 최초로 8단 후륜 자동변속기의 개발에 성공하면서 독자 파워트레인 기술력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브랜드 모델에 최적화된 파워트레인 개발 기술력 확보
현대차는 전량 수입에 의존한 변속기 '황무지'에서 '6단 자동변속기 독자 개발'을 일궈낸 이후 축적된 노하우와 신기술을 적용해 8단 후륜 자동변속기의 개발에 착수했다. 약 4년이라는 짧지 않는 기간과 635억원에 이르는 비용 투자로 고성능·고출력 엔진에 적합한 성능을 갖춘 '8단 후륜 자동변속기'를 완성차 브랜드 최초로 독자 개발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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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는 축적된 노하우와 신기술을 적용해 완성차 브랜드 최초로 8단 후륜 자동변속기의 개발에 성공하면서 독자 파워트레인 기술력을 확보했다. Ⓒ 현대자동차 | ||
100% 순수 현대차 독자 기술로 완성된 8단 후륜 자동변속기는 △가속성능 및 연비 향상 △부드러운 변속감 △소음 및 진동 개선 등 성능 향상과 127건의 특허 획득이라는 진기록을 함께 달성했다.
특히 저점도 ATF(AUTO TANSMISSION FLUID) 및 토크 컨버터 슬립락업 제어를 적용해 연비 및 가속성능을 향상시켰고, 변속기 내 솔레노이드 밸브에서 직접 밸브바디 압력을 제어하는 직접제어 솔레노이드 밸브바디를 적용해 유압 응답성 및 변속감 향상도 이끌어 냈다.
뿐만 아니라 센서 및 배선 일체화(E-Module)을 통한 전장품 신뢰성 향상과 함께 고강도 알루미늄 캐리어와 플라스틱 오일팬 적용으로 중량 경량화도 달성하는 등 다양한 신기술도 대거 적용됐다.
이런 8단 후륜 자동변속기가 탑재된 에쿠스(2012년형)는 동급 자동변속기 중 세계 최고 수준의 허용토크 용량인 55kgf·m을 확보해 타우 5.0 GDi 엔진과 같은 고출력 엔진에도 대응이 가능한 성능을 갖추게 됐다.
◆'황제의 귀환' 에쿠스, 가격경쟁력도 향상
뿐만 아니라 지난해 페이스리프트 모델로 더욱 향상된 모습으로 귀환한 에쿠스는 한층 정제된 외관과 함께 △수평형 레이아웃 인테리어 △최고급 첨단사양 대거 기본화 등 상품성 한층 업그레이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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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2월 출시된 에쿠스 페이스리프트 모델은 한층 정제된 외관과 함께 △수평형 레이아웃 인테리어 △최고급 첨단사양 대거 기본화 등 상품성이 한층 업그레이드됐다. Ⓒ 현대자동차 | ||
판매 가격도 △3.8 모던 6839만원 △3.8 프리미엄 7833만원 △3.8 익스클루시브 8897만원 △3.8 프레스티지 1억567만원 △5.0 프레스티지 1억1193만원이며, 리무진 모델의 경우 △3.8 프레스티지 1억3579만원 △5.0 프레스티지 1억4672만원으로 결정했다.
특히 3.8 모던 트림 가격은 기존 대비 217만원 인상됐지만, △풀칼라 헤드업 디스플레이 △앞좌석 냉난방 통풍시트 △주차 가이드 시스템 △LED 포그램프 등 총 600만원 상당의 편의 사양이 추가되면서 실질적으로는 380만원 이상 가격 인하 효과를 발휘했다. 고객 니즈 분석을 통해 첨단사양들을 대거 탑재해 옵션 선택으로 인한 추가 부담을 해소하는 동시에 높은 상품성도 확보한 것이다.
이러한 변화의 영향일까. 에쿠스는 올해 들어 지난 9월까지 1만162대의 판매 실적을 기록하면서 전년(7633대) 대비 약 33% 가량 증가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현대차는 현재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차량 성능 향상을 통한 질적 성장을 위해 전륜구동 8단과 후륜구동 10단 자동변속기의 독자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고연비 친환경 차량 구현을 위한 '더블 클러치 트랜스미션'도 올해부터 단계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변속기 성능은 차량 성능과 연비에 직결되기 때문에 글로벌 완성차 업계의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며 "완성차 업계 최초로 8단 후륜 자동변속기를 개발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향후 독자적인 10단 자동변속기 개발을 통해 변속기 시장의 선두업체로 도약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량 수입에 의존해 포니를 완성시킨 현대차는 이후 약 40년 만에 완성차 브랜드 최초로 독자 개발에 성공하면서 글로벌시장에서 높은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현재 상황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시대의 선구자로 거듭나기 위한 끊임없는 연구 개발을 아끼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