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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당신이라면 파견 가겠어요?

김경태 기자 기자  2013.10.07 16: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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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얼마 전 본 기자가 '정규직 전환의 딜레마'라는 제목의 기자수첩을 작성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해당 꼭지를 읽은 한 독자가 메일을 보내왔다. '당신이라면 파견직을 하겠느냐'는 간단한 문구의 내용이었다.

이 같은 반문에서 느낄 수 있듯이 최근 정부는 비정규직의 무기계약직 전환, 불법파견에 대한 강력조치 등 파견직 악용에 대한 제재를 거세게 가하고 있다. 그럼에도 기간의 정함이 있는 비정규직 근로자들은 언제 자신이 몸담은 일터에서 해고를 당할지 몰라 불안감에 떨고 있는 게 작금의 애통한 현실이다.

하지만 달리 생각해 볼 수도 있지 않을까? 기획재정부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우리나라 실업률은 3.1%로 34개 OECD회원국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다. 또 우리나라 고용률은 지난 5월 기준 64.2%로 OECD 20위 수준이며 OECD 평균 65.1%에도 못 미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올 하반기 취업시즌을 맞아 취업준비생들은 기업들과 채용전쟁을 치르고 있다. 과거 사법시험, 임용고시 등에 견줘 이제는 '기업고시'라고 할 정도로 취업 관문에 대한 부담감이 나날이 커지고 있는 것.

그렇다면 이렇게 힘든 취업시장에서 직장을 어떻게 구해야 할까.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속담처럼 최근 취업시장에서는 자신의 스펙이 대기업을 지향할 정도로 높지 않을 경우 파견직을 생각해보는 것도 바람직할 법하다.

얼마 전 인기리에 방영됐던 '직장의 신'이라는 드라마에는 '미스 김'이 등장한다. 미스 김은 계약 파견직이지만 업무처리능력이 탁월해 사용자가 정규직으로 채용하려고 애를 힘쓴다. 이처럼 파견직 입장에서도 자신의 능력을 잘 보여준다면 입사지원서의 스펙보다 훨씬 더 효력을 발휘할 수 있다.

최근 일부 기업에서도 공채를 통한 채용보다는 파견직이나 계약직 채용 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사례가 꽤 있다.

경기불황이 계속되고 있는 지금 취업시장에 고착된 불황의 그늘에 쉬이 빛이 들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실제 정부에서 고용활성화를 위해 '반듯한 시간제 일자리' '특성화고 취업연계' '실버세대 취업지원' 등 여러 취업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실효성 측면에서 큰 점수를 받기는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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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때 파견직이라고 무조건 외면하기보다는 취업에 대한 시야를 좀 더 넓히는 건 어떨까?

또한 이에 맞춰 정부도 파견직이나 비정규직이라는 틀로 아웃소싱업계를 옥죄기보다는 고용창출을 위해 파견법을 조금 완화하는 게 취업상생의 길을 넓히는 방안이라는 것을 고려할 필요가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