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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절보감] 관절 무리 주는 가을산행은 오히려 '독'

윤지열 정형외과전문의 기자  2013.10.14 08:3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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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열 부평힘찬병원 과장 ⓒ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선선한 날씨와 오색빛깔 단풍이 물들어가는 가을은 등산을 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계절이다. 특히 단풍 절정기를 앞둔 요즘은 삼삼오오 모여 산에 오르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 또 급증하는 등산객만큼 크고 작은 산악 안전사고도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 5년간(2008년~2012년) 소방방재청 통계에 따르면 단풍철과 등산객이 증가하는 10월에 사고가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으며, 대부분 자신의 체력에 맞지 않는 무리한 산행과 부주의에 의해 발생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등산은 심폐기능 증진과 근력 강화에 도움이 되지만 충분한 준비 없이 무리한 산행을 하게 되면 몸의 근육이 평소보다 긴장하게 돼 무릎 관절 손상 등 각종 부상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무리한 산행은 '반월상연골판 손상'으로 이어질수도

등산 때 다칠 수 있는 흔한 무릎부상으로는 반월상연골판 손상이 있다. 무릎 관절의 안쪽과 바깥쪽에 각각 하나씩 한 쌍의 구조를 이루는 초승달 모양의 반월상연골판은, 관절의 윤활 기능 및 무릎 관절에 가해지는 충격을 흡수하는 쿠션 역할을 한다.

그러나 무리하게 사용하거나 심한 충격을 받으면 찢어질 수 있으며, 산행 때는 내려올 때 무릎 관절에 더욱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 걸을 때는 체중의 2배, 달릴 때는 3배 수준의 하중이 무릎에 가해지는 것에 비해 하산 길에는 최대 4배의 하중이 무릎에 실리게 되기 때문이다. 특히 40-50대는 무릎관절의 노화가 시작돼 작은 충격에도 쉽게 손상을 입을 수 있으므로 더욱 유념해야 한다.

또 반월상연골판이 손상될 경우 자연치유나 재생이 어려우며, 그대로 방치하면 연골판이 점차 너덜너덜 해지면서 손상 부위가 점차 커지고 결국 퇴행성 관절염으로 발전하게 된다. 따라서 무릎을 구부리거나 갑작스런 방향 전환 시 통증이 느껴진다거나, 무릎이 붓거나 소리가 나면서 보행에 어려움을 겪게 될 경우에는 반드시 병원을 찾아 전문의의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반월상 연골판은 찢어진 부위와 범위에 따라 다양한 치료법을 택하게 되는데, 연골판 손상 부위가 1cm 미만이라면 부목이나 석고 등으로 무릎을 보호하고 염증을 줄이는 보존적 치료로 효과를 볼 수 있다. 단, 손상이 좀 더 심한 경우에는 찢어진 반월상 연골판을 봉합하거나 다듬어 주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관절내시경을 삽입해 모니터로 관절 상태를 보면서 찢어진 연골판을 다듬어주며, 절개를 하지 않아 흉터 걱정이 없고 수술 시간이 30분 내외로 비교적 짧다. 반월상 연골판이 50% 이상 광범위하게 손상된 경우에는 연골판 이식술을 시행하게 된다.

자신의 연골과 생체학적으로 같은 연골판을 이식하기 때문에 거부반응이 없고 생착이 잘 된다는 장점이 있다. 시술 후 4주 정도면 보행이 가능하며, 경과에 따라 근력 운동 및 재활치료를 통해 수술 2~3개월 후에는 가벼운 운동이 가능할 정도로 회복된다.

◆등산 전 준비운동과 장비착용 '필수'

관절 건강을 지키면서 가을 등산을 즐기기 위해서는 우선 사전 준비운동으로 무릎 근육 및 인대를 충분히 풀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또 기본적인 등산 장비는 제대로 갖추고 오르는 것이 좋다. 특히 등산용 지팡이나 스틱을 사용하여 충격을 분산해야 하며, 특히 산에 내려올 때는 올라갈 때보다 보폭을 좁게, 여유를 갖고 내려오는 것이 안전사고 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

글: 윤지열 부평힘찬병원 과장(정형외과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