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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최대규모인 13개 읍면단위농협이 통합한 순천농협 본점 건물. ⓒ 순천시 조례동민 제공. |
[프라임경제] 국내 상장사 주요 기업들이 영어 이니셜이나 외래어로 사명을 짓는 풍토가 급속히 번지고 있어 한글 종주국의 위상이 급격이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
특히 영어를 쓰면 불편을 주게되는 공기업과 주요 금융기관들마저 국내 민원인을 상대하면서도 사명은 영어로 개명했거나 몸풀기에 돌입해 한글을 푸대접하는 풍토를 확산시킨다는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농협은 근래 '파머스마켓(farmer’s market)'이라는 미국을 흉내낸 슈퍼마켓 사업을 벌이고 있다. 읍면 소재지에 하나씩 두던 '연쇄점(連鎖店)' 간판도 전부 '하나로마트'로 바꿔 달았다.
이 뿐만이 아니다. NH농협, NH생명 등 '농협'의 영문 첫글자인 'NH'를 맨 앞자리에 둬 향후 NH은행으로 바꿀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역사성도 없는 졸속개명이라는 지적이 있다.
여수시민 김성훈씨는 "아버지가 농사를 짓는데 뜻도 모른채 파머스마켓을 이용하더라"며 "농협마트나 농협슈퍼이라고 해도 충분할 것을 굳이 어렵게 바꾸는 것은 '농업협동조합' 정신을 창피해하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주요 기업들은 럭키금성(Lucky+Goldstar)의 LG를 비롯해 GS,LS,SK,KT,STX,SPC,CJ,KCC,OCI,BYC,DSR 등으로 영문조합으로 사명을 개명하고 있다.
광주은행.경남은행 인수전에 뛰어든 주요 금융지주도 알파벳조합이어서 독자들이 헷갈려 한다.
BS금융지주(부산은행), DGB금융지주(대구은행), JB금융지주(전북은행) 등도 첫글자를 딴 알파벳 조합 사명이다. 국민은행도 'KB'를 입에 달고 다니며, 기업은행은 어원파악이 어려운 'IBK은행'으로 바꾸고 있다.
지역의 공기업들도 마찬가지다. 여수광양항만공사는 홈페이지에 'YGPA'로 병기해 배포하고 있다. YGPA는 'Yeosu Gwangyang Port Authority'의 약자라고 항만공사 측은 설명했다.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도 발음하기도 쉽지않은 'GFEZ'를 사용하고 있다.
친숙한 철도공사도 '코레일(KoRail)'로, 토지+주택공사도 땅과 주택의 영문 첫 글자를 딴 'LH'로 공식 개명했다. 한국전력도 약칭 '한전' 대신에 'KEPCO'로 불리는 것을 더 좋아한다.
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알파벳 소.대문자를 합한 'aT'로 부르지만, 민원인들은 '앳'으로 읽는 촌극도 빚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