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2013 국감] 변영섭 문화재청장, 공무원 불법동원 의혹에 태도논란까지

김모 교수 반구대 관련 개인도서 제작에 문화재청 소속 공무원 불법지원

최민지 기자 기자  2013.10.17 15:14:07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변영섭 문화재청장이 민간인 개인도서 제작에 문화재청 소속 공무원을 16일 동안 불법 파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배재정 의원(교문위·민주당)은 17일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 문화재청 국정감사를 통해 경주 불국사에서 석가탑 해체 보수작업을 하던 문화재청 공무원 2명을 변 청장이 민간인 개인도서 작업에 사적으로 동원시켰다고 밝혔다.

   문화재청 국정감사가 17일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렸다. 이날 배재정 의원은 변영섭 문화재청장에 대한 민간인 지원 의혹을 제기했고, 변 청장은 돈이 없어 개인 도록을 지원한 것이라는 답변을 내놔 빈축을 샀다. = 최민지 기자  
문화재청 국정감사가 17일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렸다. 이날 배재정 의원은 변영섭 문화재청장에 대한 민간인 지원 의혹을 제기했고, 변 청장은 돈이 없어 개인 도록을 지원한 것이라는 답변을 내놔 빈축을 샀다. = 최민지 기자
배 의원에 따르면 공무원 파견요청 공문에는 지난 4월21일부터 5월26일까지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진행한 '반구대 암각화 특별전' 3D 영상장비 시연에 필요한 인력지원을 요청한다고 돼 있었다.

하지만, 해당 인력들은 김모 한국전통문화대학교 교수의 개인도서 '그림으로 쓴 역사책 반구대 암각화'에 필요한 자료를 만들었다. 반구대 암각화를 3D 자료로 추출해 이미지 파일로 변환시키는 작업을 했다는 설명이다.

배 의원은 "이들이 작업한 반구대 관련 3D 자료들은 특별전에 단 1건 반영됐을 뿐, 나머지 결과물들은 모두 김 모 교수가 발간한 책에 게재돼 있다"며 "청장 추천사까지 들어있다"고 지적했다.

이 책은 지난 5월21일 발간됐으나, 현재는 5월30일로 변경돼 있다. 이에 대해 배 의원은 "출판사에서 문화재청에 자료사용을 요청한 날짜는 5월27일인데, 책이 21일에 발간됐으니 이미 사용 후 승인을 요청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한, 배 의원은 변 청장이 해당 책을 국립박물관 전시회 도록으로 사용하려 했으나, 특혜의혹 제기로 여의치 않자 국립고궁박물관에서 50권을 구매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질의에 대해 변 청장은 즉각 반발했다. 변 청장은 "억울하다. 배 의원 질의내용에 동의하도록 유도되는 것을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문화재청에 돈이 없어 반구대 암각화와 관련한 도록을 발간하지 못해 개인에게 사정한 것"이라며 "개인 것이라도 공무원이 동원됐다고 말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런 답변에 여야의원들은 일제히 비난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유기홍 의원(교문위·민주당)은 "마치 자신이 이 기관의 전문가이기 때문에 행정적 편의주의가 용납된다는 식의 답변은 어이가 없다"며 "문화재청장인지 반구대청장인지 모르겠다"고 비난했다.

김희정 의원(교문위·새누리당)도 "이미 국무조정실에서도 감사를 실시한 바 있는 사안에 대해 사실관계를 뒤집는 답변을 한 증인의 태도는 적절치 않다"며 "모든 의원에게 사과하라"고 일갈했다.

실제 국무조정실은 공무원이 개인책자 발간에 참여작업을 하게 된 것에 대한 문제제기를 했고 이와 관련한 내부감사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변 청장의 답변으로 인해 여야의원들이 잇따라 경고를 요청하자 신학용 교문위원장은 "개인이 아닌 문화재를 관리하는 수장으로서 답변을 해 주기를 바란다"며 경고를 내렸다.

이에 변 청장은 사과를 한 뒤 "반구대 보존을 위해 전시회와 책을 준비하는데 최선을 다하는 과정이었다"며 "개인의 책인데 공무원이 도왔다고 하면, 그렇게 되는 것 같은 피해의식 때문에 그랬다"고 해명했다. 이어 변 청장은 국정감사가 처음이라 잘 몰랐다며 다시 한 번 사과의 뜻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