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조선·중공업 신동력 ②삼성중공업] 중장기 1등주의 품질경쟁력…녹색경영 선두주자

드릴십 독보적 '세계 1위' 제품 포트폴리오 다각화…중장기 프로젝트로 '매출 2배' 향상

전훈식 기자 기자  2013.10.07 13:42:55

기사프린트

   연 매출 총 15조원 규모를 기록하고 있는 삼성중공업은 오는 2020년에는 31조원으로 늘린다는 중장기 성장계획을 수립하고 다양한 세부전략을 실천하고 있다. Ⓒ 삼성중공업  
연 매출 총 15조원 규모를 기록하고 있는 삼성중공업은 오는 2020년에는 31조원으로 늘린다는 중장기 성장계획을 수립하고 다양한 세부전략을 실천 중이다. Ⓒ 삼성중공업

[프라임경제] 대항해시대(大航海時代). 15세기 후반부터 18세기 중반까지 유럽의 배들이 세계를 돌아다니며 항로를 개척하고 탐험과 무역을 하던 시기를 이렇게 칭했다. 이 과정에서 유럽인들은 자신들이 알지 못했던 아메리카 대륙과 같은 지리적 발견을 달성했다. 이처럼 바다는 문명이 출현하기 이전부터 인류 생활무대이자 끊임없는 개척 대상이다. 이후 약 2세기가 지난 지금, 한 단계 나아가 해상교통로나 식량공급원이 아닌 자원공급원으로 가치가 점점 더해지고 있다. 특히 지속적인 글로벌경제의 악화로 또다시 세계는 바다로 눈길을 돌리고 있으며, 바다를 주무대로 활동하고 있는 조선·중공업 업체들도 신성장동력을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삼성중공업 역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제2의 대항해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27억달러에 달하는 CPF(Central Processing Facility) 1기를 비롯해 △드릴십 9척 △유조선 4척 △LNG선 4척 등 총 96억달러 수주를 기록했다. 특히 9척을 수주한 드릴십 분야에서는 2011년(10척)에 이어 전통 강자로서의 위상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올해 수주 실적(10월 현재 기준)을 살펴보면 총 37척 117억달러 수주로, 연간 수주목표 130억달러의 90%를 달성했다.

전체 수주량에서 비중 70%에 달하는 해양플랜트의 경우 △드릴십 5척 △FPSO 1척 △잭업리그 2기 △Semi-rig 1기 등 82억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해당 실적 중 총 공사비 30억달러로 올해 세계 최대 규모인 에지나 FPSO 수주가 가장 눈에 띈다.

선박시장에서는 △LNG선박 13척(LNG-FSRU 포함) △컨테이너선 7척 △유조선 6척 △해양풍력발전기설치선 1척 등 35억달러를 수주했다. 조선소는 적정량의 상선 건조 물량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LNG선과 대형 선박 위주의 선별 수주를 통해 안정적 일감 확보에 나서고 있다.

연 매출 총 15조원 규모를 기록하고 있는 삼성중공업은 현재 상황에 안주하지 않고, 2020년에는 31조원으로 늘린다는 중장기 성장계획을 수립하고 다양한 세부전략을 실천하고 있다.

◆'세계 1위' 드릴십 경쟁력과 제품 포트폴리오 다양화

삼성중공업은 우선 해양플랜트 중심의 시장 변화에 맞춰 해당 분야의 사업 역량강화에 본격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고유가가 지속되고 심해 시추활동이 증가하는 분위기로 해양설비와 관련된 특수선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되고 있는 만큼 영업력을 집중하는 것이다.

   2009년부터 신규 사업으로 풍력발전설비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삼성중공업은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해상풍력발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 삼성중공업  
2009년부터 신규 사업으로 풍력발전설비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삼성중공업은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해상풍력발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 삼성중공업

특히 독보적인 글로벌 시장점유율 42%를 기록할 만큼의 '세계 1위' 드릴십 경쟁력을 바탕으로 시장 우위를 지속한다는 전략이다.

여기에 지난 6월 스타토일社로부터 대형 잭업리그 2기를 약 13억달러에 수주하는 등 해양플랜트 제품 포트폴리오도 다양화하고 있다.

