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인사이드컷] 하회탈 신바람은 외산 게임에만 부는가

최민지 기자 기자  2013.10.02 11:38:34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경상북도 안동시 하회마을에 방문한 적이 있는데요. 하회마을 입구부터 즐비한 하회탈 관련 상품들이 가장 먼저 눈에 띄더군요. 하회마을 하면 하회탈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죠. 심지어 안동엔 하회탈 빵까지 있다고 하니까요.
   안동 하회마을에서는 하회별신굿탈놀이를 상시공연으로 볼 수 있다. 관람객들은 환하게 웃는 하회탈, 부끄러운 모양의 각시탈 등 다양한 탈을 쓴 채 양반과 시대에 대한 풍자를 쏟아내는 공연을 즐길 수 있다. = 최민지 기자  
안동 하회마을에서는 하회별신굿탈놀이를 상시공연으로 볼 수 있다. 관람객들은 환하게 웃는 하회탈, 부끄러운 모양의 각시탈 등 다양한 탈을 쓴 채 양반과 시대에 대한 풍자를 쏟아내는 공연을 즐길 수 있다. = 최민지 기자

국보 제121호인 하회탈은 현재 각시·양반·초랭이 등 9개 탈만 전해지고, 3개 탈(총각·떡다리·별채탈)은 분실됐다고 합니다. 이 세 탈은 복원되지 못하고 있는데요. 하회탈의 조형적 탁월성과 오묘한 이치를 전문가들조차 온전히 구현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하회탈을 쓰고 서민들의 애환을 해학과 풍자로 달래주는 신명나는 놀이판이 있는데요. 바로 하회별신굿탈놀이입니다. 이 공연에서는 탈이라는 웃음을 쓴 채 우스꽝스러운 연출을 하고 있지만, 그 속에는 신랄한 사회비판이 숨어 있습니다. 하회별신굿탈놀이는 무료 상설공연으로 접할 수 있다고 하네요.

이 같이 신명나는 하회탈이 게임에도 접목됐는데요. 국내 온라인 게임을 평정했다고 불리는 '리그오브레전드' 게임의 캐릭터 챔피언이 '탈'을 쓰게 된 것이죠. 리그오브레전드 개발사인 라이엇게임즈는 국내 서비스 1주년을 맞아 한국형 스킨 '신바람 탈 샤코'를 선보였는데요. 한 손에는 부채를, 얼굴에는 탈을 쓴 모습이 한국 전통문화인 탈춤을 연상시키더군요.

라이엇게임즈는 문화재청과 '한 문화재 한 지킴이' 협약을 맺은 바 있는데요. 이에 따라 라이엇게임즈는 지난 7월 '신바람 탈 샤코' 초기 6개월 간 판매금 전액에 회사 기부금을 보태 총 6억원을 문화재청에 쾌척했다고 합니다.

라이엇게임즈는 중국 최대 인터넷 기업인 '텐센트'의 자회사입니다. 외국계 기업이 국내 게임시장을 사실상 장악하고 있는 데에는 인심 좋은 라이엇게임즈의 리그오브레전드가 주효했습니다.

PC방 게임 조사업체인 게임트릭스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리그오브레전드가 62주 연속 온라인게임 순위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점유율만 해도 42.03%에 달합니다. 2위인 피파온라인3는 점유율 9.34%를 나타내고 있는데요. 개발사는 캘리포니아에 글로벌 본사를 둔 EA로, 넥슨은 피파온라인3에 대한 판권을 확보해 서비스하고 있다고 하네요.

국산 게임으로는 게임하이가 개발한 서든어택이 3위로, 7.63% 점유율을 보이는데요. 외산 게임인 리그오브레전드와 피파온라인3, 이 두 게임의 점유율만 합쳐도 전체 대비 50%가 넘는 형국이라 국산 게임에 대한 위상을 알 수 있을 듯 합니다.

이처럼 국산 게임산업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 1일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가 예산안을 발표했습니다. 문체부 예산안에 따르면 게임산업 육성에 52억원을 증액한 248억원을 내년도에 투입할 예정입니다.

문체부는 글로벌게임허브센터 내 게임테스트센터와 창업·벤처 육성센터를 새롭게 구축·운영해 중소게임기업 지원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또 모바일게임 글로벌퍼블리싱 사업에 10억원을 추가한 총 40억원 예산을 할당했습니다. 이는 모바일·온라인 중심의 게임산업 트렌드에 따른 것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온라인게임에 대한 구체적인 지원책이 발표되지 않은 점은 아쉬운데요. 외산 게임에 밀리고 해결책은 보이지 않은 국산 온라인게임 현실에 신바람을 불어 넣어줄 '무언가'가 필요한 시점임은 부인할 수 없겠네요.