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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기업 탐방 56] 육아돌봄 사각지대 챙기는 'YMCA서울아가야'

'여성 일자리지원' 베이비시터 교육 실시… 파견돌봄 신청 가정에 교사 연계

김경태 기자 기자  2013.10.04 18:2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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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외국의 경우 가정양육부터 베이비시터, 어린이집, 시간제돌봄서비스 등 다양한 시설이 부모의 육아활동을 대신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사정이 다르다. 아이를 낳으면 보육시설이나 가정양육,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보육시설에 보내자니 돈이 많이 들고, 가정양육을 하자니 직장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라 이도 저도 어려운 게 현실이다. 이런 보육환경의 맹점을 보안하기 위해 사회적기업 'YMCA아가야'는 시간제돌봄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아가야(센터장 윤경아)는 취업 부모들의 양육부담 경감 및 개별 양육을 희망하는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2006년 설립됐다. 경력단절 중장년 여성의 고용증진, 가정파견돌봄의 육아 역량강화를 위한 목적도 있다.

시간제돌봄서비스를 국내 최초로 선보인 아가야는 하루 종일이 아닌, 잠깐의 시간 동안 아이를 맡기고자 하는 사람들이 유용하게 이용한다.  

◆전국 23개센터… 사회적기업 8개 선정

  윤경아 센터장은  
윤경아 센터장은 "가정파견직 종사자들은 4대보험을 들수 없다"며 "파견법 개정을 통해 가정파견직 종사자들을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 정수지 기자
아가야의 시간제돌봄서비스는 △양육자가 급한 사정이 생겨 아이를 맡겨야 할 때 △자기개발 시간을 갖고자 할 때 △아이가 보육시설 이용 전 적응기간을 원할 때 △보육시설의 여름·겨울방학 △보육시설 이용시간 이후 아이를 맡겨야 할 때 등 부모의 다양한 필요에 따라 이용할 수 있다.

아가야가 사회적기업으로 거듭나기까지 많은 준비가 필요했다고 윤경아 센터장은 말한다.

윤 센터장은 "아가야라는 브랜드를 사용하고 있는 곳이 전국에 23개가 있었지만 사회적기업은 지속적 운영이 담보돼야 하는데 아가야가 시행하고 있는 시간제돌봄은 개인이 사업으로 할 수 없는 낮은 수익구조를 가지고 있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이 때문에 전국 아가야 센터장들은 여러 차례 모여 다른 사회적기업을 탐방하고 스터디를 많이 했다"며 "2년을 그렇게 준비했고, 2009년 5월 8개 센터가 사회적기업으로 인증 받아 현재 운영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력단절 여성일자리 창출… 파견법 개정 필요

아가야는 여성 일자리지원사업으로 베이비시터 교육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고 있고, 파견돌봄을 신청하는 가정에 교사를 연계 중이다. 또 현재 안정된 돌봄과 일자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월 고정 이용시간과 이용요금제(월급제)를 실시하고 있다.

아가야 시간제돌봄 담당교사는 현재 4명으로, 보육교사나 사회복지사 등의 자격이 있다. 또 가정으로 찾아가는 돌봄교사 9명은 별도 교육과정을 수료한 여성들이다. 아가야의 가정파견제은 경력단절여성의 취업을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여성이 중장년이 되면 취업하기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그나마 경력으로 인정해주는 것이 아이를 낳고 키워봤다는 것인데, 그래서 중장년 여성들 중에서 새로운 일자리를 희망하는 여성 중 돌봄 일자리를 희망하는 여성들이 많습니다. 아가야는 돌봄 분야 여성일자리 지원 차원에서 베이비시터교육을 실시하고, 수료자를 대상으로 찾아가는 돌봄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아이를 키워봤다고 해서 모두 아가야의 '파견 베이비시터'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경력단절여성으로, 아가야에서 60시간 이상의 이론과 실습교육을 수료해야 가정 파견교사가 될 수 있다. 아가야에선 이들을 '가정육아교사'로 칭한다. 

   YMCA아가야는 양육자와 분리불안이 있는 유아기의 특성을 고려해 교사의 세심한 배려와 자기주도적 놀이활동을 통한 아동중심의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 정수지 기자  
YMCA아가야는 양육자와 분리불안이 있는 유아기의 특성을 고려해 교사의 세심한 배려와 자기주도적 놀이활동을 통한 아동중심의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 정수지 기자
윤 센터장은 가정육아교사들의 일터가 제대로 된 일자리로 인정돼야 한다며 노동법의 개정과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노동법상 가정파견직 종사자들은 4대 보험을 들 수 없습니다. 가사도우미, 베이비시터, 개인간병인 등의 봉사자들의 경우 사업주를 어디로 해야 할 지 어렵기 때문이죠. 가정돌봄 일자리가 근로자로 인정받는 일자리가 되기 위해서는 노동법 개정이 절실합니다."

◆"국가지원으로 동네마다 시간제보육센터 설립돼야"

아가야는 부모에게서 받는 보육비 단돈 1000원 올리는 것에도 많은 고민을 한다. 시간제돌봄서비스 자체가 가정의 양육부담을 약화와 공보육으로서의 제도화를 목표로 했기 때문이다.  때문에 아가야의 수익은 한계가 있다.

"사회적기업으로 인증되면 일정기간 동안 지원이 있는데 이 지원기간동안의 수익금을 모아서 지속적인 운영을 위해 사용하고 있고, 또 베이비시터 교육 프로젝트 등 다른 사업을 함께 실시하고 있습니다."

아가야의 궁극적인 목표는 시간제돌봄센터가 동네마다 세워지는 것이다. 정부연구 결과에 따르면 시간제보육서비스는 개인사업을 하기 어렵고 수익을 올리기엔 적절하지 않다.

"그간 절실히 필요하지만 현실에서는 없는 서비스를 만들어왔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꼭 필요한 서비스가 무엇인지 찾고 있습니다. 정부가 발 벗고 나서 공보육시스템을 확대시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양한 지역에서 많은 부모들이 자신의 사정에 맞게 시간제돌봄서비스를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