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고객도 보험사도 '불만' 애물단지 스마트폰 보험

자기부담금 과다·손해율 증가에 각각 볼멘소리

이지숙 기자 기자  2013.10.04 17:36:30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스마트폰 가입자가 4000만명에 육박하면서 스마트폰 보험 가입자도 급증하고 있다. 고가의 스마트폰을 구입하며 파손이나 분실을 대비한 보험가입이 어느덧 필수가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험을 판매하는 보험사도, 보험에 가입하는 고객도 모두 스마트폰 보험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보험사는 높은 손해율로 적자를 보고 고객은 보상을 받아도 높은 자기부담금이 부담이다.

◆스마트폰 보험, 보상 대신 새 폰 구입이 낫다?

현재 통신사들은 대부분 85만원에서 80만원 사이 금액을 자기부담금 30% 수준에서 보상하고 있다.

예를 들어 출고가 90만원짜리 스마트폰을 구입한 소비자가 최대 보상금 85만원인 스마트폰 보험에 가입할 경우 자기부담금 25만5000원(최대 보상금 30%)에 출고가에서 보장한도를 뺀 4만5000원을 추가 지불해야 한다. 즉 30만원을 지불해야 분실 때 새 전화를 받을 수 있는 것.

더군다나 분실 보험은 스마트폰 개통 후 1개월 이내에만 가입할 수 있어 공단말기로 개통한 고객은 보험에 가입할 수 없다. 이는 허위 분실신고를 우려한 보험사가 스마트폰 출고가의 30%를 무조건 소비자가 부담하도록 상품을 설계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정책 탓에 최신 스마트폰을 분실한 고객들은 오히려 통신사들이 지급하는 보조금을 이용해 새 스마트폰을 구입하는 것이 더 나은 경우가 생겼다. 6개월에서 1년이 지나면 휴대폰 가격이 급락하는 경우가 많아 번호이동 등을 통해 구입하면 더 저렴한 가격에 휴대폰을 살 수 있는 것이다.

최근 마케팅 리서치 전문업체인 마케팅인사이트가 스마트폰 이용자 2709명을 대상으로 '스마트폰 보험 현황'을 조사한 바에 따르면 설문참여자 30%가 보험에 가입했고 이 중 5%는 지난 1년간 보험을 통해 보상을 받은 경험이 있었다.

보상 경험자 중 '파손'에 따른 보상이 61%로 '분실·도난'(39%)보다 많았으며 이 가운데 서비스에 만족한 소비자는 38%에 그쳤다. 특히 보상 분실·도난 경험자 48%가 보상에 불만을 느낀 것으로 파악됐다.

불만 응답자들은 △과다한 본인 부담금(60%) △보상신청 및 처리절차 복잡(55%) △까다로운 보상 기준(26%), △매달 납입 보험료 부담(24%) △보상 기준 안내 부족(19%) 등을 이유로 꼽았다.

이와 관련 통신사 한 관계자는 "부가상품인 스마트폰 보험은 통신사에서도 가입을 의무하지 않고 있다"며 "보험은 미래위험부담을 줄이기 위해 가입하는 것인 만큼 자기부담금 등을 생각해보고 가입을 신중히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자기부담금에도 높은 손해율…보험사 '한숨'만

고객은 높은 자기부담금이 불만이지만 보험사는 여전히 높은 손해율로 시름하고 있다. 현재 판매되고 있는 휴대폰 보험의 손익분기점은 손해율이 72%선으로 손해율이 이 마지노선을 넘어가면 보험사의 손해가 불가피하다.

금융감독원이 밝힌 스마트폰 보험의 손해율은 2009회계연도(2009년 4월~2010년 3월) 35.3%에서 2010년 88%, 2011년 131%까지 급격히 상승했다. 2011년 9월 자기부담금을 5만원에서 정률제로 바꾼 뒤 손해율이 100% 이하로 떨어졌지만 여전히 90% 이상에 머물면서 적정손해율을 넘기고 있다.

휴대폰 보험을 판매 중인 보험사 관계자는 "자기부담금이 생겨난 뒤 손해율이 조금 안정됐지만 여전히 적정손해율 보다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매출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어 참여 중이지만 판매가 많을수록 손해율이 높아지는 상황이라 답답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현재 스마트폰 보험은 △삼성화재 △현대해상 △동부화재 △메리츠화재 △LIG손해보험 등이 판매하고 있으며 보험가입자는 △KT 310만명 △SK텔레콤 200만명 △LG유플러스 260만명 수준이다.

아울러 SK텔레콤의 '스마트세이프'의 월 보험금은 5000원, KT의 'Olleh폰안심플랜서비스'는 4700원이며, LG유플러스의 경우 출고가 65만원 초과 소비자를 위한 '폰케어플러스'가 4400원의 월 보험료를 받고 있다.

통신사 한 관계자는 "현재 보험과 관련해 가장 큰 문제는 높은 단말기 가격"이라며 "TV, 냉장고 등 고가의 가전제품은 많지만 핸드폰의 경우에만 높은 가격 때문에 보험이 존재하는 기형적인 구조"라고 지적했다.

이어 "출고가만 낮춘다면 문제되는 고객의 자기부담금도 낮아질 수 있고, 보험사도 부담을 덜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