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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 닮은꼴 비교에 동부그룹 '발끈'

LIG투자증권 보고서 그룹 위험도 동부·현대·한진·두산·이랜드 순

이보배 기자 기자  2013.10.16 14:2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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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동양그룹 '부실사태'와 관련해 동부그룹의 차입구조가 동양과 비슷하다는 LIG투자증권의 보고서에 동부그룹이 '발끈'하고 나섰다.

지난 14일 LIG투자증권은 '그룹 리스크 진단: 위험하지만 참을 만하다'는 보고서를 냈다. 보고서는 부채비율이 높은 대기업 5곳을 분석했고, 그 결과 동부그룹이 가장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대, 한진, 두산, 이랜드 순으로 기재했다.

   동양과 차입구조가 비슷하다는 LIG투자증권의 분석에 동부그룹이 적극 반박했다. 사진은 동부금융센터. ⓒ 동부  
동양과 차입구조가 비슷하다는 LIG투자증권의 분석에 동부그룹이 적극 반박했다. 사진은 동부금융센터. ⓒ 동부
또 보고서에 따르면 동부그룹의 차입구조는 만기가 짧아지고, 회사채 등 시장성 차입 비중이 늘어나는 등 동양그룹과 비슷한 문제가 있다. 동부화재 등 금융계열사들의 사업과 재무구조는 안정적이지만, 비금융계열사들이 부실하다는 것.

동부그룹의 차입금 중 만기가 1년 안에 돌아오는 금액은 3조5637억원(59.3%)이며, 사채와 단기차입금 비중이 총 차입금의 59.1%를 차지하고 있다.

이 같은 LIG투자증권의 보고서에 동부그룹은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동부그룹은 16일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정작 보고서 내용 어디에서도 동부가 가장 위험하다고 보는 근거가 무엇인지, 동부의 차입구조가 왜 동양과 유사한지에 대한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설명은 없었다"고 밝혔다.

그룹마다 영위업종이 상이하고 업종의 특성 또한 다른 데 이를 고려치 않고 위험 순위를 정한다거나 차입구조가 동양과 비슷하다고 단정하는 것은 증권사 분석 보고서의 기본에서 크게 벗어났다는 주장이다.

이어 동부그룹은 LIG투자증권 보고서 내용을 조목조목 짚으며 강력히 반박했다. 동부 측에 따르면 동부의 차입금은 은행 등 제도권금융이 2/3를 차지하고 있다. 회사채는 전체 차입금의 1/3이고, 기업어음(CP)은 거의 없어 시장성 차입금의 비중이 결코 높은 수준이 아니다.

또 동부제철의 경우 내년 말까지 만기도래하는 회사채는 약 6800억원이지만, 현재 회사 보유현금(1200억원), 지속적 현금창출능력(연간 상각전영업이익 2400억원 수준), 당진 부두 지분매각(3000억원), 그리고 회사채 신속인수제 활용 등을 통해 충분히 충당할 수 있는 규모라고 설명했다.

동부건설에 대해서도 말을 보탰다. 내년 말까지 도래하는 회사채가 2770억원에 불과한 반면 현재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동자동 오피스빌딩 매각(2800억원), 동부익스프레스 매각(1700억원) 대금만으로도 충분한 유동성 확보는 물론 차입금 규모를 크게 낮출 수 있다는 것.

이와 함께 동부그룹은 "각 주력 계열사 간 수직계열화를 탈피해 독립적인 사업구조를 갖고 있고, 그룹 지배구조 또한 순환출자 형태가 아니라 계열사 간에 순환출자 고리도 형성돼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렇기 때문에 특정 계열사에 리스크가 발생하더라도 그것이 타 계열사나 그룹 차원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전혀 없다는 부연이다. 

한편, 이번 LIG투자증권의 보고서를 두고 정작 부채비율이 높은 LIG그룹은 다루지 않아 '물귀신 작전'을 펴는 것이냐는 격앙된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결국 LIG투자증권은 16일 정정보고서를 냈다.

정정보고서에는 부채구조를 기준으로 그룹별 위험도의 순위를 매겼는데 △영위업종이 다르다는 점 △개별기업 및 그룹의 수익성 전망과 재무구조 개선 계획 △재무적 융통성, 업종별 특성과 전망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지 못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런 부분을 고려하면 그룹 간 위험도 순위는 의미가 없다고 판단, 그룹별 위험도 순위를 삭제했다고도 덧붙였다.

동부그룹에 대해서는 △담보제공 중인 금융기관 차입금의 연장 가능성이 높다는 점 △시장성 차입금이 상대적으로 많지 않다는 점 △CP발행이 거의 없다는 점 △투자적격등급이라는 점 등을 고려하면 동양을 닮았다는 표현은 적절치 않아 수정한다고 기재했다. 동부그룹 계열사의 자구계획이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재무리스크가 완화될 수 있다는 진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