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이은주의 이미지메이킹] LTE-A에서 한발 물러나 '나'를 발견하라

이은주 이미지컨설턴트 기자  2013.10.14 17:23:15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최근, 아주 흥미로운 기사를 접했다. 농심 고객 상담실의 상담사들이 고객들에게 직접 쓴 손 글씨로 문의사항에 답신한다는 내용의 기사였다. 흔히, 비즈니스는 차가운 이성을 바탕으로 한 상호 커뮤니케이션이라고 한다. 하지만 요즘, 기업들의 마케팅 면면을 살펴보면 이처럼 이성보다 감성에 호소하는 전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농심 고객 상담실 같은 경우, 벌써 5년째 손편지를 쓰고 있고 SK텔레콤과 동아제약의 박카스 역시 벌써 몇 해째 감성마케팅의 일환으로, 감성적이면서도 서정적인 광고들을 꾸준하게 제작하고 있다. 그야말로 감성 마케팅이 '잘 먹히는 시대'라 할만하다. 이 현상은 개인적으로도 주목하고 있는데, 이유인 즉슨 개인의 이미지메이킹 역시 감성마케팅이 절실한 시대이기 때문이다.   
 
감성 마케팅이란, 고객의 기분과 정서에 영향을 미치는 감성적 동인을 통해 브랜드와 고객 간의 유대 관계를 강화하는 것인데, 이는 요즘의 마케팅에 있어 아주 핵심적인 사안이다. 기업의 감성마케팅이 이처럼 브랜드와 고객 간 유대관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개인의 감성마케팅은 과연 어떻게 이뤄져야 하는 것일까?

'자신이 곧 브랜드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 지금의 내 생각을 가장 근접하게 표현하는 말인 것 같다. 이에 관해 예를 들어 줄 사례가 잇다. 바로 모터바이크 제조업체인 '할리 데이비슨'의 이야기다. 모터사이클 업계에서 승승장구하던 '할리 데이비슨'은 유럽계 모터사이클이 들어오고, 일본제 모터사이클의 대량 유입으로 파산직전까지 몰린 적이 있었다.

그 시기에 그들이 선택한 것은 바로 감성마케팅. 마케팅 콘셉트는 '타는 즐거움을 판다'로, 값싼 오토바이가 아닌 '예술작품'으로서 브랜드이미지를 만들어 오토바이의 디자인과 부품을 고급화 했다. 또, '자유를 탄다', '나를 찾기 위해 달린다', '몸도 모터사이클의 일부다'라는  카피로 타는 즐거움을 강조했다. 이를 통해 '할리 데이비슨'은 파산을 피하고 다시 재도약해 매년 20%씩 매출 신장세를 구가하며 현재에 이르게 된다.

'할리 데이비슨'의 예를 보고서 혹여나 오해는 하지 않으면 한다. 자신을 예술 작품화하고 고급화한다는 뜻이 명품을 휘감아 돌리라는 뜻은 아니니 말이다. 물론 좋은 옷과 아이템이 사람의 이미지를 반짝 좋게 만들어 줄 순 있다. 하지만, 그 매력은 말 그대로 찰나의 시간에 지나버린다. 더욱이 그 명품들을 가지고 있지 않은 순간에 스스로가 위축될 수 있고 또 그로 인해 잘못된 명품 망상에 휩싸일 수도 있다.  

사람은 자신만이 가지고 있는 특유의 매력과 장점이 있기 마련이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할리 데이비슨'의 핵심은 자신만이 가지고 있는 특별함을 빨리 캐치해내고 개발하라는 이야기다. 가령 외모는 수수하더라도 목소리가 좋은 사람들은 자신의 무기를 목소리로 만들어 사람들로 하여금 '아! 목소리 좋던 사람!'이라는 이미지를 연상케 하는 것이다. 여기에 좋은 시나 구절 등을 외우고 다니며 어느 한 순간에는 멋지게 낭송 할 줄 아는 재치까지 겸한다면 당신의 이미지는 '목소리 좋은 사람'에서 '목소리 근사한 사람'으로 격상하게 된다.

이렇게 한 단계, 한 단계 노력하다보면 결국 그 사람의 목소리는 사람을 움직일 수 있게 되고 결국은 그 사람의 브랜드가 될 수 있다. 이것이 내가 생각하는 개인적 감성마케팅의 메커니즘이다.

좋은 목소리도 훤칠한 외모도 가지지 못했다는 당신, 아직 자신에 대해 잘 모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독설도 브랜드, 공감하는 것도 브랜드, 잘 먹는 것도 브랜드, 잘 웃는 것도 브랜드, 운동을 좋아하는 것도 브랜드다. 다시 말해 자신이 하찮게 생각하고 있던 어떤 부분이 실은 정말 위대한 브랜드가 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우리가 스스로를 가장 잘 알기 위해선 어떤 것이 우선시돼야 할까? 아마도 스마트폰을 잠시 꺼두는 것이 첫 번째 할 일이 아닌가 싶다.

  이미지  
 
손바닥 안 5인치의 세상에서 잠시 벗어나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아주 고즈넉한 시간이 우리에게 필요하다. 이 LTE-A의 세상에서 잠시 한 발 뒤로 빠져볼 용기, 그 느릿한 용기를 내보시길 기원한다.  

이은주 이미지컨설턴트 / KT·아시아나항공·미래에셋·애경백화점 등 기업 이미지컨설팅 / 서강대·중앙대·한양대 등 특강 / KBS '세상의 아침' 등 프로그램 강연 / 더브엔터테인먼트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