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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국감] 손영철 아모레퍼시픽 대표 "막말 파문, 죄송하다"

본사 우월적 지위 이용해 대리점 쪼개기·상품 밀어내기…'남양유업 닮은꼴'

조민경 기자 기자  2013.10.15 19: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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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남양유업이 우리 사회에 촉발시킨 '갑을논란'이 채 잊히기도 전에 국내 화장품업계 1위 아모레퍼시픽이 그 전철을 밟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최근 영업팀장의 막말 파문에 이어 상품 밀어내기 등 불공정행위가 드러나면서 '갑의 횡포'라는 질타를 받고 있다.

이학영 의원(정무위·민주당)은 15일 국회에서 열린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 국정감사(이하 국감)에서 아모레퍼시픽 영업팀장이 대리점주에게 욕설과 막말을 한 녹취파일과 문자메시지를 근거로 들며 아모레퍼시픽의 불공정행위를 지적했다.

이와 관련, 이날 증인 신분으로 출석한 손영철 아모레퍼시픽 대표는 "(막말 파동은) 제가 (직원을) 잘못 가르쳐서 일어나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적절하지 못한 언행에 대해 당사자인 피해점주와 국민들께 깊이 사죄한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이어 "이번 사건을 계기로 피해자 개인뿐 아니라 전체 아모레퍼시픽 피해대리점협의회와 함께 진상을 파악하고 이 문제를 해결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 의원은 아모레퍼시픽의 불공정행위는 막말이 다가 아니라고 꼬집었다. 아모레퍼시픽이 본사의 우월적 지위를 남용해 △대리점 강제 쪼개기 △할인판매 금지 △상품 밀어내기 △사업포기 강요 등 불공정행위를 자행하고 있다는 것.

이날 국감에 참고인 신분으로 참석한 서금성 아모레퍼시픽 피해대리점협의회 회장은 "욕설파문은 늘상 있을 수 있는 일로 신경도 안쓴다"면서 "문제는 욕설파문을 통해 대리점을 끝내 빼앗아가는 것으로, 욕설파문은 대리점을 약탈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서 협의회장은 1998년 150개에 불과했던 아모레퍼시픽의 대리점은 2013년 현재 630개로 늘었으며, 이중 직영점인 80여개를 제외한 480여개의 대리점들이 본사의 대리점 약탈과 쪼개기로 생겨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본사는 불공정 사실이 없고, 대리점을 강탈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며 대화요청에도 응하지 않고 있다"며 "잘못한 것에 대해서는 인정하고 정신적, 물질적 피해보상으로 책임을 져야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손 대표에게 피해대리점협의회와 대화 등을 통해 문제해결에 나설 것을 촉구하는 한편, 노대래 공정위원장에게 아모레퍼시픽에 대한 조사를 빠른 시일 내에 마무리 지을 것을 촉구했다.

이 의원은 "아모레퍼시픽이 화장품업계 부동의 1위가 되기까지는 대리점주의 절규와 눈물이 있었다"며 "국민이 지켜보는 국감을 통해 기업 이미지를 회복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부탁한다"고 말했다.

노대래 공정위원장은 "아모레퍼시픽의 불공정행위에 대해 조사 중"이라며 "정확한 날짜는 말할 수 없지만 빠른 시일 내에 매듭짓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 같은 아모레퍼시픽의 불공정행위에 남양유업의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남양유업도 본사의 지위를 이용해 대리점주에 떡값요구, 상품 밀어내기 등 불공정행위를 해온 사실이 드러나며 우리사회에 '갑의 횡포'라는 화두를 던졌다. 이후 영업직원의 막말 파문과 함께 불공정행위가 지속적으로 제기되며 뭇매를 맞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