대형 잭업리그는 오는 2020년까지 연평균 2~3기가 발주될 것으로 전망되는 등 새로운 조선업계 먹거리로 부상하고 있다. 싱가포르와 중국 업체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중소형 잭업리그의 평균 가격이 2억달러 수준인 반면, 삼성중공업이 최근 수주한 대형 잭업리그는 6억5000만달러로 중소형 설비 가격의 3배를 웃돌 정도로 고부가 해양설비다.

뿐만 아니라 삼성중공업은 해양플랜트 중심의 시장 변화에 발맞춘 조직 재정비와 함께 엔지니어링 능력 확보에도 주력하고 있다.

2011년말 조선과 해양으로 분리됐던 설계기능을 통합한 데 이어 지난해 연말에는 생산 부문도 조선·해양 융합조직으로 재편했다. 또 최근 설립한 해양 엔지니어링 합작회사(삼성엔지니어링·영국 AMEC 합작)를 해양플랜트 상부 설비(Topside) 기본 및 상세 설계를 수행할 수 있는 전문 엔지니어링 회사로 육성할 계획이다.

◆'녹색경영' 조선부문, 친환경 고효율 선박 개발

한편, 녹색경영 선포 등 친환경 기술개발에 발 빠르게 나서면서 친환경 고효율 선박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의 해양플랜트는 드릴십 5척, FPSO 1척, 잭업리그 2기, △Semi-rig 1기 등 82억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사진은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200만 배럴급 대형 FPSO. Ⓒ삼성중공업  
삼성중공업의 해양플랜트는 드릴십 5척, FPSO 1척, 잭업리그 2기, △Semi-rig 1기 등 82억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사진은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200만 배럴급 대형 FPSO. Ⓒ삼성중공업

이미 삼성중공업은 지난 2010년 녹색경영 선포식을 통해 선박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5년 30% △2030년 70% 감축 등 친환경 선박을 개발하고 녹색 사업장 실현과 녹색 네트워크 구축 계획을 발표했다.

당시 글로벌 조선업계에서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에 대한 구체적 목표치를 제시하며 녹색경영을 선언한 것은 삼성중공업이 처음이었다. 이에 따라 △연료 소모량을 최소화하는 최적선형 설계 △폐열회수장치·저온연소·친환경 기자재 등 에너지효율 향상을 위한 세부기술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친환경 선박 70여척을 수주했으며, 이들 선박 역시 선종에 따라 선박 1척당 연간 최대 36억원의 연료비를 절감할 수 있도록 설계하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또 삼성중공업은 해외기업 인수합병(M&A)을 통한 사업진출로 심해저(Subsea, 이하 서브씨) 사업과 풍력발전설비사업 등 신규 사업도 육성할 계획이다. 서브씨는 심해저에서 원유나 가스를 채굴·이송·저장하는 데 필요한 해양설비를 통칭한다.

지난 2009년부터 신규사업으로 추진한 풍력발전설비사업의 경우 해상풍력발전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실제 2012년 '대정해상풍력발전'으로부터 7MW급 해상풍력발전기 12기를 수주한 삼성중공업은 84MW의 단지를 조성하게 됐다. 제주도 서귀포시 대정읍 앞 바다 2km 지점, 수심 약 30m 해상에 건설할 대정해상풍력단지는 균일한 바람의 영향으로 풍력발전의 최적지로 꼽힌다.

삼성중공업은 오는 2014년말까지 공사를 마무리해 2015년부터 상업운전이 가능하도록 할 예정이다. 대정해상풍력단지는 향후 200MW 규모로 확장될 계획으로, 추가 수주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유럽시장 진출도 추진하고 있다. 유럽의 경우 해상풍력발전시장만 2012년 135억달러(3.3GW)에서 2020년에는 300억달러(7.3GW)로 2배 이상 확대될 전망이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1월 스코틀랜드에 7MW급 해상풍력발전기 시제품을 설치하기로 하고 생산 전력 판매를 위한 송전망 시스템도 구축하는 협약을 체결한 바 있으며, 그 해 7월에는 독일 함부르크에 엔지니어링센터를 설립하는 등 신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조선업황이 조금씩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내년부터 오랜 불황기를 벗어나 두드러진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삼성중공업은 미래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끊임없는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또 투자를 통한 결과물도 하나 둘씩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향후 삼성중공업의 거침없는 행보에 얼마나 속도가 더 붙을 지 그 결과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