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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절보감] 다리까지 저릿, 중년 척추질환 '척추관 협착증' 의심해야

서누리 정형외과 전문의 기자  2013.10.18 13: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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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얼마 전부터 극심한 허리 통증에 시달렸던 직장인 한형일 씨(가명, 51세). 최근 엉덩이에서 다리 부위까지 저릿저릿하고 아픈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특히 고무다리처럼 무겁고 저린 증세가 점점 빈번해지면서 100m만 걸어도 다리가 저리고 아파 가다 서다를 반복하게 될 정도에 이르렀다. 갈수록 심해지는 통증에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병원을 찾았고, 검사 결과 ‘척추관 협착증’ 진단을 받았다.

◆나이 들면 좁아지는 척추관, 신경 누르게 돼

척추관 협착증은 신경다발을 보호하고 있는 척추관이 어떤 원인에 의해 좁아짐으로써 신경을 누르게 되는 질환을 말한다. 선천적으로 척추관이 좁게 태어나 협착증 증상이 나타나는 사람도 있지만, 척추관 협착증으로 내원한 환자의 대다수는 나이가 들면서 척추관이 좁아져 통증을 호소하는 후천적 질환이다.

오랜 세월에 걸쳐 척추관 뒤쪽의 인대와 관절이 점차 비대해지고 불필요한 가시 뼈들이 자라나와 척추관을 누르는 일종의 노화현상이라 할 수 있다. 척추관 협착증은 50대 이후에 주로 발생하며, 척추관이 연결돼 있는 목부터 꼬리뼈까지 어디에서든 발생할 수 있지만 한곳에서만 발생하기 보다는 여러 곳에서 동시에 발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척추관 협착증은 똑바로 있거나 걸으면 통증이 심해지고 앉으면 괜찮아지기 때문에, 걸을 때 가다 서다를 반복하게 된다. 몸을 바로 세울 때 비대해진 인대나 관절이 수평으로 척추관을 압박해 구부정하게 걷게 되며, 잘 때에도 똑바로 눕는 자세보다 옆으로 누워 다리를 구부려야 편안함을 느낀다.

또 이렇게 척추의 신경을 누르게 되면 다리로 내려가는 신경에도 영향을 미쳐 엉덩이와 허벅지, 종아리까지 저리고 당기며 타는 듯한 통증이 나타난다. 심한 경우 다리가 점점 마비되는 것처럼 감각이 무디어지고 둔해져 다리를 옮기기 어렵게 된다.

◆질환 정도 따라 운동부터 수술까지 치료법 다양

오래 걷거나 무리했을 때 통증이 나타나다가도 쉬면 괜찮아지는 정도라면 병원을 찾을 필요가 없다. 이 때는 스트레칭, 자전거 타기 등 운동치료로 척추관이 더 이상 좁아지는 것을 막고 통증도 호전되는 것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자전거 타기의 경우, 척추관 속 신경들의 자연치유 능력을 회복하는 데 도움을 주고 척추관이 지나가는 공간까지 넓히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통증이 심해 허리를 제대로 펴지 못하고 걷기가 힘들어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라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검사와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극심한 통증이나 신경마비 증세가 진행된다면 수술을 고려해볼 수도 있지만, 상당 부분은 약물 요법, 물리 치료 및 비수술 치료만으로도 회복될 수 있다.

특히 최근에는 ‘경막외내시경 레이저시술’ 등 비수술 치료법이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경막외내시경 레이저시술’은 국소 마취 하에 척추의 꼬리뼈 쪽으로 가느다란 특수 카테터에 내시경과 미세 레이저를 함께 삽입, 척추 손상이 있는 부위를 직접 들여다보면서 유착방지제 등의 약물 등 투여 및 레이저를 이용해 염증과 부종을 제거하고 좁아진 척추관을 넓히는 시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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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시경을 통해 손상 부위를 보다 정확히 파악할 수 있으며, 20분 내외로 시술 시간이 짧고 1~2시간 안정을 취하면 빠르게 일상 생활로 복귀할 수 있어 환자들에게 각광받고 있다.

이 외에도 척추관 협착증을 치료할 수 있는 다양한 수술 및 비수술 요법들이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 상태에 따라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택해야 한다는 점이다. 환자의 나이와 증세, 신경이 눌리는 부위, 통증 원인 등을 미리 고려해야 하므로 반드시 해당 전문의와 충분한 상의가 선행돼야 한다.

글: 목동힘찬병원 서누리 과장(정형외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